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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전 세계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4월 말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보고가 이어졌다. 2020년 4월 27일 기준 S&P 500지수에 포함되는 기업 중 122개 기업의 1분기 수익은 총 약 22.7% 하락했고, 다른 기업들의 보고가 이어짐에 따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은 더욱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Bary, 2020.4.27). 현재 미국 경제를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아마존,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실리콘밸리의 주요 테크 기업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 있던 가운데 이들 회사들의 실적 보고는 예상보다 긍정적 측면이 많았다. 코로나19의 진짜 효과는 2분기에 드러날 가능성이 커 섣부른 판단이 힘들다는 의견도 있지만, 테크 기업들이 코로나19와 같은 공공 보건의 위기 속에서 흥미로운 위치와 역할을 담당해 경제적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 또한 있다. 이번 호에는 이와 같은 예측이 가능한 몇 가지 이유를 살펴본다.
주요 테크 기업 1분기 매출은 증가세
4월 말 실리콘밸리의 주요 테크 기업들의 실적 보고가 이어졌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 경제의 주축이 돼가는 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어떠할지 관심이 쏟아졌다. 결과적으로 주요 테크 기업들의 실적은 일부 타격을 받았지만 예상보다 긍정적인 측면이 컸다. 페이스북은 3월 코로나19가 미국에 본격적으로 확산하면서 주 수입원인 광고 수익이 크게 줄었지만 4월에 들어 어느 정도 회복해 다시 안정세를 찾았다고 밝혔다. 2020년 1분기 페이스북의 매출은 약 177억 달러(약 21조 7,444억 5,000만 원)로 전년도 1분기 약 151억 달러(약 18조 5,503억 5,000만 원) 대비 약 18% 상승했다. 디지털 광고가 주 수입원인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 또한 광고 사업으로 인한 일부 타격에도 불구하고 1분기 매출 약 412억 달러(약 50조 6,142억 원)를 기록하며 전년도 363억 달러(약 44조 5,945억 5,000만 원)에 비해 13% 상승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2019년 대비 약 15% 상승한 350억 달러(약 42조 9,975억 원)를 기록했고, 아이폰 등 디지털 하드웨어 기기 판매 의존도가 큰 애플도 약 583억 달러(약 71조 6,215억 5,000만 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대비 1%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아마존은 코로나19로 인해 늘어난 온라인 쇼핑에 힘입어 2019년 대비 약 26% 상승한 755억 달러(약 92조 7,517억 5,000만 원)의 매출을 1분기에 기록했다. [그림 1]
[그림 1] 주요 테크 기업의 2019년 1분기 대비 2020년 1분기 매출 변화 <출처 - Richter, 2020> (단위: 억 달러)
페이스북, 애플, 구글 등 대부분 테크 기업들은 3월 매출에 큰 타격을 받았지만 4월에 다시 안정화 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Kovach, 2020.5.4). 하지만 1분기 실적 보고에서 루스 포랏(Ruth Porat) 구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구글의 주요 수익원인 검색 광고가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고, 코로나19가 사업에 끼치는 본격적인 영향은 2분기에 이르러서야 알 수 있을 것이란 분석 또한 많아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Copeland, 2020.4.28).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사태가 거대 테크 기업들에게 부정적인 영향보다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이들에 대한 규제와 시장 환경이 코로나19로 인해 보다 긍정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중요성은 커졌지만, 법무 조사는 느슨
지난해 6월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법(Antitrust Law) 집행기구인 미 법무부(Justice Department)와 연방통상위원회(FTC, Federal Trade Commission)는 실리콘밸리 대기업들을 상대로 독점 금지법 위반 가능성에 대해 전방위적이고 대대적인 조사 계획을 밝혔다(Romm & Dwoskin, 2019.6.3). 해당 발표 이후 주요 테크 기업들의 주가 또한 일시적으로 내려앉았고, 기업들 또한 사업 진행 등 여러 측면에 주의를 기울이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조사 주체인 규제 기관들의 업무 또한 차질이 생기며 법무부와 연방통상위원회의 압박 기세가 느슨해진 모양새다. 최근 아마존의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국회 조사위원회는 청문회에 최고경영자인 제프 베조스(Jeff Bezos)를 직접 소환하겠다며 여전히 압박하고 있지만 코로나19라는 긴박한 사회 이슈 속에 조사 강도는 약해진 것이 사실이다(Romm & Greene, 2020.5.1).
한편, 규제 기관이 현미경을 들이대고 있던 대형 테크 기업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플랫폼과 기반시설들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그 중요성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사람들의 생산, 소비, 사회 활동이 모두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등이 제공하는 온라인 쇼핑, 포털,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이용률이 급격히 증가했고, 이 같은 서비스의 중요도가 현재와 같은 위기 상황으로 인해 경험적으로 증명되고 있다(Dwoskin, 2020.4.27). 페이스북과 페이스북이 소유하고 있는 인스타그램, 왓츠앱(WhatsApp) 등의 플랫폼은 격리된 사람들 간의 소통 창구가 됐고, 아마존의 온라인 쇼핑몰은 밖에 나가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필수적인 플랫폼이 됐다. [그림 2] 나아가 애플과 구글 또한 코로나19 접촉 추적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림 2] 코로나19 격리 기간 중 미국인 앱 이용 습관 변화 <출처 - Dwoskin, 2020.4.27.>
또한, 계속되는 경제 활동 제재로 인해 고용과 일자리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최근 쉐릴 샌드버그(Sheryl Sandberg)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 Chief Operating Officer)는 올해 안으로 1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고용을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아마존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급격히 늘어난 주문량에 대응하기 위해 17만 5,000명 이상을 추가 고용할 것으로 보인다(Dwoskin, 2020.4.27). 코로나19 사태로 수많은 실직자들이 실업수당 신청을 위해 홈페이지에 몰리자 로드아일랜드, 캔자스, 뉴욕주 등은 온라인 트래픽 관리와 빠르고 효과적인 데이터 처리를 위해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에 도움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아마존의 아마존웹서비스(AWS, Amazon Web Service)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주르(Azure) 등 웹서버, 인공지능 서비스는 밀려드는 신청을 감당하면서 효율적인 정보 처리도 가능한 중요 인프라를 제공해 주 정부의 업무를 돕고 있다(Chaney, 2020.5.12). 이처럼 규제가 느슨해진 가운데 거대 테크 기업들은 사회 기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들의 행보가 코로나 사태 이후 재개될 규제 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일이다.
스타트업의 위축, 테크 기업들에겐 기회?
앞서 언급한 규제 상황 외에 시장 환경 또한 거대 테크 기업들에게 도움이 되는 형태로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로 인해 실리콘밸리 혁신의 핵심인 중소 규모 스타트업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기업들의 구조조정 현황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코로나 해고 추적 사이트(Layoffs.fyi)에 따르면 5월 13일을 기준으로 3월 11일부터 약 406개의 스타트업이 4만 5,997명의 직원을 해고했다(Layoffs.fyi, 2020). 대표적인 리뷰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옐프(Yelp)는 현재 고용 인력의 약 3분의 1인 2,000여 명을 정리 및 일시 해고 할 계획을 밝혔다(Dwoskin, 2020.4.27).
스타트업에 비해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대형 테크 기업들은 코로나 사태를 단기적으로 이겨나갈 막대한 자금력과, 다변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은 것이 사실이다. 또한 스타트업의 침체는 대형 테크 기업들에겐 시장에서의 위치를 더욱 확고히 할 수 있는 기회일 수 있다. 실리콘밸리는 이미 이들 테크 대기업들의 플랫폼을 중심으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지만 그 관계는 협력 관계이면서 동시에 경쟁 관계(Coopetition) 이기도 하기 때문이다(Basole et al., 2015). 실제로 구글과 페이스북 등 플랫폼 사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기능이 겹치는 스타트업들의 서비스가 많고, 스타트업의 서비스가 더 성공적일 경우 플랫폼 사업자들이 이들을 인수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경우가 빈번했다. 앞서 언급한 옐프 또한 수년간 구글이 옐프 서비스의 많은 부분을 따라 하며 상대적 불이익을 줬다고 주장해 오기도 했다(Dougherty, 2017.7.1). 코로나19로 인해 서비스 운영에 큰 차질을 겪게 될 스타트업에 비해 위기를 이겨낼 역량이 현저히 높은 테크 대기업들은 이번 사태로 잠재적 경쟁 상대가 줄어 오히려 사업 영역 및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주요 테크 기업들의 긍정적인 1분기 실적과 2분기에 대한 전망을 살펴봤다. 비록 현재 이들 기업의 사회적 기여도가 현저하고, 시장 또한 자연스럽게 그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듯하지만 향후 어떻게 평가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최근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구글과 애플 등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착수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이들 기업에 대한 불신으로 사용을 꺼리는 응답자의 비율이 높았다. 이는 거대 테크 기업들에 대한 미국 국민의 신뢰가 여전히 높지 않음을 보여주며, 시사하는바 또한 크다(Timberg, Harwell, & Safarpour, 2020.4.29). 이번 사태에 대한 이들의 대응이 시장에서의 경제적 성과와는 별개로 실질적인 신뢰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