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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월드 와이드] 미국
미디어월드와이드 | 등록일 : 2020-07-03

2020년 5월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Minneapolis)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가 사망했다. 이 과정이 동영상으로 녹화돼 퍼지며 전국적인 분노를 일으켰고, 정의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2주 넘게 지속되고 있다. 시위는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미흡한 대응으로 인해 쌓인 불안감과 사회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이번 사건을 기점으로 터져 나온 것으로 평가된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촉발된 불안정한 사회적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대두되는 문제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확산하는 가짜뉴스와 허위 정보다. 통상 대부분의 허위 정보는 일부 극단적 성향의 매체가 생산·전파하고, 이들의 영향력은 비슷한 정치적 성향을 지닌 소수의 사람들에 국한되는 경우가 크기 때문에 그 영향력을 정확히 재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현재 미국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대통령과 입장을 같이하는 몇몇 공화당 정치인들이 음모론을 바탕으로 한 허위 정보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시위 세력과 본격적으로 각을 세우고 있다. 그만큼 이러한 정보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하기는 어렵다. 본고는 조지 플로이드 사망 및 시위와 관련해 확산되고 있는 허위 정보와 이와 관련해 최근 발표된 대통령의 행정명령 등 연관 이슈들을 살펴보겠다. 

 

 


 

조지 플로이드 시위와 관련된 허위 정보들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인한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에 대한 다양한 가짜뉴스와 허위 정보가 확산되고 있다. 시위 발생 약 일주일 후 뉴욕타임스는 기사를 통해 조지 플로이드 시위와 관련, 소셜미디어에서 퍼지고 있는 주요 허위 정보를 정리해 보도했다(Alba, 2020.6.1). 이에 따르면 가장 빠르게 퍼지고 있는 허위 정보는 크게 세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 자체가 거짓이라는 주장이다. 유튜브 음모론 채널 존엑스아미(JonXArmy)는 22분에 달하는 영상을 통해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이 거짓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이는 또 다른 주요 음모론을 펼치는 단체 큐어넌(QAnon)과 연결된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 100회 이상 공유돼 약 130만 명이 확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이 영상은 유튜브에 의해 삭제된 상태다. 이외에도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조지 플로이드가 사실은 죽지 않았으며, 그의 목을 눌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미네소타 경찰관 또한 연기자고 이 모든 것이 조작된 사건이라는 주장을 펼치는 수천 개의 게시물이 발견됐다. 

 

두 번째 허위 정보는 현재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시위를 조지 소로스(George Soros)라는 인물이 재정적으로 지원하며 조종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조지 소로스는 대표적인 진보 성향의 인물로 과거에도 보수 성향의 운동가나 정치인들의 주된 공격 대상이 돼왔던 인물이다. 조지 플로이드 시위가 시작된 후 조지 소로스를 언급하는 페이스북 및 트위터 게시물의 숫자가 급격하게 늘어났으며, 가장 널리 공유된 게시물 대부분이 앞서 말한 내용의 음모론을 담고 있는 게시물이었다고 뉴욕타임스는 밝혔다. 이 중 하나는 텍사스주 농무위원이자 트럼프의 공개적 지지자인 시드 밀러(Sid Miller)의 게시물로 그는 조지 소로스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시위에 돈을 대고 있음에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그가 미국을 파괴하고 있는 순수한 악이라고 주장했다. 소로스 측은 이 같은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세 번째 허위 정보는 이번 시위가 전국적으로 퍼진 것의 배경에는 안티파(ANTIFA)라는 극좌파 무정부주의자 조직이 있으며, 이들이 시위대를 통해 약탈과 파괴 행위를 일삼고 있다는 주장이다. 미디어 연구기관인 지그널랩스(Zignal Labs)에 따르면 안티파 관련 가짜뉴스가 현재까지 조지 플로이드 사건과 관련해 가장 널리 퍼진 허위 정보이다. 안티파와 관련된 허위 정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조직을 본인의 트위터에서 직접 언급, 시위의 배후 세력으로 지목하며 테러리스트 조직이라고 주장해 더욱 파급력이 커졌다. 이후 안티파가 실체가 없으며 관련된 음모론이 가짜뉴스임이 드러났지만, 시위 초기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이 사실이다. 

 

 


 

 

이 외에도 6월 1일 정부 당국이 시위와 약탈 행위로 인한 사회적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워싱턴DC 지역의 통신을 마비시켰다는 내용의 주장을 담은 해시태그 ‘DC 통신두절(#DCblackout)’이 급속도로 트위터에 퍼져 전국적으로 관심을 집중시켰다(Timberg, Dwoskin, & Nirappil, 2020.6.1; Austermuhle & Parks, 2020.6.1). 피터 뉴셤(Peter Newsham) 워싱턴DC 경찰청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DC 통신두절(#DCblackout) 해시태그와 관련된 허위 정보는 팔로워가 세 명에 불과한 한 가짜 계정에 의해 시작됐고 이후 다수의 가짜 계정들이 해시태그를 확산하는 데 사용된 정황이 보인다고 대런 린빌(Darren Linvill) 클렘슨대(Clemson University) 교수는 밝혔다(Timberg et al., 2020.6.1). 린빌 교수는 나아가 이 해시태그가 확산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주장이 가짜뉴스임을 밝히는 트윗들이 급격하게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이 트윗들은 해킹 피해를 당한 다수의 “진짜” 트위터 계정들이 게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린빌 교수는 이러한 정황을 볼 때 DC 통신두절(#DCblackout)은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확실한 배후 세력이 대중을 혼란스럽게 하려는 의도를 갖고 진행한 허위 정보 캠페인으로 보인다고 견해를 밝혔다(Austermuhle & Parks, 2020.6.1).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사회적 불안과 분노만 가중시켜

 

앞서 언급했듯, 가짜뉴스나 허위 정보의 영향력은 확실히 재단하기 쉽지 않다. 많은 경우 이러한 정보들은 상대적으로 극단적인 성향의 매체에서 생산 및 소비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장기적으로 사회 전반의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어 지속적인 연구와 대처가 필요하지만, 대다수 사람에 대한 단기적 영향력의 규모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미국의 현재 상황에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국가를 통솔하고 이끌어가야 하는 자리에 있는 대통령이 앞장서서 확인되지 않은 허위 정보 및 음모론을 본인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주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위에 소개된 이른바 안티파 배후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본인의 트위터를 통해 주장했다. 또한 최근 뉴욕주 버펄로 시위 현장에서 경찰관이 75세 노인을 밀쳐 넘어트린 사건에 대해서도 이 노인이 안티파와 연관됐을 수 있다며 그가 일부러 세게 넘어졌고, 이 모든 것이 조작된 것일 수 있다는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펼쳐 공분을 샀다(Caspani & Goldberg, 2020.6.9). 

 

트럼프 대통령이 검증되지 않은 다양한 주장을 트위터에 펼친 것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이미 그의 트위터를 통한 기행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조지 플로이드 시위와 관련된 음모론 제기와 허위 정보 유포는 이번 사건으로 인한 현재 미국 국민들의 분노와 여론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해석까지 낳으며 그 심각성이 이전과는 다른 것으로 파악된다.

 

계속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과 허위 정보의 싸움


트럼프 정권 출범 이후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은 수년간 가짜뉴스 및 허위 정보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매달려 왔다.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 스캔들 이후 소셜미디어의 허위 정보에 대한 대중의 경각심이 커지며 정치권에서도 소셜미디어 플랫폼 회사들에 대한 압박이 지속돼왔다.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이 자체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허위 사실에 기반한 주장이나 불안 및 갈등을 조장하는 발언들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페이스북, 트위터 등은 이용 약관 및 콘텐츠 정책을 다양하게 바꿔나가며 콘텐츠 자정에 힘써왔다. 트위터는 특히 작년 10월 플랫폼상 담론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정치 광고를 금지하는 등의 노력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허위 주장이나 갈등을 조장하는 발언을 자주 일삼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에 대해서는 다른 일반 계정에 적용되는 정책이 적용되지 않고 트위터가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돼왔다. 비교적 최근까지 트럼프의 트윗들이 자사 플랫폼 콘텐츠 정책을 위반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하던 트위터가 얼마 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내용에 대해 경고 표시와 함께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는 알림을 띄우며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Conger & Alba, 2020.5.26).[그림] 

 

 

[그림]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팩트체크 경고 표시 화면

 

 

이는 트위터가 본사의 콘텐츠 정책을 대통령의 트윗에도 차별 없이 적용하기 시작하려 한다는 면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대응책이 얼마나 잘 작동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한 트위터 유저의 실험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그대로 붙여넣어 포스팅한 결과 68시간 만에 해당 계정은 콘텐츠 정책 위반으로 12시간 이용 정지 처분을 받았다(Yeo, 2020.6.2).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가 이러한 행동에 나선 바로 다음 날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이 진보 성향의 콘텐츠에 대한 편향성이 있다는 주장과 함께 현재 플랫폼 회사들의 콘텐츠에 대한 책임을 대부분 면제해주는 근간이 되는 통신품위법(Communication Decency Act)의 230조(Section 230)를 개정 혹은 삭제하는 내용의 대통령 행정명령(Executive Order)에 서명했다(Haberman & Conger, 2020.5.28).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행정명령의 목적이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표현의 자유의 원칙을 보전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의 이번 행정명령에는 아이러니가 존재한다. 트럼프가 없애거나 수정하려는 조항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콘텐츠 편집에 대한 책임을 면제하고, 이를 통해 한편으로 대중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주는 역할을 했던 조항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행정명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와는 다르게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Daskal, 2020). 해당 조항이 삭제될 경우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은 콘텐츠에 대한 더 큰 책임을 규제적으로 떠안게 되고, 결국 기존의 언론 매체와 비슷한 수준의 콘텐츠 편집 및 검열에 임하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행정명령이 얼마나 실제 정책과 규제로 적용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손쉽게 결정할 수 있는 간단한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허위 정보를 비롯한 악의적인 내용도 있지만 이번 시위의 시발점이 됐던 동영상, 다양한 시위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 대한 ‘팩트’를 알 수 있는 수많은 콘텐츠 또한 존재하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콘텐츠에 대해 더 제대로 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하나, 갑작스러운 행정명령보다는 체계적인 사회적 의견 수립 과정과 정책 설계 과정을 통한 규제 설립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조지 플로이드 시위와 관련해 퍼졌던 다양한 종류의 허위 정보와 필자가 현재 그와 관련이 깊다고 판단한 이슈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봤다. 비록 위에서 주로 정리한 허위 정보 대부분이 시위에 반대하는 진영에서 주장하는 것이지만, 허위 정보는 모든 정치적 스펙트럼에서 생산돼 퍼지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가짜뉴스 및 허위 정보 생산과 확산의 주된 목적은 양극화의 극대화에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위 세력을 향한 다양한 허위 정보 또한 많이 목격되고 있다. 이는 대부분 경찰 및 정부 당국의 폭력적 진압을 과장하거나 약탈과 폭력 사태의 배후에 러시아 및 백인 우월주의자 세력이 있다는 식의 허위 정보들이다(Carmichael et al., 2020.6.2; Ellis, 2020.6.4). 주로 날이 어두워진 뒤 자행되는 불법 약탈 및 파괴 행위와 별개로 대낮에 진행되는 대부분의 평화 시위 참가자들은 현재까지는 이번 사태의 본질에 집중하는데 있어 어느 정도 성공적이라는 게 대다수 국민 및 언론의 평가이다.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시위가 시작된 이유와 추구하고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되새기는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허위 정보가 활개를 치기에 가장 이상적인 상황이라는 측면에서 이와 관련된 이슈에 관해서도 관심을 놓지 말아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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