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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월드 와이드] 미국
미디어월드와이드 | 등록일 : 2020-09-01

 


 

2020년 7월 29일 이른바 ‘GAFA(Google, Amazon, Facebook, Apple)’ 혹은 ‘Big Four’로 일컬어지는 미국 대표 테크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모두 미국 하원 반독점 소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하원의원들의 질문을 받았다(Romm, 2020.7.29). 하원 소위원회는 지난 6월부터 이들 거대 테크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과 관련한 반독점 조사를 진행해 왔다. CEO들의 청문회 증언은 이번 조사의 마지막 단계의 하나로 진행됐다. 이번 호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유례없이 대면이 아닌 화상 통화 형식으로 진행된 이번 청문회의 개요를 살펴보고 그 의미에 대해 짚어보려 한다.


2019년 10월 23일 미 하원 청문회에 출석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연합뉴스

 

사상 초유의 화상 청문회, CEO들조차 자유롭지 못했던 기술적 문제들

 

이번 청문회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역사적인 이벤트였다. 4대 테크 기업 CEO들이 모두 한 청문회에 참석한 첫 사례이자, 최소한의 청중과 취재진으로 이뤄진 첫 화상 청문회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캠브리지애널리티카(Cambridge Analytica) 사태와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과 관련해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페이스북 CEO가 참석했던 청문회 때와는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고 생소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위해 청문회 의원들 또한 멀찍이 떨어져 자리했다. 간혹 참고 자료를 포스터 형식으로 준비해 보여주려 했던 의원이 있었는데, 평소와는 형식이 달라 보좌관과 카메라맨 등 모두가 어쩔 줄 몰라 프리젠테이션에 애를 먹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번 청문회에는 과거 청문회에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제프 베조스(Jeff Bezos) 아마존 CEO가 처음으로 참석했다. 첫 청문회를 화상으로 참석한 그는 기술적 문제로 인해 초반 영상에서 사라지는가 하면, 후반부에는 발언 전 음소거 해제를 깜빡하기도 했다. 이렇듯 이번 청문회는 전 세계를 호령하는 거대 테크 기업의 CEO들 또한 우리처럼 일상에서 겪는 다양한 기술적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함을 환기했다. 평소 수많은 취재진에 둘러싸여 질문 세례를 받던 ‘특별’하고, 범접할 수 없는 존재로 느껴졌던 그들을 다소 다른 시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흥미로운 순간이었다.

 

 

2020년 하원 소위원회 청문회에 화상으로 참석한 4대 테크 기업 CEO ⓒ연합뉴스

 

 

청문회가 제기한 GAFA의 반독점 문제

 

이번 반독점 소위원회의 조사는 이들 4대 테크 기업들이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지니고 있고, 더불어 경쟁을 저해하는 불공정한 사업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조사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모두 첨단 디지털 정보통신 기술 및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핵심 플랫폼을 운영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개별 사업자들은 서로 다른 산업적 배경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소위원회에서 이들에게 제기하는 반독점적 문제 또한 조금씩 다른 내용과 성격을 띤다.


페이스북, 위협적 경쟁사는 다 사들이면 그만? 

 

이번 반독점 소위원회에서 공정 경쟁 저해와 관련해 페이스북에 강력하게 제기된 문제는 과거 페이스북의 주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인수 과정과 연관돼 있다. 조지아주의 행크 존슨(Hank Johnson) 의원은 페이스북이 이스라엘의 무료 VPN(Virtual Private Network) 애플리케이션 오나보(Onavo)를 2013년에 인수한 후, 오나보 사용자들의 스마트폰 이용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해 모바일 이용자들 사이에서 많이 이용되기 시작하는 잠재적 경쟁 애플리케이션을 찾아내는 데 적극적으로 사용한 정황을 지적했다. 실제 오나보의 데이터는 페이스북이 2014년 왓츠앱(WhatsApp) 인수 등 다양한 인수 합병 전략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도되기도 했다(Dwoskin, 2017.8.10). 이와 더불어 저커버그가 2012년 인스타그램 인수 협상 과정에서 당시 인스타그램의 설립자에게 이메일을 통해 인스타그램과 같은 형태의 사진 기능을 페이스북에 출시하겠다고 발언한 부분이 문제로 제기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인스타그램 설립자가 당시 투자자 중 한 명에게 이러한 저커버그의 발언이 협박처럼 들렸다고 털어놨다는 점이 시장에서 페이스북의 위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또한 콜로라도 주의 조 네구스(Joe Neguse) 의원은 저커버그와 페이스북 임원들 간 이메일에서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의 인수 합병 전략을 ‘영토 강탈(a land grab)’1)로 묘사하며 페이스북이 결국에는 구글도 인수할 수 있다는 식의 발언을 한 점이 최고경영자의 시장 내 경쟁에 대한 인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구글, 서비스 확장을 위해 경쟁사 갈취 및 협박? 

 

반독점 소위원회 의원들은 구글이 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가진 검색엔진을 이용해 경쟁사들을 압박하고, 때에 따라 그들의 콘텐츠를 훔친 정황이 있다며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구글 CEO를 압박했다. 구체적으로 데이비드 시실리니(David Cicilline) 로드아일랜드주 의원은 구글이 최대 규모의 음식점 및 서비스 리뷰 애플리케이션 옐프(Yelp)의 방대한 식당 리뷰 정보들을 동의 없이 자체 서비스 확장에 사용했으며, 옐프가 이에 대해 항의할 시 검색 결과 리스트에서 없애버리겠다며 협박했다는 사례를 언급했다. 나아가 구글이 검색엔진 트래픽 정보를 이용해 잠재적 경쟁 위협 요인을 탐지하고 대처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며, 한때 방대한 인터넷 세상으로의 회전문 역할을 했던 구글이 지금은 유저들을 세심하게 관찰하는 이른바 ‘폐쇄적 플랫폼(walled garden)’으로 변모했다고 꼬집었다. 프라밀라 자야팔(Pramila Jayapal) 워싱턴주 의원은 구글의 디지털 광고 시장 점유율을 언급하고 나섰다. 구글의 광고 점유율을 아느냐는 자야팔 의원의 질문에 피차이 구글 CEO는 다양한 보고서가 있고, 본인은 정확한 숫자는 모른다며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자야팔 의원은 구글이 온라인 플랫폼으로서 광고 판매 시장뿐만 아니라 광고 구매 시장에서의 영향력 또한 지대하다는 점을 꼬집으며 점유율 또한 지배적인 수준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아마존, 플랫폼 이용 소매업자 데이터 이용해 자체 제작 상품 개발 및 홍보? 

 

아마존은 대표적인 디지털 상거래(e-commerce) 플랫폼으로 소비자들이 다양한 소매업자들의 상품들을 합리적인 가격에 쉽게 구매하고 빠르게 배송받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최근 아마존은 태블릿, 스마트 스피커 등의 IT 기기에서 나아가 생필품 등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자체 레이블 브랜드를 통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플랫폼을 통해 물건을 판매하는 서드파티(third party)2) 소매업자들의 데이터를 이용해, 자체 제작 상품 카테고리 선정 및 검색 결과 등에 아마존 레이블 상품에 우위를 줘 경쟁 관계 소매업자들을 직접적으로 압박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관련된 과거 정황들에도 불구하고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는 그간 혐의를 부인해 왔다(Greene, 2019.10.1). 그러나 이번 청문회에서는 서드파티 소매업자들의 데이터를 자체 레이블 사업에 활용하면 안 된다는 규정이 있지만, 그것을 단 한 번도 어기지 않았다고 보장할 순 없다고 답했다. 사실상 소매업자들의 데이터 이용을 시인한 셈이다. 

 

애플, 앱스토어 통한 개발자 차별 대우? 

 

애플은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질문을 받았다. 이는 애플이 다른 테크 기업과 달리, 주 수입원인 스마트폰 시장에서 위치가 지배적이지는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Gartner)의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 1분기까지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율은 삼성보다 적으며 화웨이의 성장세에 따라 비슷한 수준의 판매량을 보인다(Gartner, 2020).[그림 1] 카운터포인트리서치(Counterpoint Research)의 조사에 따르면 애플의 미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019년 4분기 기준 약 50%에 달해 미국 시장에서는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보이지만 지배적인 사업자는 아니다(Counterpoint Research, 2020). 팀 쿡(Tim Cook) CEO 또한 청문회 초반 이러한 점을 분명히 밝히기도 했다. 이에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 독점과 관련된 질문보다 앱스토어 운영과 관련된 이슈들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을 받았다. 이는 애플이 앱스토어에 애플리케이션 등록을 원하는 개발자들을 차별 대우했다는 의혹과 자체 애플리케이션 이용자 확보를 위해 앱스토어 내 경쟁 애플리케이션을 없앴다는 의혹과 관련된 것들이다. 루시 맥배스(Lucy McBath) 조지아주 의원은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특정 애플리케이션들을 내린 후 이용자들이 항의하자, 애플의 임원인 필 실러(Phil Schiller)가 오히려 애플이 자체 배포한 앱 스크린 타임(Screen Time)을 홍보했음을 지적했다. 쿡은 이에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앱스토어에서 내린 이유는 아동 사생활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맥배스 의원은 해당 앱을 내리고 스크린 타임을 배포한 6개월 후 내렸던 앱을 다시 복구시켰다는 점에서 명백한 의도가 의심된다며 꼬집었다.

 

 

[그림 1]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 <출처 - Gartner, 2020> (단위: 백만 개)

 

 

역사적인 청문회, 그 의미는?

 

이번 하원 소위원회 청문회는 화상 청문회, 제프 베조스의 첫 증인 출석 등 다양한 이슈를 만들어냈다. 이번 청문회에 대해 대체로 반독점 소위원회가 해야 할 질문은 전반적으로 잘했다는 평가가 많은 분위기다. 중간중간 공화당 의원들이 페이스북과 구글을 향해 보수 진영의 목소리를 제한한다며 반독점 이슈 와는 거리가 먼 표현의 자유와 관련한 공세를 퍼붓기도 했지만, 이는 일부 의원 들에 국한됐다. 이번 반독점 소위원회의 의장인 시실리니 로드아일랜드주 의원 은 청문회를 마무리하며, 이들 네 사업자가 시장에서 독점적 권력(monopoly power)을 가진 것은 확실하다고 발언했다. 따라서 네 사업자 모두에 대한 규제(regulation)가 필요하고, 때에 따라 독점적 권력을 분산시키기 위해 분할시키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CNBC에 의하면 이번 청문회는 이 테크 대기업들과 갈등을 겪어왔던 스타트업과 경쟁사들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얻어내는 데 성공하고 있다(Feiner, 2020.7.31). 

 

하지만 이번 청문회가 실제 시장에 얼마나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업 입장에서 불리한 이슈로 청문회가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을 제외한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모두 청문회 이후 오히려 주가가 오르는 현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는 이번 청문회가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청문회에서 논의된 사항들이 얼마만큼 실제 법안으로 이어지는지, 또한 현재 별개로 진행되고 있는 법무부와 연방통상위원회(FTC, Federal Trade Commission)의 반독점 조사가 얼마나 이들 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처벌로 이어질지에 따라 약 1년 넘게 이어져 오고 있는 반독점 조사의 결과가 정해질 것이므로,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1)  토지 횡령, 수탈. 통상 불법적인 방법 혹은 힘을 이용해 경쟁자에 앞서 어떤 것을 취하는 행위를 의미함 

2)  원천기술을 확보한 기업의 기술을 이용해 파생상품을 생산하는 회사.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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