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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월드 와이드] 프랑스
147-150 | 등록일 : 2020-11-06

 


 

지난 10월 6일 프랑스 의회가 어린이 출연 유튜브 관련 법안을 최종 채택했다. 2020년 2월 전진하는공화국(LREM, La R publique En Marche!)당 소속 의원인 브뤼노 스튀데(Bruno Studer) 의원이 유튜브에 출연하는 16세 이하 어린이의 권리 보호에 관해 발의한 법안이 거의 만장일치로 채택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어린이가 출연하는 유튜브 콘텐츠에 대한 규제는 모호하다. 비록 이번에 통과된 법안이 콘텐츠에 출연하는 어린이와 이용하는 어린이, 광고 수익, 세금 등에 관해 총체적으로 다루는 규정은 아니지만, 어린이 출연자를 ‘노동의 관점’에서 보호하는 규정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여전히 모호한 어린이 콘텐츠 크리에이터 관련 규정 

 

전 세계적으로 어린이가 출연하는 유튜브 채널의 인기가 높다. 우리나라에서도 어린이가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보람튜브>가 대단한 수익을 올려 화제가 된 바 있다. 미국에서도 장난감 사용기를 업로드하는 어린이 유튜버가 최고 수익을 거두는 등 어린이 유튜브 성공 사례는 심심치 않게 언론을 통해 전해진다. 프랑스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수백만 명가량이 구독할 정도로 인기 있는 <스튜디오버블티(Studio Bubble Tea)>와 <데모 주에(D mo Jouets)>, <네오와 스완(N o et Swan)> 등은 어린이가 출연하는 채널이다. 미국의 1위 유튜버 라이언(Ryan)처럼 네 명의 어린이가 등장해 장난감 사용기와 그들의 일상을 업로드 한다. 

 

이 채널들의 공통점은 어린이가 출연하고 고소득의 광고 수익을 올리며, 실질적 운영자는 이들의 부모라는 점, 그리고 어린이의 출연으로 영리를 추구하나, 이용자 정보 수집, 광고는 물론 어린이 출연자의 권리 보호에 대해 구체적이고 명확한 규제가 미비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미국 연방통상위원회(FTC, Federal Trade Commission)는 아동 온라인 개인정보보호법(Children Online Privacy Protection Act)>을 근거로 유튜브에 약 1억 7,000만 달러(약 1,936억 8,1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어린이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위한 규정과 관련해 유튜브와 합의했다. 이후 크리에이터들은 자신들의 콘텐츠가 아동용인지 알려야 하며, 이러한 내용은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 유튜브 콘텐츠에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규정의 적용이 모호하고 플랫폼 사업자보다는 개인에게 콘텐츠에 대한 책임을 전가한다는 점, 실질적으로 어린이를 보호하는 구체적인 정책은 부재하다는 점에서 여전히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프랑스 의회의 키즈 유튜브 콘텐츠 법안 채택 

 

이러한 가운데 프랑스 의회가 지난 10월 6일 최종적으로 어린이 유튜브 콘텐츠와 관련한 규제 법안을 채택했다. 이 법은 유튜브에 출연하는 어린이에 대한 실질적 노동관계 및 권리 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새로운 법 규정에 따라 16세 이하 자녀와 함께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는 부모 혹은 보호자는 콘텐츠 양과 수익이 일정 기준을 넘어설 경우, 지자체로부터 행정적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부모는 어린이의 권리, 재정적 의무, 어린이 이미지 활용, 규정 위반에 대한 처벌 등에 관한 내용을 고지받게 된다. 보호자가 어린이 콘텐츠 제작에 대한 허가와 승인을 받지 않거나 수익에 대한 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 법적 제재를 가할 수 있다. 또한, 출연 어린이의 노동 시간 역시 구체적으로 제한될 예정이며, 수익 또한 성인이 될 때까지 신탁은행에 묶어 두게 된다. 관련 규정을 위반한 채널에 광고하는 광고주 역시 함께 처벌돼 3,750유로(약 503만 원)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어린이 유튜버들은 ‘잊힐 권리’도 갖게 된다. 따라서 어린이는 부모의 동의 없이도 자신이 출연한 콘텐츠 삭제 요청을 할 수 있게 되며, 플랫폼은 삭제 의무가 발생한다(Kahn, 2020). 플랫폼 사업자는 새롭게 채택된 규정을 크리에이터와 이용자들에게 알려야 하고 어린이가 출연하는 콘텐츠에서 이들에 대해 사생활 침해, 신체적, 정신적 존엄성을 침해하는 요소가 있는 경우 이를 고지할 의무가 있다. 새로운 규정은 시청각최고위원회(CSA, Conseil Sup rieur de l'Audiovisuel)가 최종적으로 규제하게 된다. CSA는 규제기관으로서 동영상 콘텐츠 플랫폼 사업자들과 윤리 헌장을 체결하고 실제 규제가 잘 적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 보고서도 작성해 공개해야 한다(Vie publique, 2020). 

 

어린이의 유튜브 출연은 ‘놀이’ 아닌 ‘노동’

 

이번에 채택된 프랑스의 어린이 유튜브 콘텐츠 관련 법은 광고, 콘텐츠 이용자에 대한 개인정보 수집 등에 관한 내용보다는 부모가 운영하는 채널에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어린이의 실질적인 ‘노동’과 ‘보호’에 대한 부분에 집중돼 있다. 이는 기존에 어린이의 유튜브 출연이 개인적 놀이에서 시작됐지만 관련 콘텐츠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배우나 모델처럼 ‘노동’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특히, 광고 수익과 관련해 어린이의 ‘노동’의 대가 등이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음에도 불투명하고 모호하게 다뤄졌다. 실제로 정확하진 않으나, 프랑스에서도 어린이가 출연하는 상위 인기 채널의 경우, 월 광고 수익이 15만 유로(약 2억 133만 원)를 넘어 부모가 생업을 그만두고 유튜브 제작에만 몰두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Le Figaro, 2020.10.7). 다시 말해, 어린이 노동이 불법인 프랑스에서 유튜브 출연 어린이는 노동시간, 노동의 대가, 디지털 노동 환경의 특수성과 관련해 보호받지 못하고 법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시작한 이 법률은 기존 어린이 모델 및 배우에게 적용되는 노동 관련 법령과 같은 수준에서 유튜브 출연 어린이의 노동 시간, 수익 보호 등을 중심으로 이들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특히, 어린이가 주인공인 동영상 콘텐츠 중 브이로그 형식은 가족과의 생활이나 어린이의 일상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노동’의 개념과는 달라 논란이 될 수 있다. 이번 법안은 브이로그 출연도 재미를 넘어선 ‘노동’으로 규정하는 결단을 보였다. 새로운 법률은 어린이가 출연하는 동영상 콘텐츠를 ‘놀이’와 ‘노동’으로 구분하기 위해 콘텐츠의 수와 시간 등을 판별 기준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세부적인 기준은 시행령으로 구체화될 계획이며, 2021년 4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어린이 출연·노동과 관련해 부모나 보호자가 아닌 플랫폼을 강제하는 측면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이번 프랑스의 어린이 유튜브 콘텐츠 관련 법도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지만(Kahn, 2020) 그럼에도 디지털 환경에서 미성년자와 관련된 법의 구멍을 메우고 이전보다는 한 걸음 나아갔다고 평가할 수 있다. 미성년자 다수가 이용하는 유튜브 콘텐츠 관련 규제 논의는 콘텐츠의 품질, 광고 수익 등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미성년 시청자가 부적절한 콘텐츠에 무분별하게 노출됨으로 인해 유튜브 키즈가 탄생했고, 미성년자의 이미지를 왜곡하거나 가학적인 연출이 문제가 돼 아동용 콘텐츠 고지 규정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어린이의 출연으로 큰 수익을 얻는 사례에 대한 시선은 자녀를 상업적으로 이용했다는 비난과 즐겁게 동영상을 찍으며 어마어마한 수입을 올렸다는 부러움이 교차하는 정도에 머물렀다. 우리나라에서도 어린이 유튜브 콘텐츠에 대한 규제는 콘텐츠 품질에 초점이 맞춰져 있거나 세무조사로 접근하는 정도에 머물며, 총체적인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노동’의 관점에서 어린이의 권리 및 신체적, 정신적 보호에 관한 이번 법률이 디지털 환경에서 미성년자를 보호하는 데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게 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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