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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이 독일 사회에 미친 긍정적 현상이 하나 있다. 바로 디지털화의 가속화다. 우편과 전화, 직접 방문 등 아날로그 방식으로 해결해야 했던 행정업무 등 많은 부분이 팬데믹 이후 디지털로 전환됐다. 미디어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재택근무 확산으로 전반적인 온라인 접근성이 좋아졌고 온라인 콘텐츠 소비 습관도 확산했다. 동시에 품질 높은 기사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PDF 신문 구독 및 온라인 구독이 늘어났다. 독일 신문업계 종사자들은 이러한 경향이 지속된다고 보고 향후 구독 모델에 대한 비중을 더욱 늘릴 계획이다.
독일신문발행인협회(BDZV)1)와 독일 컨설팅 기업 쉬클러(SCHICKLER)는 지난 2월 9일 ‘2021 신문업계 트렌드(Trends der eitungsbranche 2021)’를 발표했다. 트렌드 조사는 독일 전역의 신문 발행인 및 대표 67명, 편집장 32명, 디지털 발행인 30명을 대상으로 향후 신문업계 전망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것으로 조사 대상자는 독일 일간신문 전체의 59%에 해당한다. 이번 트렌드 조사는 유료콘텐츠 및 구독 모델에 대한 독일 신문업계 리더들의 ‘확신’을 엿볼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구독 모델, 생존에 필수
2020년 기준 독일에서 온라인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는 697곳이다.[표] 이 중 어떤 형식으로든 유료 콘텐츠를 판매하는 곳은 254곳으로 전체 뉴스사이트의 3분의 1 이상이다. 2010년 전 유료 콘텐츠를 판매하던 곳은 전체 뉴스사이트 661곳 중 단 6곳이었다. 지난 10년 동안 독일 신문 시장에서도 유료 모델은 피할 수 없는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았다.

이번 트렌드 조사 결과를 보면 독일 신문사의 디지털 유료 모델은 더욱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조사 응답자의 85%가 유료 콘텐츠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며, 사업 유지에 필수적이라고 대답했다. 또한 3년 안에 신문사 전체 매출에서 디지털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두 배 증가할 것이며, 5년 안에 지면에서 발생하는 매출 감소를 디지털 수익으로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위기로 인해 독일 신문업계의 광고 수익이 줄어든 현상과도 관련이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독일 신문 시장의 광고 수익은 평균 21% 감소했다. 트렌드 조사에 참여한 신문사의 81%가 2019년 대비 광고 수익이 20~30% 감소했다고 답했으며, 광고 수익이 30% 이상 감소했다고 답한 비율도 5%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92%는 줄어든 광고 시장이 앞으로 완전하게 회복되지는 않으리라고 내다보고 있다. 특히 지역 광고 등에 의존하던 지역 미디어들은 코로나19 이후 광고 수익 감소로 단축 근무, 발행 중지 등 실제로 생존의 위기에 놓였다. 뉴스의 역할이 중요해진 팬데믹 시대에 광고 수익 감소로 되레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국 신문사가 생존할 길은 신문사의 자생력을 키우는 방법밖에 없다는 사실을 몸소 깨달은 셈이다. 그 길은 결국 신문사의 자사 제품, 콘텐츠를 판매하는 것이다.
독일 신문업계는 2021년 지면 신문의 개별 판매에 대해서도 ‘현상 유지되겠지만 지면 정기구독 및 광고 수익은 감소한다’고 전망했다. 반면 디지털 지면(E-Paper) 및 온라인 유료 콘텐츠 수익, 온라인 광고 수익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그림 1] 트렌드 조사가 실제로 신문사를 운영하는 발행인 및 편집인들의 인식조사임을 감안하면 온라인 정기구독 및 판매 비중을 높이는 정책을 실제로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향후 3년간 예측에서도 온라인 유료 콘텐츠 모델이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2] 신문사들의 온라인 수익 구조는 유료콘텐츠뿐만 아니라 이커머스, 지역 광고(부동산, 중고 판매, 일자리 등), 일반 광고 등으로 나뉜다. 이 중 유료 콘텐츠는 지금도 전략적 중요도가 56%에 이르지만 3년 이내 중요도가 85%까지 증가한다고 신문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커머스 또한 현재 중요도 18%에서 3년 내 51%까지 증가한다. 반면 지역 광고는 현재 29%에서 3년 내 18%로, 일반 광고도 현재 64%에서 59%로 전략적 중요도가 감소한다.
신문사의 근본 상품인 유료 콘텐츠 수익뿐 아니라 이커머스 전략을 중요시하는 부분도 눈여겨볼 만하다. 신문사의 이커머스 또한 신문사의 콘텐츠를 바탕으로 확장할 수 있다. 결국 외부 광고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유료 구독 모델, 프리미엄 형식이 70%
유료 구독 모델을 운영하는 신문사 중에서는 일부 무료 기사를 제공하고 유료구독자만 읽을 수 있는 기사를 따로 제공하는 프리미엄(Freemium) 구조를 도입한 곳이 70%에 이른다. 신문사의 13%는 기사 제목만 보여주고 유료 결제를 유도하는 전면 유료화 하드 페이월(Harte Paywall) 방식을 운영하는 곳도 13%, 기사 2~3문단 정도를 보여주고 결제를 유도하는 미터드 페이월(Metered Paywall) 방식으로 운영하는 곳은 5%로 조사됐다. 나머지 5%는 페이월과 프리미엄 등을 혼합한 방식, 1%는 독자들의 기부를 유도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프리미엄 구독 방식으로 운영하는 신문사 사이트는 지금도 전체 기사의 46%가 유료 기사이지만 3년 안에 유료 기사 비중이 57%까지 확대된다고 응답했다.
디지털 사업 성장에 대한 독일 신문사들의 기대는 확고하다. 2030년까지 디지털 구독 수익으로 편집국 운영 비용을 상쇄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신문사는 전체의 60%, 디지털 수익이 지면 수익을 초과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곳도 45%에 이르렀다. 이 수치는 2035년에 각각 71%, 59%로 증가한다.

신문사에서 테크 기업으로… 근본적인 상품은 뉴스
독일 신문업계 리더들은 유료 구독 모델 확대 이외에도 기술과 협업·제휴를 올해 트렌드 키워드로 꼽았다. 디지털 유료 비즈니스를 확대하기 위한 동력으로써 신문사는 이제 미디어 테크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인식이 퍼져있다. 트렌드 조사 응답자의 97%가 ‘기술 영역은 성공을 위한 필수적 요소’라고 답했으며, 응답자의 90%는 기술 부분에 투자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독일 최대 미디어 기업인 악셀슈프링어(Axel Springer)의 기술 및 데이터 부문 이사인 슈테파니 카스파르(Stephanie Caspar)는 이미 2년 전 “사람들이 미디어를 어떻게 이용하는지 결정하는 건 기술과 데이터다. 제대로 된 콘텐츠 외에 기술과 데이터는 여러 비즈니스 모델의 근간으로 비중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악셀슈프링어 또한 계속해서 ‘테크 기업’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2) 이후 악셀슈프링어는 스스로를 미디어 및 테크 기업이라고 지칭하고 있다.
온라인 구독 모델과 테크 기업으로의 전환을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시대에도 신문사의 근본적인 비즈니스 상품은 ‘뉴스’라는 점을 간과하지 않는다. 독일 신문업계는 디지털 유료 모델 성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인은 ‘기사의 성공’이라고 답했다. 양질의 기사가 있어야 독자들이 지갑을 연다는 뜻이다. 독자들의 (콘텐츠) 사용 습관과 결제 과정을 단순화하는 것 또한 중요한 요인으로 보고 있다. 유료 구독 옵션 최적화, 타깃 그룹 콘텐츠, 다기능 인력 확보, 편집국의 지표 중시 등도 함께 언급됐다.
포털 사이트가 아닌 신문사 자체 홈페이지에서 주로 뉴스를 소비하는 독일에서 디지털 유료 구독 전환은 비교적 수월해 보인다. 과거 유료 콘텐츠가 드물던 시절에는 무료 콘텐츠를 찾아 다른 곳을 선택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신문사 사이트가 유료 콘텐츠를 운영한다면 그때는 선택의 여지 없이 결제해야 한다. 현재 FAZ, 쥐드도이체차이퉁(S ddeutsche Zeitung), 차이트(Zeit), 슈피겔(Spiegel), 한델스블라트(Handelsblatt) 등 유력 전국지를 포함해 대표적인 지역지는 대부분 유료 콘텐츠를 운영하고 있다. 프리미엄 구독 방식을 사용하는 슈피겔의 경우 무료로 볼 수 있는 기사도 점점 더 줄어들고 있으며, 최근에는 대부분의 메인 기사가 유료 기사로 발행된다. 온라인으로 슈피겔 기사를 읽고 싶은 이들은 이제 구독 결제를 하는 데 망설임이 없다. 독일 신문업계 리더들의 강력한 의지와 확신, 저널리즘을 잃지 않는 디지털 전환에 소비자들은 기꺼이 뉴스 콘텐츠에 비용을 지불한다.
1) ‘독일신문발행인협회’의 정식 명칭은 독일 디지털출판 및 신문발행인 연방협회(Bundesverband Digitalpublischer undZeitungsverleger)다. 독일신문발행인협회는 회원사들이 다양한 브랜드로 온라인 뉴스 서비스를 운영하고, 순수 온라인 신문사도 생겨나면서 지난 2019년 지금과 같이 명칭을 변경했다. 약자는 BDZV로 그대로 유지된다. 현재 독일 전역 일간신문 286개, 주간신문 13개가 회원사로 가입돼 있으며, 2020년부터 지면 없는 온라인 뉴스 발행사도 회원사로 가입할 수 있다.
2) Meier. C., <WIR HABEN DEN ANSPRUCH MITZUGESTALTEN>, Inside.mag, 2018.2, https://www.axelspringer.com/data/uploads/2018/11/Interview-DE_LAYOUT.pd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