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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월드 와이드] 독일
미디어월드와이드 | 등록일 : 2021-06-04

 

독일 공영방송협의회 ARD의 <2020 지속가능보고서> <출처 – https://www.ard.de/die-ard/ARD-Nachhaltigkeitsbericht-102>;

 

 

한국의 종이신문이 과잉 생산돼 해외로 팔려나간다는 보도가 있었다. 독일에 이 소식이 알려졌다면 첫 반응은 이랬을 것이다. “저 아까운 종이!” 지금 독일 사회의 가장 큰 이슈는 기후 보호다. 지구 온도를 산업화 이전보다 2도 이내로 줄이려는 파리협정 이후 각국은 ‘2050년 기후 중립’을 선언하고 나섰다. 민간기업들도 목표 달성에 분주하다. 제품과 서비스의 생산, 유통, 소비 과정에서 탄소 절감 전략을 마련하고,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해 기업 홍보에 이용한다. 기업이 얼마나 친환경적이고 윤리적인가는 투자와도 직결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언론·미디어 업계라고 예외는 아니다. 기후 보호와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신문과 방송 업계는 과연 얼마나 지속가능할까? 

 

지난해 독일공영방송협의회(ARD)는 처음으로 <지속가능보고서(Nachhaltigkeitsbericht)>를 발행했다. 신문업계는 친환경 사업을 통해 ‘탄소중립’을 이루는 신문사에 인증서를 발급하는 ‘기후 보호 이니셔티브’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제 미디어 기업도 기후보호 책임을 피해갈 수 없다. 독일 신문 방송 업계의 기후 보호 사례를 찾아봤다.

 

독일 공영방송의 <지속가능보고서>

 

독일 9개 지역 공영방송과 해외 방송 도이체벨레(Deutsche Welle)가 연합한 형태인 독일공영방송협의회(ARD)는 지난해 11월 처음 공동으로 <지속가능보고서>를 발행했다. 공영방송국이 환경적, 경제적, 사회적 지속가능성 측면에 중점을 두고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주요 사례를 정리하고, 독일의 지속가능성행동강령(Deutscher Nachhaltigkeitskodex) 지표에 따라 현황을 설명했다. ARD는 “공영방송의 공익적 가치와 지속가능성 향상을 위한 노력은 서로 불가분하게 연결돼 있고 기업 목표로서 상호 보완적”이라며 “첫 번째 공동 지속가능보고서는 특히 환경적인 측면에서 공영방송협의회 내부의 노력을 함께 확대하고, 잠재력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밝혔다.

 

ARD가 말하는 환경적 지속가능성은 관련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뿐만 아니라 제작 과정에서도 친환경적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의미다. 경제적 지속가능성은 문화와 창조경제 유지, 미디어 다양성 등을 위한 투자, 사회적 지속가능성은 프로그램 다양성을 위한 내부 인력의 다양성 확보, 기회 균등 등을 의미한다.

 

세부적으로는 지속가능한 △정보(콘텐츠) △행동(캠페인) △제작 △노동 △후원 △교류로 나눠 공영방송의 기여를 소개하고 있다. 그중 눈에 띄는 건 제작 부문이다. 스튜디오 촬영, 외부 촬영, 외주 제작에 있어서 친환경적이고 에너지 효율적인 제작 방식에 가치를 둔다. 주요 사례로 헤센주 공영방송국(HR)에서 제작한 TV 영화 <우리가 숨 쉬는 공기(Die Luft, die wir atmen)>의 기후친화적 제작 방식이 소개됐다. 촬영 시 제작 인력과 배우들이 머무는 숙소가 친환경 인증이 됐는지, 배우들의 메이크업에 유기농 화장품을 사용했는지, 촬영 현장 ‘밥차’에 지역 재료와 채식 메뉴가 있는지 여부를 살펴봤다. 세트장에서는 친환경 전기와 LED 조명을 사용하고,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하는 등 환경 요소를 고려했다. 독일 공영방송은 이처럼 친환경적 제작 방식을 ‘그린 프로덕션(Green Production)’ 혹은 ‘그린 슈팅(Green Shooting)’으로 명명했다. 기후 및 자원 친화적인 제작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으며, 외주 제작이나 공동 제작 계약에서도 사회적인 최소 기준과 친환경 제작에 관한 사항을 중시한다. 2020년 기준 30여 개 프로그램이 그린 프로덕션 규정에 따라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제작됐다.

 

 

[그림] 독일 공영방송연합 ARD의 지속가능성 지향점 <출처 – https://www.daserste.de/ard/die-ard/wie-wir-funktionieren/ARD-Nachhaltigkeitsbericht-104.pdf>;

 

 

독일 공영방송 대표 뉴스인 <타게스샤우(Tagesschu)> 스튜디오는 2014년부터 LED 조명으로 교체해 전기 사용량을 이전의 70%까지 줄였다고 한다. 방송국 신축 및 리모델링을 할 때도 에너지 효율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한다. 베를린브란덴부르크방송(RBB)과 중부독일방송(MDR)의 경우 자체 열병합발전 시스템으로 전기와 열을 공급받고 있다. 브레멘공영라디오는 회사 차량이 모두 기후중립으로 운영된다. 배출된 탄소량만큼 기후보호 프로젝트에 투자해 균형을 맞추고 있다.

 

 

[표] 독일 공영방송의 전기사용 및 친환경 에너지 사용 비율 <출처 - ARD 지속가능보고서>

 

 

노동환경도 중요한 지표다. ARD는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위해서는 인력의 다양성이 필수라고 보고 성별, 문화, 인종, 사회적 출신, 종교, 세계관, 나이, 성적 지향에 관계없는 고용을 중시한다. 현재 3,000여 명의 직업훈련생, 신입 직원을 고용할 때도 이러한 기준을 두고 채용한다. ARD는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위한 공동대표제도 소개했다. 남서독독일방송(SWR) 법률팀장은 현재 여성 두 명이 나눠서 파트타임으로 근무하고 있다. 일과 가정 양립을 이루는 방안으로 평가받으며 주목을 받았다. 이외에도 지역 발전 기여, 다양한 시청자 그룹과의 교류, 공익적인 캠페인과 행사 기획 등 사회적 공익 활동도 지속가능성의 일환으로 소개됐다.

 

독일 신문업계의 기후 보호

 

독일 종이 소비량의 30%를 차지하는 신문업계도 기후 보호를 강조하고 있다. 먼저 연방 독일광고신문협회(BVDA, Bundesverband Deutscher Anzeigenblätter)1)는 회원사들을 상대로 ‘기후 보호 이니셔티브’를 시작했다. 컨설팅 업체를 통해 신문 발행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을 수치화하고, 탄소 배출량만큼 기후 보호 사업에 참여해 기후 중립을 이루는 제도다. 이 프로젝트에 가입하면 인증서를 발행하고, 부수당 비용을 매긴다. 이 비용을 세계자연보호기금(WWF)이 참여한 골드스탠더드(GS, Gold Standard) 친환경 프로젝트에 투자한다.

 

독일신문발행인협회(BDZV, Der Bundesverband Digitalpublisher und Zeitungsverleger)도 신문의 지속가능성을 강조한다. 특히 종이 제조 및 배송 분야에서 별도 위원회를 꾸려서 자원 효율성을 강구하고 있다. 협회는 “신문을 환경적 측면에서 미래성이 있도록 제작하고, 환경을 보호하며, 후세대를 지키기 위해서 노력한다”면서 신문의 제조부터 소비까지의 과정에서 친환경적 요소를 소개했다. 먼저 신문을 인쇄하는 종이는 거의 대부분 재활용 종이다. 종이 제조에서는 재생가능한 에너지를 사용한다. 친환경 잉크를 사용하며, 신문 배달 과정에서도 탄소 절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협회 측은 “지난 몇 년간 효율적이고 탄소 배출이 적은 신문 배송을 위해 노력했다”면서 “스마트 시티 물류 연구 프로젝트와 협업해 효율적인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 시대에는 종이 사용 자체가 환경에 해롭다고 여겨진다. 종이신문이 여전히 주력인 독일의 신문 업계에도 친환경적 제조는 피할 수 없는 사회적 책임이자 의무가 된 셈이다.

 

 

독일광고신문협회(BVDA)의 기후 보호 이니셔티브 <출처 – https://www.klima-druck.de/?lang=en>;

 

 

규모가 있는 민간 미디어 기업들도 지속가능보고서를 내거나 탄소발자국 현황을 공개하고 있다. 독일 최대의 일간 신문 빌트(Bild)를 발행하는 거대 미디어 기업 악셀슈프링어(Axel Springer)는 2005년부터 격년 단위로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주식회사인 만큼 관련 동향에 대한 대응이 신속한 편이다. 현재 2017년 보고서까지 공개돼 있다. 악셀슈프링어는 “2021년 9월에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지속가능보고서 작성 표준 중 하나인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에 따라서 작성하고 있으며 현재 보고서 콘텐츠를 새롭게 구성하고 있다”고 《신문과방송》에 전했다. 최근 지속가능성이 세계적인 화두로 부상함에 따라 관련 콘텐츠가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악셀슈프링어는 보고서뿐만 아니라 다양한 ESG 평가기관의 평가 결과를 밝히며 기업의 환경적,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독일의 대표적인 민영방송인 RTL도 기업 운영에서 나온 탄소발자국을 공개하고 있다.

 

 

독일광고신문협회(BVDA)가 발급하는 기후중립 인증 로고 <출처 – https://bvda-klimainitiative.de/co2-rechner.html>;

 

 

미디어 업계도 피할 수 없는 ‘기후 보호’

 

독일 공영방송의 지속가능보고서나 신문협회가 제시하는 정보를 보면 아직은 구색 맞추기 수준으로 보인다. 기존의 사회공헌 활동에 친환경 키워드를 ‘영혼까지’ 끌어모은 정도다. 하지만 기후 보호와 지속가능성이라는 테마를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는 확실하다. 독일과 독일이 주도하고 있는 유럽연합은 기후 중립을 최우선 과제로 여긴다. 기후중립 노력은 사회의 각 분야, 산업의 모든 분야에 적용된다. 언론·미디어 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수치화하고 평가하려는 시도는 의미가 크다. 탄소 배출을 비판하는 미디어라면 더더욱 탄소 배출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종이를 재료로 하는 신문업계는 기후 보호에 더욱 예민하다. 불필요한 종이 낭비를 최소화하고, 종이 사용이 불가피하다면 그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1) 독일연방광고신문협회(BVDA)에서 의미하는 광고신문(Anzeigenblätter)은 광고를 통해 수익을 내는 무가지로, 보통 주간지로 발행된다. 자체 정보에 따르면 현재 181개 출판사에서 발행하는 신문 종류는 635종, 부수는 총 4,840만 부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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