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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 3일, 페이스북은 마이크 클라크(Mike Clark) 제품 관리 책임자(Product Management Director)의 성명서를 통해, 뉴욕대의 Ad옵서버터리프로젝트(Ad Observatory Project)와 연결된 모든 계정, 앱, 페이지를 비활성화하고 프로젝트 관련 페이스북 플랫폼 접근을 불허하기로 했다며 사실상 해당 연구 활동을 플랫폼에서 퇴출했다. 페이스북은 본 연구 프로젝트가 이용자들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해줄 수 없음에도 이를 담보로 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연구자들이 공개적으로 반박했고, 학계 및 시민 사회 단체들 또한 페이스북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번 기사는 연구 프로젝트를 비롯해 이번 사건의 개요와 주요 학술단체, 시민단체 및 언론의 반응을 살펴본다. 나아가 학계와 사회에서 지속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플랫폼 투명성과의 연관성도 살펴보겠다.
뉴욕대 Ad옵서버터리프로젝트
뉴욕대의 Ad옵서버터리프로젝트는 뉴욕대 공학대학(NYU Tandon School of Engineering)의 사이버보안센터(Center for Cybersecurity) 산하 민주주의를 위한 사이버보안(Cybersecurity for Democracy)팀의 프로젝트 중 하나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을 “사회 구조에 대한 온라인상 위협 요소를 찾아내고 이런 요소들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지 제안하는 연구 노력”이라고 소개하는 사이버보안팀의 최근 연구 활동은 페이스북 및 유튜브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 게재되는 정치 광고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이러한 연구의 일환으로 연구팀은 Ad옵서버(Ad Observer)라는 웹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을 무료로 배포하기 시작했다. Ad옵서버는 설치한 이용자들이 개인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보게 되는 광고가 어떤 광고인지, 그리고 해당 광고가 특정 이용자에게 전달된 이유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는 확장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광고의 내용과 더불어 ‘이 광고가 표시되는 이유는?’ 위젯에 제공되는 정보[그림]나 집행된 광고비용 등과 같이 페이스북이 공개적으로 제공하지 않지만 중요한 정보를 수집해 연구자들에게 제공한다.

이용자 프라이버시 보호, 불리한 연구 퇴출을 위한 핑계?
뉴욕대 Ad옵서버터리프로젝트 관련 앱과 계정에 대한 정지 처분을 발표하며 마이크 클라크 페이스북 제품 관리 책임자는 “정치 광고를 연구하는 본 프로젝트는 승인되지 않은 방법을 통해 페이스북 플랫폼에 접속해 데이터를 수집했고 이는 페이스북의 서비스 이용약관을 위반하는 행위다”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Clark, 2021). 페이스북은 Ad옵서버 확장 프로그램이 자사의 데이터 스크래핑(scraping) 감지 시스템을 우회하도록 설계됐고 해당 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데이터 수집을 동의하지 않은 페이스북 이용자의 정보까지 불법적으로 수집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이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이용자 프라이버시 보호와 관련해 페이스북에 내린 권고사항에 따른 것이라며 페이스북 이용자들의 프라이버시를 전면에 내세웠다. 마이크 클라크 페이스북 제품 관리 책임자는 또한 Ad옵서버 확장 프로그램이 배포되기 이전부터 이 같은 우려를 지속적으로 전달, 개선을 요구했으나 연구자들이 이에 제대로 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나아가 페이스북은 연구 진흥 노력의 일환으로 Ad옵서버터리 연구자들이 확장 프로그램을 통해 수집하고 있는 데이터보다 더 포괄적인 타깃팅 정보를 포함한 데이터 세트를 공개했고, 이를 대신 사용할 것을 권했으나 연구자들이 거부했다며 비판했다.
페이스북 측의 이 같은 주장에 뉴욕대 Ad옵서버터리의 연구자, 미국 FTC를 비롯해 다양한 학술단체, 시민단체, 언론 등에서 반박과 비판이 쏟아졌다. 먼저 페이스북이 이번 조치를 FTC의 판결에 따른 이행이라고 밝힌 데 대해 사무엘 르빈(Samuel Levine) FTC 소비자보호국장 권한대행은 공개서한을 통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FTC와 페이스북 간의 합의문에 뉴욕대 Ad옵서버터리의 연구 활동 저지를 강제할 수 있는 조항은 포함돼있지 않다며, 페이스북이 프라이버시나 FTC와의 합의 조항을 핑곗거리로 언급하지 말 것을 꽤 강한 어조로 표현했다(Levine, 2021).1) 뉴욕대 Ad옵서버터리 프로젝트 연구원이자 페이스북의 조치에 직접적으로 피해를 본 뉴욕대 컴퓨터 공학 박사과정 로라 에델슨(Laura Edelson)과 데이먼 맥코이(Damon McCoy) 컴퓨터 공학과 부교수 또한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페이스북의 이번 조치에 대한 실망감과 반박을 피력했다. 프라이버시와 사이버 보안을 연구해 온 연구자들로서 자발적으로 연구에 참여한 프로그램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익명화되고 제한된 정보만을 수집하도록 설계했으며, 이미 이에 대해 페이스북을 포함한 모두의 검증이 가능하도록 프로그램의 소스코드를 투명하게 공개해놓았다고 강조했다(Edelson & McCoy, 2021). 파이어폭스(FireFox) 브라우저를 운영하는 모질라재단의 최고 보안 책임자인 마셜 어윈(Marshall Erwin)은 모질라 블로그를 통해 Ad옵서버 확장 프로그램이 개인 피드에 등장하는 광고 외 “개인 포스트나 친구와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지 않으며 이용자 프로필 정보를 서버에 저장하지도 않는다”라며 페이스북의 프라이버시 관련 주장은 “어불성설(do not hold water)”이라고 말했다(Erwin, 2021).
페이스북과 뉴욕대 연구팀의 갈등은 학계와 시민단체의 관심 또한 불러일으켰다. 인터넷에서의 시민 권리를 옹호하는 비영리 시민단체 전자프런티어재단(EFF, Electronic Frontier Foundation)은 <연구에 대한 페이스북의 공격은 우리 모두의 문제(Facebook’s Attack on Research is Everyone’s Problem)>라는 제목의 블로그를 통해 페이스북을 강력하게 비판했고(Mir & Doctorow, 2021) 컬럼비아대의 나이트수정헌법1조연구소(Knight First Amendment Institute)는 언론 발표문을 통해 페이스북이 온라인 허위 정보에 대한 독립적인 연구를 방해하려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Knight First Amendment Institute, 2021). 학계에서도 테크 기업들의 책임과 관련한 연구를 지지하는 학자들이 동료 학자들의 서명과 함께 온라인으로 성명서를 발표했다(Matias et al. 2021).
플랫폼 투명성 vs. 이용자 프라이버시
페이스북, 구글, 유튜브, 트위터와 같은 인터넷 기반 플랫폼들의 정보 흐름에 대한 영향력이 막대해짐에 따라 이들 기업들의 역할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의와 연구가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플랫폼 콘텐츠 및 이용자 연구에 있어 가장 큰 난관 중 하나는 플랫폼에서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데이터에 대한 접근이 현저히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이에 대해 학계 및 언론계에서는 지속적으로 플랫폼의 투명성 개선을 요구하고 있고, 플랫폼 기업들 또한 공익을 위한 연구 목적으로 조금씩 데이터 접근을 허용하고 있다. 페이스북 또한 크라우드탱글(CrowdTangle)이나 페이스북 광고 라이브러리(Facebook Ad Library) 등을 통해 연구자의 연구 목적 데이터 접근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광고 관련 연구 도구들이 제한된 콘텐츠만을 제공하고 있으며 페이스북이 주장하는 만큼의 자유도가 없다는 비판은 계속돼 왔다(Rosenberg, 2019; Edelman, 2021). 최근 이에 대한 페이스북의 대응 전략은 ‘이용자 프라이버시 보호’인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 개인정보 보호를 최우선하기 때문에 정보의 투명성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물론 페이스북이 이번 사건 관련 블로그에서도 밝혔듯, 무차별적인 온라인 데이터 스크래핑은 온라인 플랫폼 산업에서 통상적으로 불법행위로 여겨진다. 그렇기 때문에 학계 및 언론계의 데이터 수집 관련 윤리의식 확립 또한 필수적이다. 뉴욕대 연구팀은 ‘이 사태에서 가장 의아한 점은 이미 약 반년 넘게 진행돼 온 연구팀의 Ad옵서버 프로그램 자체는 여전히 작동 중이라는 것’이라고 꼬집는다. Ad옵서버 후속 연구인 Ad옵서버터리와 연구진들에 대한 제재를 가했을 뿐 비판의 중심인 Ad옵서버는 여전히 작동 중이며 이용자들의 정보는 계속해서 수집되는 중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로라 에델슨은 페이스북의 이번 조치가 징벌적 차원이라고 느낀다고 밝혔다(Edelman, 2021). 이런 측면에서 이번 사건에서 아쉬운 점은 뉴욕대 학자들이 확장 프로그램의 소스코드를 모두 공개했음에도, 페이스북이 해당 연구 활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페이스북의 장기적 신뢰 회복과 사회 공헌 및 공익 추구와 학계, 언론계의 연구 및 보도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서라도 이번 사태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해결되길 기대해 본다.
1) 페이스북은 이후 연방거래위원회(FTC)의 합의 조항으로 인한 조치였다는 점은 부정확한 표현이었다는 것을 인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