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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포털 구독 서비스, 새로운 기회인가 또 다른 종속인가] 구독경제 시대, 언론사의 생존 전략은
커버스토리 | 등록일 : 2021-09-30

뉴스를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를 포털 플랫폼에서 구독할 수 있다면 이용자로선 편리한 일이다. 반면 언론사는 새로운 기회가 될지, 혹은 위협이 될지 엇갈린 시선으로 포털 구독 서비스를 바라보고 있다. 국내외 사례를 통해 우리 언론이 취해야 할 생존 전략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주 

 

우리는 여전히 정보를 ‘무료’로 취급하는 데 익숙하다. 현재 인터넷 문화의 많은 부분은 ‘정보는 자유로워지기를 원한다(information wants to be free)’라는 사고방식에 기반하고 있다. 따라서 초기 인터넷 시절에는 정보 상품을 유료로 판매하는 것이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우선 인터넷에는 판매하려는 정보 상품을 대체할 수 있는 수많은 상품이 존재했다. 예를 들면, 개별 뉴스 사업자가 온라인 뉴스를 유료로 판매하기로 했다고 하더라도, 이용자들은 다른 뉴스 사업자가 제공하는 무료 뉴스에 얼마든지 접근할 수 있었다. 또한 유료화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기술적인 문제도 있었다.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불법 복제품이나 매끄럽게 제공되지 않는 결제 시스템은 유료화를 가로막는 장벽으로 작용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유료화에 대한 이용자의 심리적 장벽이 높다는 점이었다.

 

불가능에 가깝게 생각했던 온라인 콘텐츠 유료화에 대한 이용자의 심리적 저항은 점차 완화되는 것처럼 보인다. 젊은 세대가 인터넷에 있는 정보는 무료여야만 한다고 생각할 것이라는 선입견과는 다르게, 2015년 18~34세 성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는 55%의 이용자가 영화, 방송, 음악과 같은 온라인 서비스에 직접 비용을 지불하고 있음을 보여줬다(American Press Institute, 2015). 최근 간편해진 온라인 결제 방식과 팬데믹 영향으로 인해 온라인 콘텐츠 구매는 급격히 증가했다. 미국에서는 2020년 자가격리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44%의 스트리밍 비디오 서비스 이용자가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에 가입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Activate Consulting, 2020).

 

온라인 콘텐츠 소비는 영상 분야에서만 증가한 것은 아니다. 구독 관리 플랫폼 주오라(Zuora)의 연구에 따르면 2020년 퍼블리셔의 구독 수익은 16% 증가했다(Guaglione, 2021). 로이터연구소(Reuters Institute, 2021)의 <디지털 뉴스 리포트>는 미국 성인의 21%가 적어도 하나의 온라인 뉴스 미디어에 비용을 지불하고 있으며, 지불하는 사람들 대다수는 평균 두 개의 뉴스 서비스를 구독하고 있음을 밝혔다. 한국의 경우 뉴스를 유료 구독하는 비율은 13% 정도로 조사 대상 국가 중 낮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에서 뉴스를 유료 구독하는 이용자는 전체 콘텐츠 소비에서 여전히 낮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광고에 기반한 온라인 콘텐츠 유통 모델이 적절하게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구독 모델이 언론사에 어떤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림 1] 지난해 온라인 뉴스를 유료 구독한 이용자 <출처 - Reuters Institute, 2021>

 

 

언론사와 플랫폼의 갈등

 

뉴스 사업자는 지배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플랫폼과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맺을 것인지에 대해 오랜 기간 고민해왔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활용하는 버즈피드의 전략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기사를 작성하는 것만으로도 수익을 창출할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버즈피드는 이용자와 소통하기 위해 버즈피드 콘텐츠를 다양한 소셜 플랫폼에 게시함으로써, 이용자가 원하는 플랫폼을 떠나지 않고 버즈피드의 경험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고 언급했다(Ciobanu, 2016). 이러한 방식으로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는 이유는 버즈피드가 수익을 내는 방식이 다른 뉴스 사업자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뉴스 사업자처럼 정치·경제·사회 분야 주제를 다루는 뉴스를 생산하고 있으며, 독자로부터 직접 구독 비용을 통해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네이티브 광고, 제휴 마케팅, 비디오 광고, 상품 판매, 팟캐스트 광고와 같이 홍보를 위한 콘텐츠를 널리 퍼뜨리는 것이 주목적이므로 플랫폼을 도구로 활용할 수도 있다.

 

버즈피드처럼 수익 다각화가 일반적이지 않은 광고 기반의 뉴스 사업자에게 플랫폼 활용이 언제나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었다. 온라인 뉴스 유통 수단으로 플랫폼을 선택한 사업자들은 종이신문보다 낮은 수익과 브랜드 약화라는 어려움을 겪었다. 플랫폼은 개별 언론사 사이트보다 우월한 이용자 경험을 기반으로 언론사 독자를 빼앗아 갔다. 플랫폼을 활용하며 온라인 광고주도 잃고 독자 기반도 약해진 뉴스 사업자의 선택은, 독자와 관계를 회복하고 독자의 직접 구독에 기반한 방식으로 수익 모델을 바꾸는 것이었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성공적인 사례가 뉴욕타임스다. 2020년 3분기 뉴욕타임스는 디지털 구독자가 700만 명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온라인 구독 수익은 34% 증가한 1억 5,530만 달러(약 1,821억 3,500만 원)를 기록했다. 인쇄판 구독 수익인 1억 4,570만 달러(약 1,709억 600만 원)를 넘어서는 수치였다(Lee, 2020).

 

뉴욕타임스는 언제나 자사 홈페이지와 독자를 직접 연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2019년 애플 뉴스의 유료 서비스인 애플 뉴스+가 출시됐을 때, 다수 뉴스 사업자는 애플의 유료 뉴스 서비스에 참여했다. 참여한 뉴스 사업자는 자신의 뉴스 채널과 기사에 광고를 게재할 수 있었고, 독자 분석에 대한 데이터뿐만 아니라 광고 관리 도구를 통해 실적을 검토할 수 있었다. 일부 기사만 무료로 제공하고 나머지 기사를 유료로 제공하는 언론사에는 애플 뉴스 앱을 통해 직접 구독을 돕는 기능도 제공했다. 애플은 2020년 초 1억 2,500만 명의 월간 순 이용자를 유치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와 같은 규모는 해당 언론사 기사를 접한 적 없는 새로운 독자에게 언론사를 알릴 기회일 수도 있었다. 이와 같은 다양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뉴욕타임스는 2020년 애플 뉴스에 뉴스를 공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Gartenberg, 2020). 이는 유료 독자와 직접적인 관계를 구축해 품질 높은 저널리즘을 추구하려는 회사의 전략과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림 2]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왼쪽)와 카카오 구독ON(오른쪽) 서비스 <출처 - 네이버, 카카오 페이지 화면 갈무리>

 

 

구독 서비스와 창작자 경제

 

뉴욕타임스는 2017년 구독 모델을 중심으로 회사의 미래 전략을 세우고 광고 중심에서 구독 중심으로 방향을 전환할 것을 밝혔다. 마크 톰슨(Mark Thompson) 뉴욕타임스 최고경영자는 “우리는 구독 우선 비즈니스입니다. 구독자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우리를 다른 많은 미디어 조직과 차별화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의 선언 이후 많은 주목을 받은 구독 중심 비즈니스 모델이 다시 한번 주목을 받은 것은 국내 사업자의 구독 서비스 출시와 관련이 있다. 네이버는 지난 5월 13일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라는 이름으로 시범 서비스를 출시했다. 누구나 쉽게 콘텐츠 제작부터 판매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를 통해 콘텐츠 창작자들이 더욱 쉽게 고객과 관계 맺을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하자는 취지였다. 카카오도 다양한 구독 서비스를 고객과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구독ON’이란 이름으로 출시했다. 카카오 서비스는 콘텐츠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식품, 가전, 생필품 같은 실물 상품과 청소, 세탁 같은 무형의 서비스를 포함하는 다양한 상품의 구독을 지원한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용자가 직접 비용을 지불한다는 점에서 뉴욕타임스가 언급한 구독 모델과 유사한 것처럼 보이지만, 국내 플랫폼 사업자의 구독 서비스는 소규모 창작자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흐름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구독 모델은 온라인에서 창작자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방식의 하나로 종종 언급된다. 창작자 경제(Creator Economy)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0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으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도 아직은 모호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용어는 제작자를 새로운 방식으로 지원하도록 설계된 차세대 소셜미디어 공간에서 콘텐츠를 제작하고 수익을 만들어내는 모든 노력을 포함한다. 아프리카TV와 같은 플랫폼에서 팬을 통해 직접 수익을 얻는 구독 모델은 점차 여러 서비스에 일반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온리팬즈(OnlyFans), 패트리온(Patreon), 서브스택(Substack)이 있다. 이러한 플랫폼은 열정적인 팬으로부터 창작자가 직접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새롭게 생겨난 서비스 외에도 유튜브, 트위터, 인스타그램 같은 대형 기술 플랫폼도 창작자가 직접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능을 플랫폼에 포함하기 시작했다. 

 

뉴스 사업자도 국내 플랫폼 기업의 새로운 구독 서비스에 관심을 보인다. 텍스트 기반의 콘텐츠 제작은 영상 포맷 기반의 콘텐츠와 다르게 광고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프리미엄콘텐츠 출시 당시에는 기존 미디어를 중심으로 25개의 채널 입점이 이뤄졌다. 하지만 머니투데이 ‘부릿지’는 사업 철회를 선언했으며, 2차 입점에는 22개 채널이 추가돼 전체 46개 채널로 구성돼 있다. 1차 입점 때 절반 이상이 언론사였던 데 반해 2차 입점에는 개인 창작자, 출판사, 스타트업이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 타사 서비스를 통해 독자와 관계를 맺는 방식은 생산·유통·판매·고객 관리를 모두 처리하기 어려운 개인이나 소규모 창작자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대형 언론사에 플랫폼 구독 서비스가 어떤 방식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고민해볼 만한 부분이 많다.

 

 

[그림 3] 창작자 경제와 기술 플랫폼 <출처 - Fischer, 2021>

 

 

서비스 조직화와 사업 통제권이 중요

 

플랫폼의 온라인 콘텐츠 구독 서비스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정보라는 상품을 판매하는 사업자에게 광고가 유일한 사업 방식은 아니라는 점이다. 광고 시장에 기반한 수익 모델은 모든 사업자에게 같은 광고주 집단을 놓고 경쟁할 것을 강요한다. 하지만 광고는 전체 시장경제의 일부분만을 차지할 뿐이다. 광고라는 하나의 사업 계획을 세우고 하나의 고객 집단을 기반으로 모든 사업자가 경쟁하는 모습은 매우 좁은 시장에서 좁은 게임을 진행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현재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이 소액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고 다른 사업자보다 경쟁 우위를 차지하려고 노력하지만, 이러한 서비스가 언론에 도움이 될지는 각 언론사의 규모와 조직 구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구독에 관해 이야기할 때 뉴욕타임스나 포털의 새로운 서비스나 같은 것처럼 보이지만, 핵심은 광고인가 구독인가에 대한 부분이 아니다. 내가 얼마나 사업의 많은 부분을 통제할 수 있는지 없는지의 문제다. 애플 뉴스가 구독이 가능한 결제 시스템을 제공하고 놀라울 만큼 큰 독자 규모를 제공하지만, 애플 뉴스 파트너의 온라인 트래픽을 자체 앱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Turvill, 2020). 이러한 사실은 초기에 플랫폼 서비스 참여로 혜택을 얻을 수도 있지만, 언제든 사업의 통제권을 상실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만약 타사 플랫폼에 의존해 구독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방식 역시 광고처럼 하나의 단일한 수익 모델은 될 수 없다. 독자들은 지나치게 많은 구독 서비스에 피로를 느끼고 종종 서비스를 이탈하기도 한다. 따라서 구독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뉴스 사업자들은 더 많은 인력을 고용하고 고객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때로는 가입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새롭게 다듬고 변경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쿼츠(Quartz)는 설문조사에서 유료 구독자의 75%가 뉴스레터를 통해 콘텐츠로 유입됐다는 사실을 발견한 후 이메일 뉴스레터를 중심으로 한 구독 프로그램에 다시 집중하고 있다. 니콜라스 톰슨(Nicholas Thompson) 애틀랜틱(The Atlantic) CEO는 성장을 계속하기 위해 지난 1년간 보도를 돌이켜보고 차별화된 취재 영역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Guaglione, 2021). 구독 모델은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광고인지 구독인지에 대한 접근보다 어떤 식으로 기업의 서비스를 조직화하고 사업의 어떤 영역까지 통제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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