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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월드 와이드] 미국
미디어 월드 와이드 | 등록일 : 2022-04-29

2022년 4월 4일, 테슬라와 스페이스 X의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대형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위터 지분의 약 9.2%를 사들였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로써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의 최대 주주가 됐다. 이 소식이 전해진 후 당일 트위터 주가는 약 27% 수직 상승했다. 개인이 이 정도 규모의 대형 회사 주식을 대규모로 사들이는 경우는 드물 뿐만 아니라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하나라는 점, 그리고 트위터 및 소셜미디어 세계 전반과 관련해서 다양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해왔다는 점 때문에 일각에서 머스크의 행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추측과 해석이 이뤄지고 있다. 본고에서는 이번 이슈의 개요를 살펴보고 그 배경과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본다.

 

 트위터 최대 주주로 깜짝 등장한 일론 머스크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주식 보유 현황은 모든 이에게 깜짝 뉴스로 전해졌다. 이 수치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에 제출된 서류와 함께 공개됐다. 공시된 서류에 의하면 일론 머스크는 2022년 3월 14일부로 트위터 주식 약 7,350만 주를 소유하고 있었다. 이는 서류 공개 전 주 금요일 장 마감 당시 가격 기준으로, 약 29억 달러(약 3조 6,163억 원)의 가치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 1월 31일부터 천천히 트위터의 주식을 매입해 온 것으로 밝혀졌고, 3월 14일부로 기준 회사 지분의 5%를 소유했다. 이후 지속적인 매입으로 지분 약 9.2%를 소유한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의 공동 창업자이자 전 CEO인 잭 도시(Jack Dorsey)나 주요 기관투자자들을 제치고 최대 주주가 됐다(Needleman & Feuer, 2022a)[그림 1]. 머스크는 본인의 지분은 수동적(passive)일 것이며,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서류에 합병이나 매각을 강요하거나 회사의 배당이나 주식 환매 정책을 변경할 “현재 계획이나 의도는 없다(no present plans or intentions)”고 밝혔다(Needleman & Feuer, 2022b).

 

이 같은 사실이 전해진 다음 날 트위터 CEO 파라그 아그라왈(Parag Agrawal)은 일론 머스크에게 트위터의 이사로 합류할 것을 제안했다고 본인의 트위터를 통해 알렸고, 일론 머스크 또한 트위터를 통해 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사회 일원이 되면 머스크가 소유할 수 있는 지분은 14.9%로 제한된다. 열렬한 트위터 유저인데다 그간 트위터 및 소셜 미디어 전반에 대한 비판 및 견해를 숨기지 않았던 일론 머스크였기에 트위터 이사로서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사회 합류 소식이 있고나서 5일 후 일론 머스크는 돌연 이사직 제안을 거절했다. 파라그 아그라왈은 4월 10일 밤 본인의 트위터를 통해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이사회에 합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그와 관련해 회사 내부에 공유했던 메모를 함께 공개했다. 그가 공개한 메모에 이 같은 결정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는 포함돼 있지 않았다. 일론 머스크 본인과 이사회 멤버들과 많은 토의를 계속해왔다고 말한 파라그 아그라왈은 일론 머스크가 공식적으로 이사회 일원이 될 예정이었던 4월 9일 아침 반려 의사를 밝혔다며 “나는 이것이 최선인 것으로 생각한다(I believe this is for the best)”라고 적었다. 또한 일론 머스크는 여전히 트위터의 최대 주주고, 트위터는 주주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회사로서 일론 머스크의 의견에 항상 열려있을 것이라며 마무리했다(Siddiqui, 2022).

 

이사회 합류 거부한 일론 머스크, 트위터 이사회 ‘포이즌 필’ 방어에 나서

 

트위터 이사회 합류를 돌연 거부해 모두가 일론 머스크의 의중을 궁금해하고 있던 며칠 사이 일론 머스크는 증권거래위원회에 트위터 회사 자체를 사들이겠다는 제안을 제출했다. 제출된 서류에 의하면 일론 머스크의 구매 제안 규모는 약 430억 달러(약 53조 6,253억 원)에 이른다. 일론 머스크는 본인 지분 외 트위터 주식 전부를 주당 54.2달러(약 6만 원)에 사겠다고 제안했다. 이는 4월 1일 종가 기준 38%의 프리미엄을 붙인 가격이다. 증권거래위원회 제출 서류에 첨부된 서신을 통해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 회장 브렛 테일러(Bret Taylor)에게 본인이 트위터에 투자한 이유는 자신이 “표현의 자유가 민주주의가 기능하기 위한 사회적 필수 요소(I believe free speech is a societal imprerative for a functioning democracy)”라고 믿으며, 트위터가 “전 세계의 표현의 자유를 위한 플랫폼이 될 잠재력을 믿기 때문(I believe in its potential to be the platform for free speech around the globe)”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트위터의 현재 구조로는 이 같은 사회적 책임을 다 하거나 회사가 번창하지 못할 것임을 깨달았다(realize the company will neither thrive nor serve this soceital imperative in its current form)”며 트위터가 “비상장 개인회사로 바뀔 필요가 있다(needs to be transformed as a private company)”라고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나아가 이번 제안은 최선이자 마지막 제안이며 거래가 성사되지 못 할 경우 트위터에 대한 투자를 계속 유지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Zilber, 2022). 

 

 

[그림 1] 트위터 상위 10개 주주 목록 <출처 - De Avila & Feuer, 2022>

 

 

일론 머스크의 제안과 관련해 트위터는 곧바로 성명을 통해 그의 제안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며 회사와 주주들에 최대한 이익이 될 것으로 보이는 방향으로 결정할 것이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 날 트위터 이사회는 이른바 ‘포이즌 필(Poison Pill)’ 방어 계획을 도입하는 데 만장일치로 합의했음을 밝혔다. 포이즌 필 방어는 매수 대상이 된 기업이 도입할 수 있는 대항책 중 하나로 기업 가치를 의도적으로 낮춤으로써 매수하려는 측의 현재 보유 주식 가치를 희석하는 전략이다. 트위터는 일론 머스크의 지분이 15%를 넘어가는 순간 일론 머스크를 제외한 다른 주주들에게 트위터 주식을 할인된 가격에 매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웨드부시증권(Wedbush Securities)의 애널리스트 대니얼 아이브스(Daniel Ives)는 트위터를 인수할 만한 다른 입찰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일론 머스크가 결과적으로 트위터를 사유화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이번 포이즌 필 방어는 일론 머스크 외에 다른 입찰자를 찾을 시간을 벌기 위한 의도였을 것으로 분석했다(Zilber, 2022; O’Brien, 2022).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매수가 성공할 것인지 그리고 그의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NBA 농구팀 댈러스 매버릭스(Dallas Mavericks) 구단주이자 억만장자인 마크 큐반(Mark Cuban)은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매수 제안은 트위터 주가를 올린 후 팔아 개인적 이득을 얻기 위한 목적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O’Brien, 2022). 이와는 별개로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매수를 위한 자금 마련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면서 트위터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Kosman, 2022).

 

진정한 표현의 자유 실현인가, 거대 부호의 소셜미디어 사유화인가?

 

8,300만 명의 트위터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는 일론 머스크는 가장 영향력 있고 활발한 트위터 유저 중 하나다. 예측할 수 없는 일론 머스크의 기행들은 대부분 트위터를 통해서 이뤄졌음을 이미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는 중요 트위터 유저이면서도 동시에 가장 목소리가 큰 비판론자기도 했다. 특히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이슈에 대해서 그렇다. 자칭 ‘표현의 자유 절대론자(free speech absolutist)’인 그는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이슈에 관한 본인의 의견을 강하게 표현해 왔다. 특히 최근 가짜뉴스의 확산 등과 관련해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이 계정 정지나 부적절한 콘텐츠 표시 등 다양한 콘텐츠 조절책(content moderation)을 실험하고 시행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조차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러시아의 침공을 당한 우크라이나에 자신의 회사 스페이스 X의 위성을 이용해 무료로 인터넷을 제공하면서도 일론 머스크는 러시아 발 언론사들의 콘텐츠를 절대 막지 않겠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이는 최근 트위터가 러시아 국영 매체 및 정부 관련 트위터 계정의 콘텐츠를 플랫폼에서 삭제하기 시작한 시점에서 나온 입장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표현의 자유에 있어 일론 머스크와 트위터 간의 입장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림 2] 일론 머스크 트위터 관련 게시글 <출처 – 트위터 화면 갈무리>

 

 

트위터 지분에 대한 보도가 나오기 전부터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표현했다. 예를 들어 2022년 3월 25일, 그는 트위터 알고리즘이 오픈소스로 공개돼야 하는지, 그리고 트위터가 표현의 자유라는 원칙을 엄격하게 지키고 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투표를 올리며 트위터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본인의 생각을 우회적으로 표출했다.[그림 2] 며칠 후 월스트리트저널은 그가 새로운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만드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giving serious thought)”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Prang, 2022).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려는 의도가 순수한 표현의 자유라는 가치 때문인지는 의심할 여지가 여전히 남아있다. 표현의 자유 수호자처럼 행동하지만 실제로 본인에 대해 좋지 않은 말을 한 사람들에게 보복성 행위를 했던 과거 정황들이 여러 번 있기 때문이다(Hull, Frier, Adler, & Bloomberg, 2022). 또한, 일론 머스크가 정의하는 표현의 자유가 무엇인지 모두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로서는 일론 머스크에게 표현의 자유란 누구나 어떤 말이든 할 수 있고, 특히 온라인 및 소셜미디어에서 그 어떤 표현도 금지되거나 차단 당해선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통념이나 가치에 반하거나, 수위를 넘어 서로를 헐뜯는 발언과 같은 표현이 모두 허용되고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표현만이 관심을 받아 오히려 대다수의 대중이 해당 플랫폼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지 못하게 된다면 그것을 진정한 표현의 자유라고 할 수 있을까? 트위터와 같은 규모의 미디어 플랫폼을 개인이 소유하고 통제하는 것이 과연 진정한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공론의 장을 만들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일까? 일론 머스크와 트위터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은 이러한 중요한 질문들에 대해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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