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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월드 와이드] 독일
미디어 월드 와이드 | 등록일 : 2022-05-27

다양성과 포용, 지금 글로벌 기업들이 기후 이슈만큼 중요하게 다루는 주제다. 기업들은 연례 보고서나 지속가능 보고서를 통해 주요 관리직의 성별, 국적 등 다양성 비율을 공개하고, 향후 목표를 제시한다. 미디어 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독일 미디어 기업 악셀슈프링어(Axel Springer)는 지난 2020년 7월 다양성 및 포용 전략팀(The Global Diversity & Inclusion Team, 이하 D&I팀)을 신설했다. D&I팀은 지난해 9월 기업의 2026년 목표를 발표했다. 관리자 직군의 여성 비율을 2026년까지 최소 40%로 확대하는 게 주요 목표다. 전통적 언론사에서 글로벌 미디어 그룹으로 거듭난 악셀슈프링어의 다양성 전략을 살펴본다.


옐로우 저널리즘 vs 글로벌 미디어 기업

 

악셀슈프링어는 한때 독일 황색 신문의 상징인 빌트(Bild) 출판사로 유명했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 독​일에서는 여전히 옐로우 저널리즘의 상징으로 꼽힌다. 하지만 악셀슈프링어의 행보를 보고 있자면 글로벌 시장에서 선도적인 미디어 그룹이 되고자 하는 야심이 보인다. 악셀슈프링어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미디어 테크 기업으로 삼는다. 악셀슈프링어의 포트폴리오는 독일의 신문·방송 미디어는 물론, 커리어 포털 스텝스톤(StepStone)과 모바일 뉴스 서비스 업데이(Upday), 부동산 포털, 뉴스레터 서비스 등 미디어와 테크, 콘텐츠 분야를 아우른다. 미국 기반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Business Insider)와 폴리티코(Politico)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영향력도 계속 확대했다. 현재 40여 개 국가에서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직원 수는 1만 6,000명이 넘는다.

 

악셀슈프링어의 지속가능 보고서는 2005년부터 발행됐다. 그때부터 국제적인 지속가능 보고서 기준인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 표준을 바탕으로 했다. 미디어 기업 중에서는 상당히 빠른 편이었다. 2019년에는 전면적인 기업 리브랜딩을 단행했다. 비슷한 시기 미국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가 악셀슈프링어 지분을 각각 35.6%, 12.9% 확보했다.1) 지금 악셀슈프링어가 여느 글로벌 기업처럼 지속가능성과 다양성, 포용성을 내세우는 배경이기도 하다.

 

글로벌 다양성 및 포용팀(D&I)

 

악셀슈프링어는 2020년 7월 D&I팀을 설치했다. 독일은 물론 글로벌 차원에서 그룹 내 다양성과 소속감, 창조적인 문화를 진흥하기 위해서다. 다양성과 평등, 포용 세 가지 축을 통해 소속감을 줄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게 목표다. 팀장은 경영팀 시니어 매니저로 일하던 산드라 주벨(Sandra Subel)이 맡았다. 당시 34세였다. 악셀슈프링어 측은 “우리는 기업 내에서 관용과 다양성, 기업가 정신을 장려한다”며 “우리 직원들이 LGBT+-네트워크처럼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공존을 위한 이니셔티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걸 기쁘게 생각한다. 우리의 포용 문화를 국제적으로 확대하고 더욱 다양해지기 위해서 다양성 및 포용팀 리더 직을 신설했다”2)고 설명했다. 악셀슈프링어 D&I팀은 초기 전략을 짜는 데 에너지를 쏟았다. 계열사 직원들을 상대로 인터뷰와 설문조사, 워크숍 등을 진행해 구성원들의 인식과 분위기를 파악하고, 한계점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그룹의 다양성 및 포용성 확대 전략을 세웠다.

 

지난해 9월 악셀슈프링어 경영이사회는 2026년까지 관리직 여성 비율을 40%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D&I팀이 주최한 글로벌 다양성 주간 행사에서다. 그전까지는 30%를 목표로 했는데, 한 단계 높인 것이다. 젠더 다양성에는 남녀 구분이 아닌 논바이너리(non-binary) 정체성을 가진 직원도 포함돼 있으며 이들의 가시성과 대표성을 개선하고 포함하는 데도 노력할 방침이다. 악셀슈프링어 측은 “(다양성은) 관점을 바꾸고 새롭고 창의적인 솔루션을 위한 시야를 확대하고, 더 크고 지속가능한 성공적인 비즈니스 기반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우리의 장기적 목표는 분명하다. 악셀슈프링어의 성별 균형이 인구의 성별 균형을 반영하기를 원한다”3)고 밝혔다. 악셀슈프링어는 이 외에도 그룹 전체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화하기 위한 2026 전략을 발표했다.

 

 

악셀슈프링어 D&I팀 기조. 공평함, 포용성, 다양성을 통해 소속감을 주는 조직 문화를 만든다. <출처 – 악셀슈프링어 글로벌 다양성 및 포용팀 웹사이트, https://www.diversity.axelspringer.com/our-vision>;

 

 

악셀슈프링어 D&I팀의 5가지 전략

 

악셀슈프링어 D&I 팀의 2026년 전략 목표는 크게 5가지로 △리더십 활성화 △신뢰할 수 있는 노력 △포용적인 커리어 △재능 경험 △데이터 활용이다. 각 부문에 대한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 목표도 설정했다.

 

첫 번째 ‘리더십 활성화’는 (대부분 남성인) 현재 리더들의 인식을 개선하고 포용적 태도를 진흥하며 리더십 내부의 다양성을 증가시킨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2022년까지 최고경영진 모두가 다양성 및 포용 리더십 교육을 받는다. 경영진의 성과 평가 및 보상에도 다양성과 포용 관련 기준이 적용된다. 2026년까지 최고 경영진의 다양성 비율을 40~60%로 확대할 예정이며, 젠더 이분법을 넘어서는 다양성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론을 2023년까지 제시할 계획이다.

 

두 번째 ‘신뢰할 수 있는 노력’은 다양성과 포용성을 위한 목표가 단순한 선언이 아닌 실현될 목표라는 신뢰를 줘야 한다는 뜻이다. 신뢰가 있어야 임직원들의 참여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D&I팀은 취해야 할 행동과 태도를 명확하게 밝히고, 2023년부터 매년 다양성 및 포용 보고서를 발행한다. 더불어 다양성과 포용성을 확대하는 일이 비즈니스에 어떤 잠재력이 있는지 평가하고 기업 고객 및 소비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계획이다. 해당 이슈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시혜적인 행위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기업에 이익을 가져온다는 점을 밝히는 것이다. 그룹 임직원들과 다양성 및 포용성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는 작업도 계속한다.

 

세 번째 ‘포용적 커리어’는 성공적인 직원 이미지에 대한 인식과 신념을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구체적으로는 2022년부터 ‘언어’를 직업적 승진에 대한 장애물로 다룰 예정이다. 이는 기업 문화에서 독일어나 영어 등 지배적인 언어를 잘 구사하거나, 단순히 말을 잘하는 것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문화를 개선하겠다는 의미다. 다양한 국적의 직원들이 일하는 글로벌 기업에서 더욱 요구되는 자세기도 하다. 또한 2023년까지 직원들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편견을 줄이기 위한 시스템을 개발할 예정이다.

 

 

악셀슈프링어 글로벌 D&I팀장 산드라 주벨(Sandra Subel) <출처 – 악셀슈프링어 글로벌 다양성 및 포용팀 웹사이트, https://www.diversity.axelspringer.com/the-global-di-team>;

 

 

네 번째 ‘재능 경험’은 직원에게 공평하고 투명한 커리어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직원 개개인의 다양한 상황과 생애주기에 따른 다양한 노동 모델을 제안하고, 단계별 커리어 정책과 시스템 등을 평가하고 재구성할 계획이다.

 

마지막 ‘데이터 활용’은 조직과 개별적 목표 달성을 위해 데이터에 기반한 결정을 내린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2023년까지 구성원 정체성에 대해 스스로 답하는 셀프 아이디(Self-ID)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분석한다. 셀프 아이디 설문조사는 직원 스스로 성별, 인종 등 자신의 정체성을 밝히는 것으로 기업의 다양성 평가를 위해 인사관리 시스템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를 통해 인력 데이터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해당 그룹별로 임금격차 등을 좀 더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악셀슈프링어 D&I팀은 “우리는 언제까지 무엇을 달성할 것인지에 대해 명확한 로드맵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이 일이 단거리 경주가 아닌 마라톤이라는 걸 안다”며 구성원들의 협조를 요청했다.

 

악셀슈프링어 그룹에는 2014년부터 이미 퀴어 커뮤니티가 있었다. 레즈비언, 게이와 바이, 트랜스 및 인터섹슈얼(LGBTI-lesbian, gay, bisexual, transgender, intersex) 정체성을 가진 직원들의 모임이다. 악셀슈프링어의 이름으로 베를린의 퀴어 페스티벌에 참석하는 것은 물론, 조직 내 차별 경험을 공개하고 LGBTI 직원들의 권익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독자적인 웹사이트를 만들고 조직 내외부와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악셀슈프링어의 다양성과 포용팀의 2026 선언이 공허하게 들리지 않는 것은 이처럼 오랫동안 쌓여온 작은 변화와 경험, 시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표] 악셀슈프링어 다양성 및 포용팀의 2026 전략 <출처 - 악셀슈프링어 글로벌 다양성 및 포용팀 웹사이트 https://www.diversity.axelspringer.com/strategy>; 

 

물론 가는 길이 쉽지만은 않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악셀슈프링어의 대표 브랜드인 빌트는 오랫동안 섹시즘을 병행하며 돈을 벌어온 상품이다. 지난해 말에는 빌트 편집장이 성추문으로 해고되기도 했다. 당시 독일 분위기는 시쳇말로 ‘빌트가 빌트했다’는 반응이었다. 악셀슈프링어 D&I팀이 가는 길을 ‘마라톤’이라고 표현한 데는 이러한 현실이 내재돼 있다. 그럼에도 이런 시도가 의미 있는 것은 목표가 있어야 달성과 실패를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일과 하지 않은 일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목표가 없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 또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1) https://www.axelspringer.com/de/investor-relations

2) Sommerfeld, J., <Axel Springer ernennt Sandra Subel zur Head of Diversity and Inclusion>, Axel Springer, 2020.5.26,https://www.axelspringer.com/de/ax-press-release/axel-springer-ernennt-sandrasubel-zur-head-of-diversity-and-inclusion

3) Bauer, J., <Axel Springer raises targets for greater gender diversity in management positions>, Axel Springer, 2021.9.22,https://www.axelspringer.com/en/ax-press-release/axel-springer-raises-targetsfor-greater-gender-diversity-in-management-posi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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