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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월드 와이드] 영국
미디어 월드 와이드 | 등록일 : 2022-07-29

영국의 언론중재기관이 자살 예방 단체와 함께 자살에 대한 보도 가이드라인을 재발표했다. 영국 독립언론기준단체(Independent Press Standards Organisation, 이하 IPSO)는 영국에서 간행되는 출판물에 대해 조언·감시하는 기관이다. 이번 자살 보도 관련 가이드라인은 지난 2020년 영국의 자살 예방 시민단체인 ‘사마리아인들(Samaritans)’에서 발표한 것을 다시 론칭한 것이다. IPSO는 자살 관련 보도지침을 정비하기 위해 자살 관련 주제에 권위를 지닌 이 단체와 장기간 협력해 온 바 있다.

 

영국 보건 당국은 코로나19 시국에서 벗어나는 시점에 자살률 증가를 예상해 자살 예방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올해 영국 자살예방연합(National Suicide Prevention Alliance, 이하 NSPA)에서 주최한 자살 예방 학술대회에서 루이스 애플비(Louis Appleby) 맨체스터대 교수는 코로나19 발생 및 록다운(lockdown) 이후 자살률은 오히려 감소했으나, 경제 침체의 파급효과로 인한 향후 자살률 증가에 주목하고 있다고 발표했다.1) 실례로 지난 2008년 미국발 경제 침체 여파로 영국에서 자살률이 증가했으나, 경기 안정 이후 자살률이 소폭 감소하기도 했다.2)


미디어가 자살에 미치는 영향

 

동서양을 막론하고 자살 관련 보도 이후 그 미디어의 영향권에 있는 인구의 자살률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3)4)5)6) 특히 유명인 혹은 미디어 소비자가 동질감을 느끼거나 감정이입이 쉬운 상대의 자살 보도 이후 한 달 동안 평균 자살률 증가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7)8)9) 또한 언론이 자살 내용을 상세하게 묘사하고 헤드라인 등으로 강조했을 경우, 후속 보도로 이어지거나 자살 방법 및 유서에 대한 보도가 있을 경우 청소년의 모방 자살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6) 최근 발표한 체계적 검토(systematic review) 및 메타 분석에서 토마스 니더크로텐탈러(Thomas Niederkrotenthaler) 비엔나의과대 교수는 유명 연예인의 자살 보도 이후 평균 한 달 자살률이 약 13% 증가했다고 파악했다. 또한 그 유명인의 자살 방법이 보도됐을 경우, 같은 방법으로 모방 자살에 이른 경우는 대략 30%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10)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2017년 <미디어 전문가를 위한 자살 예방 지침(Preventing Suicide: A Resource For Media Professionals)>을 작성해 한국어를 포함한 6개 국어로 발표한 바 있다.11) WHO의 이 지침은 신문, 방송 및 온라인 매체에 종사하는 전문가를 대상으로 작성됐으며, 한국어판은 중앙심리부검센터에서 제공했다. 이 지침에서는 자살 관련 보도 시 최대한 간략하게 하되 자살을 극복한 사례에 대해 더 집중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때문에 자살 관련 기사는 헤드라인이나 주요 기사로 부각하지 말고 보도의 반복 또한 극도로 조심스럽게 다룰 것을 명시했다. 특히 유명인사의 자살을 보도할 때 그 부정적 파급효과를 고려해, 그들의 사인이나 죽음 방법보다는 생전의 업적 위주로 보도할 것을 강조했다. 더욱이 사인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 언론의 추측성 보도의 위험성과 파급효과에 대해서 경고하고 있다.[표 1]


 


 


언론 역할 강조한 자살 보도 지침 

 

IPSO는 영국과 아일랜드에서만 한 해 평균 6,000명이 자살로 목숨을 잃는다는 사실에 심각성을 인지하고 사회적 문제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자살에 대한 보도는 당사자와 유족, 지인들에게는 공개하고 싶지 않은 사적인 내용일 수 있으나 언론은 보도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명시했다. 다만 보도 시 자살 감정을 느끼는 사람들이 도움을 구할 수 있도록 예방 차원의 보도가 중심이 될 것을 강조했다. IPSO는 일반적으로 영국의 언론인들이 따라야 할 가이드라인으로 <편집자의 보도지침(Editors’ Code of Practice)>을 발행하고 있다.12) 그러나 이 보도지침은 일반적인 언론 활동에 대한 내용이므로 자살 보도에 관한 상세한 내용이 언급돼 있지는 않다. 때문에 IPSO는 언론이 자살 관련 보도를 할 때 가급적 자살 예방 시민단체인 사마리아인들에서 발행한 별도 가이드라인을 따를 것을 권하고 있다. 사마리아인들은 현재 영국에서 자살 예방 및 피해자 구제와 관련해 대중에게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앞서 언급한 WHO의 자살 관련 보도 권고 사항에 따르면 자살 관련 보도를 할 때 미디어 소비자가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기관 정보를 반드시 함께 실을 것을 명시하고 있는데, 이때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 전달을 위해 여러 기관을 나열하지 않고 24시간 연락 가능한 한 기관의 연락처만 기입하도록 강조했다.11) 사마리아인들은 이때 대표적으로 표기되는 단체기도 하다.

 

이 단체에서 발행한 가이드라인에서 구체적으로 명시한 자살 보도 관련 10대 지침은 [표 2]와 같다. 이 사마리아인들의 가이드라인 서문에서 런던시티대 명예교수이자 언론인인 로이 그린슬래이드(Roy Greenslade) 교수는 초임 기자 시절 자신의 경험을 공개했다. 1960년대 초반 그린슬래이드 교수는 한 소년의 자살 기사 초안에 자살 방법을 표기했다고 고백했다. 다행히 편집인이 그 부분을 삭제해 자살 방법에 대한 내용이 보도되진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2주 뒤 다른 한 소년이 모방 자살을 시도했는데 다행히 생존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린슬래이드 교수는 그때 은퇴한 경찰이 사마리아인들과 함께 언론사를 방문해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진단과 조언을 했다고 서술했다. 그는 50여 년이 지난 지금은 자살 관련 보도를 이전에 비해 훨씬 예민하고 섬세하게 다루고 있지만, 무엇을 보도하고 하지 말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아직도 남아있음을 언급하며 다음의 세 가지 사항에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 첫째,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가. 둘째, 유족들의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그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가. 셋째, 힘든 상황에 있을 다른 사람들에게 미칠 영향을 최소화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영국의료서비스(National Health Service) 소속의 정신과전문의인 마이클 어트슨(Michael Utterson)은 영국 온라인 매체의 자살 관련 기사의 상당수가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는 것으로 보고했다.13) 그는 이 연구에서 229건의 자살 보도 기사 중 199건이 위의 10대 지침을 최소 한 가지 이상 위반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 때문에, IPSO는 영국의 언론인들이 자살 보도에 대해 책임감 있는 자세를 가질 수 있도록 사마리아인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블로그 및 팟캐스트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보도 전 원고 검토 및 언론인 교육 프로그램 또한 진행하고 있다. 교육 프로그램은 언론사별 특성에 맞는 내용으로 진행하기도 하며 최근에는 줌 등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기도 한다.

 

한편, 자살과 관련해 언론 보도의 긍정적 효과, 이른바 파파게노 효과14) 또한 보고되고 있다.15) 오스트리아에서 자살 관련 출판 보도물을 잠재계층분석(Latent Class Analysis)한 연구에 따르면, 언론이 극복 방법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을 경우, 긍정적인 상관관계를 가진 것으로 판단했다. 팬데믹 및 국제 정세로 인해 경기 침체가 예상돼 언론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1393,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개’ 어플리케이션,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출처 – 한국기자협회>

 

 

 

 

 

1) Appleby, L., et al., <Suicide in England in the COVID-19 pandemic: Early observational data from real time surveillance>, The Lancet Regional Health-Europe, 2021.

2) Barr, B., et al., <Suicides associated with the 2008-10 economic recession in England: time trend analysis>, BMJ: British Medical

Journal, 2012.

3) Phi l l ips, D., <The Inf luence of Suggestion on Suicide: Substantive and Theoretical Implications of the Werther Effect>, American Sociological Review, 1974.

4) Wasserman, I.M., <Imitation and Suicide: A Reexamination of the Werther Effect>, American Sociological Review, 1984. 

5) Cheng, A.T., et al., <The influence of media reporting of the suicide of a celebrity on suicide rates: a population-based study>, Int J Epidemiol, 2007.

6) Gould, M.S., et al., <Newspaper coverage of suicide and initiation of suicide clusters in teenagers in the USA, 1988-96: a retrospective, population-based, case-control study>, The Lancet Psychiatry, 2014.

7) Stack, S., <Celebrities and Suicide: A Taxonomy and Analysis, 1948-1983>, American sociological review, 1987.

8) Stack, S., <Audience receptiveness, the media, and aged suicide, 1968–1980>, Journal of Aging Studies, 1990. 

9) Niederkrotenthaler, T., et al., <Changes in suicide rates 

following media reports on celebrity suicide: a meta-analysis>, J Epidemiol Community Health, 2012.

10) Niederkrotenthaler, T., et al., <Association between suicide reporting in the media and suicide: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BMJ: British Medical Journal, 2020.

11) World Health Organization and 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Suicide & Prevention, <Preventing suicide A resource for media professionals Update 2017>, World Health Organization, 2017.

12) <Editors’ Code of Practice>, Independent Press Standards Organisation, 2021.

13) Utterson, M., Daoud, J., & Dutta, R., <Online media reporting of suicides: analysis of adherence to existing guidelines>, BJPsych

Bull, 2017.

14) 자살 관련 언론 보도를 자제하고 구체적 방법을 보도하지 않음으로써 자살률을 낮추는 효과. 편집자 주

15) Niederkrotenthaler, T., et al., <Role of media reports in completed and prevented suicide: Werther v. Papageno effects>, Br J Psychiatry,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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