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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의 확산은 뉴스 생산·배포 전 과정을 재구성하고 있으며, 저널리즘의 신뢰·지속가능성·노동 환경을 둘러싼 새로운 쟁점을 낳고 있다. 특히 영국은 언론 자유와 규제 체계가 동시에 발달하고, 전국언론노조(NUJ, National Union of Journalists) 등 직능 단체가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환경을 갖추고 있어, 글로벌 미디어 AI 활용 논의를 살펴보기 위한 주요 사례로 적합하다. 한국에서는 영국의 산업·노조·규제 간 상호작용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연구가 드물다. 이에 이번 글에서는 2024년 말부터 2025년 초까지 영국 주요 일간지·방송사·규제기관·노조 활동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AI 도입 현황·쟁점·규제·윤리 원칙 등 향후 한국 언론 정책에 참고할 만한 사항을 제시하고자 한다.
요약·재가공·업무 지원 등에 활용
2025년 3월부터 영국의 주요 일간지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는 구글 제미나이(Gemini)와 연동한 ‘불리틴(Bulletin)’을 공개해 자체 기사를 5~10개 핵심 포인트로 요약·제공하기 시작했다. 논란을 의식한 듯 편집국은 “모든 산출물은 출고 전 기자들이 검토한다(All output is reviewed and checked by journalists before being published)”라고 언급하면서(Independent Advertising, 2025) 하루 백만 뷰를 기록할 정도로 상업적 성과가 있다고 밝혔다.1)
대형 지역지 그룹 리치(Reach)는 사내 도구 ‘구텐(Guten)’으로 한 기자의 기사를 다수 지역 판에 자동 재배포하고 있다. 실제로 한 기자가 하루 150건의 바이라인을 올린 사례가 소개됐고, 회사 측은 충분한 고민을 거쳐야 한다면서도 도입 전면화를 추진하고 있다(Savage, 2025). 최근 대규모 설문조사를 분석한 연구 보도에 따르면, 언론사에서 AI 사용은 “장려 또는 허용”이 다수이며(70% 이상), “사내 챗봇” 접근(50% 이상)과 교육 제공도 널리 이뤄진다. 그럼에도 “임금·노동시간에는 유의한 영향이 없다”는 결론을 제시했다(Waugh, 2025).
한편 가디언 미디어그룹(GMG, Guardian Media Group plc)은 올해 2월 오픈AI(OpenAI)와의 콘텐츠 라이선스 계약을 발표하며 “이번 파트너십은 권위 있는 저널리즘의 지식재산권과 가치를 반영한다(reflects the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and value associated with our award-winning journalism)”라고 밝혔다(GNM Press Office, 2025).
쟁점으로 떠오른 정확성, 일자리 문제, ‘플랫폼 중개’ 위험
AI의 정확성 문제는 핵심 쟁점이다. 최근 사례들은 생성형 AI 모델이 KKK의 폭력을 희석하는 등 판단 오류를 드러낼 수 있음을 보여줬고, 애플도 요약 기능을 중단한 전례가 있다(Savage, 2025). 이에 영국 언론은 자사 검증 기사 요약·표제 제안 등 저위험 보조작업으로 AI의 활용 범위를 제한하고, 최종적으로 인간이 편집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Maher, 2025; Independent Advertising, 2025).
고용·업무 영향은 엇갈린다. 전(前) 인디펜던트 편집장 크리스 블랙허스트(Chris Blackhurst)는 비용 절감을 위한 인력 축소 가능성을 비판했다(very cynical… ‘freeing people up to work elsewhere’, Savage, 2025; Press Gazette 인용). 흥미로운 것은 대규모 설문조사에서 언론인들은 몇 분 수준의 시간 절약은 있으나 직무 만족도 증가는 제한적(12.6%)이라고 답변했다는 것이다(Waugh, 2025). 이는 다른 직종에 비해 매우 낮은 만족도다.
전략적 위험으로는 플랫폼·AI 중개자의 부상이 꼽힌다. 한 영국 미디어 임원은 “우리가 조건을 정하지 못하면 모두 위험하다”라며, “AI가 언론과 독자 사이에 끼어드는” 상황을 가장 우려한다고 말했다(Savage, 2025). 2025년 봄 구글의 AI 오버뷰 실험은 업계의 트래픽 잠식 공포를 자극했다(Savage, 2025; Maher, 2025).
노동·윤리 관점에서 영국 전국언론노조는 “기자 중심의 윤리적 접근을 위한 긴급한 규제적 감독(urgent regulatory oversight… that centres the work of journalists)”, “출처 투명성”을 요구하며, 초상·문체 모방 등 저작권 침해 위험을 경고하기도 했다(NUJ, 2025).
규제 위한 ‘Make It Fair’와 온라인안전법
2025년 2월 25일, 영국 전역의 일간지 1면에 전개된 ‘메이크 잇 페어(Make It Fair)’ 캠페인은, 정부가 AI 훈련을 위한 텍스트·데이터 마이닝(TDM) 예외 확대를 검토하는 데 맞서 “허가·보상 없는 이용은 불공정”이라 주장했다. 캠페인 문구는 다음과 같다. “정부가 법을 바꿔 우리 허락과 보상 없이 창작물을 AI 모델에 쓰게 하려 한다. 창의 산업을 지키자. 그것이 공정하다(use… without our permission or payment… Let’s protect the creative industries – it’s only fair)”(NMA, 2025; Weatherbed, 2025). 오언 메러디스(Owen Meredith) 영국뉴스미디어협회(NMA, News Media Association) CEO는 고품질 콘텐츠 없이는 AI 혁신도 없다며 투명성·보상 원칙을 촉구했다(NMA, 2025). 같은 날 BBC도 정부안은 “현재로선 실행 불가능(currently unworkable)하다”고 밝혔다(BBC 성명 요약 보도)(Press Gazette, 2025).
규제 측면에서는 오프콤(Ofcom)이 2024년 11월 공개서한으로 온라인안전법(Online Safety Act 2023)이 생성형 AI·챗봇에도 적용됨을 명시했다. “챗봇 산출물을 다른 사용자와 공유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는 ‘이용자-대-이용자 서비스’이며… 사용자들이 공유하는 AI 생성물은 인간 생성물과 정확히 동일한 방식으로 규율된다(enables users to share… it will be a userto-userservice; any AI-generated… is… regulated in exactly the same way as humangenerated content)”. 또한 다수 웹사이트를 탐색·요약하는 AI는 ‘검색 서비스’로 본다고 밝혔다(Ofcom, 2024). 오프콤은 2025년부터 위험평가·아동보호·신고 체계 등 의무 준수를 요구하며 의무는 강제 규정임을 경고했다(Ofcom, 2024).
의회 차원에서도 2024년 11월 상원의 ‘뉴스의 미래’ 보고서가 AI가 권위 있는 정보의 개념을 재구성하고 매체 경제를 변형할 위험을 지적, 투명성·집행 강화를 권고했다(House of Lords Library, 2025).
결국 인간이 감독하고, 투명성, 공정성 보장돼야
영국 언론의 내부 원칙은 대체로 △인간 편집·책임, △독자 이익에 부합하는 제한적 사용, △저작권·라이선스 존중으로 수렴한다. 인디펜던트는 “AI와 인간의 공동 감독으로 핵심 브리핑을 제공하되(AI with human editorial supervision… essential news briefing) 편집자·기자가 전 과정을 통제한다”라고 재확인했다(Independent Advertising, 2025). 가디언은 오픈AI와의 합의를 공정한 보상과 귀속을 전제로 추진한다고 밝혔다(GNM Press Office, 2025). 영국언론인노동조합(NUJ, National Union of Journalists)은 데이터 출처의 투명성과 현장 구성원의 참여를 요구하기도 했다(NUJ, 2025).
한편 보건 분야 AI 윤리 논의지만, 영국 연구진이 제안한 공동체 참여 기반의 우선순위 설정은 저널리즘에도 시사점을 준다. “연구 우선순위 설정은 공동체의 목소리를 중심에 둬야 한다(research priority setting must centre community voices).”(Jung et al., 2025) 뉴스룸의 AI 도입에서도 취약 집단 영향 평가, 오류·편향 모니터링, 정정·책임 메커니즘을 제도화하는 방향이 요구된다.
이상 영국의 사례는 실험은 하되, 인간 감독과 투명성·보상 원칙을 견지하는 ‘조심스러운 수용’ 모델로 요약된다. 한국 언론에도 △자사 콘텐츠의 요약·형식 변환 등 저위험 업무부터 단계적으로 적용, △출처·참여·정정의 책임 체계 명문화, △플랫폼·AI 업체와의 협상력 제고를 위한 업계 공조(‘Make It Fair’형 캠페인)가 필요하다. 핵심은 “조건을 우리가 정하느냐(set the terms)”이며, 그 조건의 축은 정확성·책임·공정 보상이어야 한다.
1) <The Independent launches Bulletin – a new brand delivering essential news briefings for seriously busy people>, Independent Advertising, 2025.3.18, https://www.independentadvertising.com/the-independent-launches-bulletin-a-new-brand-eliveringessential-news-briefings-for-seriously-busy-peopl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