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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월드 와이드] 일본
미디어 월드 와이드 | 등록일 : 2022-07-29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참의원 선거 지원 유세 도중 총에 맞아 사망한 사건은 일본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참의원 선거를 목전에 두고 발생한 이번 사건에 대한 일본 언론의 보도는 저널리즘에 다양한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총격 사건을 일본 언론이 어떻게 보도했는지와 어떤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는지 짚어보고, 한국에 주는 시사점을 알아본다.

 

선거에 미친 영향과 언론사 대응

 

이번 사건이 선거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영향이 있었다’는 분석이지만,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의원 선거의 투표율은 52.16%로 3년 전보다 3%포인트 증가했고 이번 선거는 자민당이 승리하리라는 것이 일찌감치 예측된 선거였기에, 총격 사건이 선거 결과에 미친 영향은 크다고 할 수 없다. 125명을 선출하는 참의원 선거에서 여당은 총 76의석(자민당 63의석, 공명당 13의석)을 확보했고, 야당은 49의석을 획득했다. 선거 결과 여당은 참의원에서 146의석으로 과반수를 확보했다.1)

 

아베 전 총리가 총격당했다는 뉴스를 접한 NHK는 나라 지국에 상주하는 기자 약 30명을 경찰서, 병원에 파견하고 도쿄의 사회부, 정치부의 유군(遊軍)팀 20명을 파견했다. 특히 도쿄에서 파견된 기자들은 총격 현장에 있던 일반인을 개별적으로 접촉해 휴대전화 촬영 영상을 제공받았다. 저인망식 취재 결과, NHK는 용의자가 걸어가면서 총을 겨눈 결정적인 순간을 특종 보도하게 됐다. 민영방송은 간사이 지역 네트워크 방송국과 연계하면서 취재진을 구성했다. 그렇지만, 나라현 네트워크 방송국의 인력이 부족해 도쿄의 경시청 담당 기자들을 나라현으로 파견했다.

 

아베 전 총리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이후 각 방송국은 긴급 보도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NHK는 정오부터 오후 6시까지 기존 편성을 중지하고 속보를 내보냈다. 텔레비전아사히는 오후의 정보 프로그램을 취소하고 메인 뉴스 프로그램인 <보도 스테이션>을 앞당겨 편성했고, TBS는 음악 프로그램, 정보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보도 특집>을 편성했다. 닛폰테레비(닛테레)는 퀴즈 프로그램을 중지시키고, 보도 특집 프로그램 <NNN news every 특별판>을 긴급 편성했다. 특히 TBS는 당일 예정된 드라마 첫 방송을 15일로 연기했다. 후지텔레비전은 12시간 이상 총격 사건을 전달하는 보도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정오의 예능 프로그램을 도중에 중지시키고 보도센터로 전환해 긴급 편성한 <라이브 뉴스 잇!>을 오후 9시까지 방송했다. 9시 이후에는 <Live News 알파>를 방송하는 등 민영방송 중에서는 가장 길게 총격 사건을 전달했다.

 

테레비도쿄는 일본 언론의 보도 형태와 대조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주요 방송국들이 골든타임대에 보도 특집을 편성하는데도, 테레비도쿄는 오후 5시 10분에서 30분간 <긴급 보도 특별 방송>을 편성하는 데 그쳤다. 나머지 시간은 애니메이션 3편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등 일상적인 편성을 그대로 유지했다.2) 테레비도쿄는 일본 사회를 뒤흔들 정도의 사건사고가 발생해도 장시간의 보도 특집 프로그램을 편성하지 않는 편성 방침을 취해오고 있다. 기존 편성을 유지하면서 자막을 통해 속보를 전달하는 방법을 취해왔다.3)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 민방에 뒤지지 않을 정도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보도의 문제점

 

1. 조사 관계자를 인용한 보도

일본 언론은 용의자의 범행 동기와 사건 배경을 ‘조사 관계자’라는 익명의 정보원으로부터 입수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런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조사 당국에 여론의 비판이 집중되지 않도록 하는 타협의 결과라고 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조사 당국의 정보 조작에 이용당할 위험성도 있다.

 

2. 고정관념에 얽매인 보도

아베 전 총리에 대한 총격 보도에서 대부분의 미디어는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 ‘정치적인 테러’인 것처럼 보도하는 경우가 많았다. 유세 도중에 발생한 총격 사건이라는 점에서 ‘총격이나 폭력으로 언론을 막으려는 행동은 결단코 허용될 수 없다’거나 ‘민주주의는 절대로 테러에 굴하지 않는다’는 등의 의견이나 보도가 이어졌다. 그런데, 용의자의 행동은 정치신념에 의한 행동이 아닌 개인적인 울분에 의한 행동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자위대 근무 경력과 총격 능력을 연결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 일부 보도에서는 용의자가 자위대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사격이나 총기 제작 지식과 경험을 가지게 되었다고 추측했다. 그러나 용의자가 자위대에서 배운 것은 기초적인 소총 사격술 정도였다. 실제로 해상 자위대에서 담당한 것은 76mm 함포, 대함대 잠수함 미사일로 총격과는 거의 관련성이 없는 업무다. 그것도 17년 전의 일이다.

 

3. 총격 영상 반복 사용

전문가들은 방송사들이 발포 전후의 충격적인 영상을 장시간 반복 방송하는 것이 시청자에게 심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방송사들은 사건 발생 후 특별 편성으로 생방송을 이어 나갔지만 새로운 정보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이 때문에 방송 시간을 메우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분석이나 사건 발생 당시의 영상을 반복적으로 내보낼 수밖에 없다. 기자들은 유세 현장에 있었던 일반인들을 개별적으로 방문해서 유세 당시에 촬영한 영상이 있는지를 수소문했다. 이번 총격 사건은 짧은 시간에 발생했기에 촬영된 영상도 길지 않아서 방송 시간을 채우기 위해 영상을 반복적으로 방송했다. 이와 같은 뉴스의 보도 형태로 인해 뉴스를 본 저학년 학생들에게서 심적외상 반응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전문가는 지적하고 있다. 도쿠다가쓰미 쓰쿠바대 교수는 “시간과 공간의 개념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은 뉴스에서 벌어진 일이 자신에게도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을 느끼기 쉽다”고 지적했다.9)

 

4. 종교단체 이름 3일 후에야 보도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는 범행 당일 “어머니가 특정 종교단체에 빠져 거액을 기부하는 바람에 가정이 붕괴돼 원한을 품게 됐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신문, 방송은 종교단체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특정 종교단체’라는 표현을 11일까지 사용했다. 한편 인터넷 뉴스에서는 해당 종교 단체가 ‘통일교회’라고 단정적으로 보도했다. 신문, 방송이 구체적으로 종교 명을 밝히지 못한 것은 경찰이나 통일교 측에서 이를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름을 구체화해서 발생할 문제를 두려워해서 실명 사용을 꺼렸다는 것이다.10)

 

5. 총격 특별 편성에 고령자가 가장 반응

비디오리서치가 공표한 시청률 조사에 따르면, 7월 8일 12시대의 개인 시청률은 이전 4주 평균 시청률보다 4% 정도 높아졌고, 이런 추세가 18시까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밤 10시경에는 기존의 시청률과 같은 비율을 보였다. 연령대별로 보면, 60대 이상이 방송 뉴스를 시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시대에는 7% 높았고, 9% 정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시간대도 있었다. 이에 비해 10대(13~19세)의 경우, 오후대는 1~2% 정도 높은 것에 그쳤고, 19~21시대는 1% 미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SNS에서는 비슷한 내용을 반복해서 보도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11)

 

미디어에 남겨진 과제

 

“(아베 전 총리 사망 후에) 추모색이 강하게 드러나는 보도는 어쩔 수 없지만, 정치가의 죽음에 대해서는 공과를 같이 전달하는 것이 보도 기관의 역할인데 이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했다”고 야마다겐타 센슈대 교수는 이번 사건에 대한 일본 언론의 과제를 지적하고 있다. 장시간에 걸친 추모 일색의 보도는 장기 집권의 실적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돼 공과에 대한 검증은 뒷전으로 밀려나게 된다. 

 

아먀다겐타 교수는 추모 일색의 보도는 집권 기간 미디어 전략과 미디어에 대한 정보 통제가 특징적인 통치 수법으로 지적됐던 것과 상당한 괴리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아베 전 총리는 집권 기간 일부 언론에 대해서는 질문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거나 취재를 거부하는 ‘미디어 선별’ 형태를 보이기도 했다.

 

7월 10일 참의원 선거에서 민영방송사가 편성한 선거 특별 방송이 아베 전 총리에 대한 ‘조문 방송’이 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사건 현장 중계 연결, 사건 발생 과정 정리, 정치가로서 아베 전 총리의 공적 설명, 당선자들이 아베 전 총리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패턴으로 구성돼 있다. 니혼텔레비전의 <Zero 선거 2022>에서는 ‘당선자가 아베 씨를 추모하는 발언’이라는 구성으로 당선자들이 아베 전 총리에 대해서 회상하는 내용을 모아서 방송하기도 했다.

 

아베 전 총리에 대한 총격 사건 보도는 일본 사회에 보수적인 분위기가 사회적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일부 언론은 아베 전 총리에 대한 공과에 균형을 맞춰 보도했지만, 기울어진 보도가 시정되지는 못했다. 용의자 조사 정보를 얻기 위해 경찰 정보원에 목을 매는 보도 경향은, 경찰의 정보 조작에 휘둘릴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경호 태세를 비난받아야 할 경찰에 대한 보도를 자숙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 NHK 참의원 선거 2022 특별 사이트 https://www.nhk.or.jp/senkyo/database/sangiin/

2) 방송된 애니메이션은 <퍼피 구조대(Paw Patrol)>, <요괴 워치>, <포켓몬스터>이다.

3) 1991년의 걸프전, 1995년의 한신 아와지 대지진, 1995년 3월의 지하철 사린 가스 사건이 발행했을 때도 정규 편성을 바꾸지 않았다. 특집 방송을 편성한 경우는 쇼와 천황(昭和天皇)이 사망했을 때와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뿐이다.

4) https://www.fnn.jp/articles/-/388556

5) < 5月に仕事を辞めた山上容疑者、預金は20万円…安倍氏の演説予定知り岡山から奈良へ>, 読売新聞, 2022.7.16, https://www.yomiuri.co.jp/national/20220716-OYT1T50191/ 

6) <山上容疑者「最近も母と連絡」宗教活動再開把握が影響か>, Iza, 2022.7.16, https://www.iza.ne.jp/article/20220716-XGRUTQLXCFK4RJQ53J3YIRO4DE/

7) 町田徳丈·斎藤文太郎, <「自転車に気を取られた」安倍氏後方警護の警官発砲音で気付く>, 毎日新聞, 2022.7.13, https://mainichi.jp/articles/20220713/k00/00m/040/338000c

8) <火薬「自宅でつくった」手製銃、試射重ねたか>, 中日新聞, 2022.7.17, https://www.chunichi.co.jp/amp/article/510037

9) 天野彩·中井なつみ<衝撃的な映像「長時間見続けることは避けて」専門家が注意呼びかけ>, 朝日新聞, 2022.7.9, https://www.asahi.com/articles/ASQ792RP8Q78UTFL01Q.html

10) <当初は匿名報道のテレビが「統一教会」を厳しく報道し始めたワケ>, Friday, 2022.7.16, https://friday.kodansha.co.jp/article/253971

11) 鈴木祐司, <安倍元首相銃撃の特番ラッシュテレビ局の編成はこれで良いのか?>, Yahoo Japan News, 2022.7.10, https://news.yahoo.co.jp/byline/suzukiyuji/20220710-00304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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