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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지난 한 해 동안 일본 신문 산업계엔 어떤 일이 있었을까. 가장 눈에 띄는 현상은 신문사들의 구독료 인상 러시다. 요미우리신문을 제외한 전국지들이 일제히 구독료를 인상했고, 지방지들도 잇달아 구독료를 인상했다. 구독료 인상 원인은 제작비와 배달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경영 압박이지만, 문제는 구독료 인상이 구독자 감소를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4월 5일 구독료 인상을 발표하며 경영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신문 용지 등 원재료 가격 인상과 배달료 인상 등으로 인해 안정적인 신문 발행을 위해서는 구독료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아이치(愛知県), 기후(岐阜), 미에(三重) 등 도카이(東海) 지역 세 개 현에서는 석간 발행을 폐지하고 조간만 발행한다고 밝혔다.
마이니치신문은 지난 5월 11일, 6월 1일부터 조석간 세트 월 구독료를 4,300엔에서 4,900엔(약 4만 2,000원)으로, 조간 단독은 3,400엔에서 4,000엔(약 3만 5,000원)으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한 부당 가격도 조간은 현행 150엔에서 160엔(약 1,400원)으로 인상한 반면, 석간은 현행 50엔(약 430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또, 요금 인상을 계기로 인터넷 서비스는 확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6월 1일부터 마이니치 뉴스 사이트에서 스포츠 닛폰의 예능 기사를 읽을 수 있도록 하는 한편, 2024년 3월부터 주간지 선데이마이니치와 주간 이코노미스트의 지면을 읽을 수 있도록 했다. 7일분이었던 조·석간 지면을 6월 1일부터 14일분까지 볼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하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지난 6월 9일, 7월 1일부터 구독료를 인상한다고 밝혔다. 조·석간 세트 부수는 현행 4,900엔에서 5,500엔(약 4만 8,000원)으로 인상했다. 조간 단독 구독은 4,000엔에서 4,800엔(약 4만 2,000원)으로 인상했고, 한 부당 가격은 조간 180엔에서 200엔(약 1,700원)으로, 석간은 70엔에서 100엔(약 870원)으로 인상했다. 반면 전자판의 구독료는 4,277엔의 현행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또한 조석간·전자판 세트 구독은 5,900엔에서 6,500엔(약 5만 6,000원)으로, 조간 단독 구독과 전자판 구독은 5,000엔에서 5,800엔(약 5만 3,000원)으로 인상했다.
반면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3월 25일 지면을 통해서 적어도 1년간은 조석간 세트 구독료를 인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요미우리신문은 2019년 구독료를 인상한 바 있다. 이들은 높아진 전기요금과 신문 용지 가격 등의 영향으로 신문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공정한 정보를 제공하는 신문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가격을 동결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요미우리의 속내는 다른 데 있다. 일본 신문사들은 구독료를 인상하면 경쟁 신문사들에 독자를 뺏길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신문사 입장에서는 물밑에서 미리 가격 담합을 한 다음 동시에 구독료를 인상하는 방식을 취하기를 원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렇게 담합을 하다가 적발되면 부정경쟁방지법으로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문사들은 경쟁 신문사들이 언제 구독료를 올릴 것인지를 알아내는 데 촉각을 세우고 있다. 요미우리만 구독료 인상을 하지 않은 것은 요미우리가 사전에 타사의 구독료 인상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지 않았겠냐는 추측도 있다. 가격 경쟁력으로 타사 독자를 끌어오겠다는 전략을 취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국지부터 지방지까지 줄이은 구독료 인상
구독료 인상 러시는 지방지도 예외는 아니다. 2023년에 구독료를 인상한 신문들은 다음과 같다.
산요신문(山陽新聞)은 지난 11월 1일부터 월간 구독료를 3,400엔에서 3,900엔(약 3만 4,000원)으로 500엔 인상함과 동시에 유료 회원 대상 서비스였던 산요신문 디지털을 무료로 전환하기로 했다. 조간 구독자는 지면을 디지털로 볼 수 있는 ‘더블유플랜’을 신청해야 한다. 유료 구독자는 디지털판의 칼럼, 특집 등을 볼 수 있다. 또한 기존에는 지면신문 배송 가능 영역 이외의 지역에서만 전자 지면을 구독할 수 있었는데, 11월 1일부터는 배송 구역 내에서도 전자 지면의 월 구독이 가능하게 됐다. 월 구독료는 세금 포함 3,600엔(약 3만 1,000원)이다.
센다이(仙台)에 본사를 두고 있는 가호쿠신보(河北新報)는 지난 10월 12일, 11월부터 조간 구독료를 3,400엔(약 2만 9,000원)에서 500엔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조·석간 세트 부수는 현재 구독료 4,400엔(약 3만 8000원)을 유지하는 대신 가두판매 요금을 세금 포함 150엔에서 10엔 인상한 160엔(약 1,400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이번 가호쿠신보의 구독료 인상은 2019년 6월에 조간 구독료를 307엔 인상한 이래로 최대폭의 가격 인상이다. 가격 인상의 요인으로는 에너지 가격 상승, 신문 용지 및 잉크 등 원재료비의 상승과 함께 신문 배달비가 증가한 것을 들었다. 가호쿠신보은 미야기현을 중심으로 동북 여섯 개 현을 판매 지역으로 삼고 매일 37만 5,500부를 발행하고 있다.2)
교토신문(京都新聞)은 지난 10월 6일, 조·석간 세트의 월 구독료를 11월 1일부터 500엔 인상한 4,900엔(약 4만 2,000원)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조간 단독 구독료도 500엔 오른 3,900엔(약 3만 4,000원)이 된다. 가격 인상은 2021년 4월 이후 처음이다. 가두판매 가격은 조간이 150엔에서 180엔(약 1,600원)으로, 석간은 50엔에서 70엔(약 600원)으로 인상된다.
시모쓰케신문(下野新聞)은 지난 9월 1일, 10월 1일부터 월 구독료를 현행 3,350엔에서 550엔 인상한 3,900엔(약 3만 4,000원)으로 올린다고 밝혔다. 한 부당 가격은 130엔에서 150엔(약 1,300원)으로 올렸다. 이와 함께 10월부터는 전자판을 무료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도카치마이니치신문(十勝毎日新聞)은 지난 6월 5일, 7월 1일부터 구독료를 420엔 인상한 3,300엔(약 2만 9,000원)으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가두판매는 10엔 인상한 150엔(약 1,300원)으로 인상된다. 이바라기신문(茨城新聞)은 지난 9월 7일, 10월 1일부터 월 구독료를 3,300엔에서 500엔 인상한 3,800엔(약 3만 3,000원)으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상은 2019년 2월 이후 4년 8개월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고베신문(神戸新聞)은 6월 5일, 7월 1일부터 조석간 세트 월 구독료를 현행 4,400엔에서 500엔 인상한 4,900엔(약 4만 2,000원)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조간 단독 구독료는 3,400엔에서 3,900엔(약 3만 4,000원)으로, 한 부당 가격은 150엔에서 160엔(약 1,400원)으로, 석간 가격은 50엔에서 60엔(약 520원)으로 인상했다. 지바일보(千葉日報)는 10월 12일, 11월 1일부터 구독료를 300엔 인상한 3,600엔(약 3만 1,000원)으로 변경한다고 밝혔으며 홋카이도신문(北海道新聞)은 9월 1일, 석간을 10월 1일부터 휴간한다고 밝혔다. 이번 석간 휴간으로 인해서 10월부터 구독료가 4,400엔에서 3,800엔으로 낮아졌다.
한편, 신문 구독료를 인상하지 않겠다고 밝힌 지방지도 있다. 규슈 북쪽에 위치한 사가신문(佐賀新聞)은 4월 15일, 현행 월 구독료 3,350엔(약 2만 9,000원)과 조간 한 부당 가판 요금 150엔(약 1,300원)을 인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신문 구독료 인상 요인 중 하나는 신문 용지 비용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일본제지3)는 지난 2월 27일, 4월 1일 납품 용지 단가를 1연(신문 4,000페이지4))당 300엔으로 10% 정도 인상했다. 일본제지는 신문 용지 시장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신문 용지 가격이 인상된 것은 엔저 효과로 용지 제조 과정에서 사용되는 석탄 수입 가격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또 신문 용지의 원료인 신문고지의 가격이 오른 것도 요인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신문고지의 회수가 어려워져 가격이 높아졌다.
석간 폐지하고 부수 감축 나서
발행 부수 감축도 지속되고 있다. 3개 지역에서 석간을 폐지한 아사히신문은 지난 5월 석간 부수를 8만 974부(6.8%) 줄였다. 4월부터 8월까지는 13만 부가 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간 부수도 같은 시기에 14만 부 감축했다. 8월부터 구독료를 인상한 산케이신문은 8월 조간 부수를 92만 부로 7월에 비해 3만 부(3.2%) 감축했다. 구독료를 인상하지 않은 요미우리신문의 부수도 감소했다. 요미우리신문의 8월 조간 부수는 626만 부로 4월(641만 2,833부)에 비해서 15만 부 정도 감소했다. 야마구치 도시카즈 요미우리 그룹 본사 사장은 7월 14일 판매점 소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구독료를 인상하면 독자들은 반드시 반응한다. 가격을 유지하거나 석간을 없애도 반응한다”면서 “올해는 경쟁지들이 가격을 올리지만, (요미우리는) 가격을 유지해서 조금이라도 (타사 구독자를) 가져올 수 있는 승부의 해다”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이런 의도와는 다르게 요미우리신문의 부수는 증가하지 않았다.
전국지 5개 신문의 부수를 살펴보아도 2023년 1월부터 8월까지 조간 부수가 1,475만 부에서 1,392만 부로 약 82만 6,000부(5.6%) 줄었다. 이에 비해 주니치신문(中日新聞), 홋카이도신문(北海道新聞), 니시니혼신문(西日本新聞), 가호쿠신보(河北新報), 주고쿠신문(中国新聞) 등 주요 지방지 23개 신문의 조간 부수는 1월 907만 부에서 8월에는 885만 부로 21만 7,000부(2.4%) 감소했다. 비율로만 본다면 전국지의 부수 감소 비율이 더 높았다.
전반적인 부수 감축 기조 속에서 특히 석간 부수가 대폭 감소하고 있다. 석간 폐지로 인한 부수 감소 현황은 다음과 같다. 시즈오카신문(静岡新聞)이 53만 부, 홋카이도신문이 23만 2,000부, 시나노마이니치신문(信濃毎日新聞)이 1만 7,000부 가량 감소했다. 중부 지역 세 개 현에서 석간을 폐지한 아사히신문과 마이니치신문의 부수는 각각 3만 9,000부, 1만 4,000부 감소했다. 석간 부수 감소는 전국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5개 전국지의 석간 부수가 435만 4,143부였던 것이 8월에는 394만 4,289부로 41만 부(9.4%) 감소했다. 지방지에서 감소한 석간 부수를 합치면 10월 1일 시점 125만 부 정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조정 선언한 산케이신문
이렇듯 일본 신문 업계의 발행 부수 감축 기조가 두드러지는 반면, 구조 조정으로 위기 해결에 나선 곳도 있다. 산케이신문은 일찍부터 인터넷 퍼스트를 주장하며 디지털 전환을 빨리한 언론사다. 지난 6월 1일에는 인터넷 기사 담당 기자를 대폭 늘려 ‘디지털 보도부’로 체제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또한 인터넷에 특화된 기사를 가장 많이 읽히는 시간에 업로드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3년 창간 90년을 맞은 산케이신문은 지난 4월 4일 노동조합에 120명을 구조조정 하겠다고 통지했다. 구조조정 대상은 2023년 10월 31일 현재 48세 이상 60세 미만인 직원이다. 48세인 경우 1,600만 엔(약 1억 4,000만 원), 49세는 1,750만 엔(약 1억 5,000만 원), 50세는 1,900만 엔(약 1억 6,000만 원)이 퇴직금에 추가로 지급된다는 특별 조건을 내걸었다. 산케이신문은 2019년에도 구조조정을 실시한 바 있는데, 당시 경영진들은 당분간은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당시의 사장은 “장래의 인터넷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구조조정의 이유를 설명했다. 거액을 들여 워싱턴포스트가 개발한 편집 시스템을 구매했지만, 추가 비용이 든 것은 물론이고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했다. 이번 구조조정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매출 감소와 함께 신문을 제작에 필요한 종이값이 높아진 것이 이유다. 2018년에는 2,000명 정도였던 사원 수가 2023년 3월 31일 현재는 1,557명으로 443명이 줄었다.5) 이번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2024년에는 직원 수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여러 위기를 겪으면서 일본 신문 산업은 회복 불능 상태로 접어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일본 신문 산업은 인터넷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발견하거나 경영 체질을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신문 업계의 쇠퇴에서 한국이 시사점을 발견할 때다.
1) 인상하지 않음
2) <河北新報 朝刊を500円値上げへ 上げ幅は過去最大>, NHK, 2023.10.12, https://www3.nhk.or.jp/tohoku-news/20231012/6000025268.html
3) 일본제지는 1949년 설립된 일본의 대표적인 제지회사 중 하나다. 2019년 신문 용지 시장에서 일본제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35%다. 2위는 오지제지(30%), 3위는 다이오제지(18%)다. 신문 용지 수요는 2006년을 정점으로 2018년에는 30% 감소했다.
4) 40페이지를 한 부로 계산한다면, 1,000부당 300엔이 인상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