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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월드 와이드] 독일
미디어 월드 와이드 | 등록일 : 2022-11-25

독일 제1공영방송 ARD가 유료 OTT 서비스를 본격 출시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엄밀히 말하면 ARD 소속 공영방송인 서독일방송(WDR)의 자회사 ARD Plus의 서비스다. ARD Plus는 2018년 이미 같은 이름의 서비스를 출시해 도이체텔레콤의 마젠타TV 등 상업 OTT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제공해왔다. 현재 ARD의 다시보기 서비스로 볼 수 없는 오래된 방송 콘텐츠의 저작권을 추가로 구입해 제공하는 것이다. 그간 제삼자 플랫폼을 통해서만 서비스를 제공했던 ARD Plus는 4년간의 더부살이를 마치고 지난 10월 정식으로 독립 플랫폼을 출시했다.

 

 

독일 공영방송이 출시한 유료 OTT 플랫폼 ARD Plus <출처 - 애플리케이션 화면 갈무리>

 

 

옛날 방송 다시 보는 ARD Plus

 

ARD 등 독일 공영방송은 온라인 미디어텍(Mediathek)1)을 통해 기존에 방송된 다양한 프로그램의 다시보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송출 후 한 달 등 대부분 정해진 기한까지만 볼 수 있으며, 과거 프로그램을 접하기는 어렵다. ARD Plus는 이처럼 서비스 기한이 만료된 프로그램의 저작권을 추가 구입해 방송 콘텐츠를 제공한다. 일반 OTT 플랫폼과 유사하게 웹에서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해 이용할 수 있다. 구독료는 월 4.99유로(약 6,800원)다. 2주 무료 체험 이후 유료 구독으로 전환되며, 월 단위로 언제든 구독을 취소할 수 있다.

 

기존에 ARD Plus 서비스를 이용해 온 마젠타TV 구독자들은 별도의 추가 비용 없이 ARD Plus 콘텐츠를 볼 수 있다. 아마존 프라임 구독자는 월 4.95유로(약 6,700원), 애플 TV+ 구독자는 월 4.99유로를 추가로 지불하면 해당 플랫폼에서도 ARD Plus 콘텐츠를 함께 볼 수 있다.

 

ARD Plus 측은 “ARD의 프로그램 자산을 상업적이고 독립적인 스트리밍 서비스와 결합한다”면서 “공영방송 프로그램 팬들은 가장 인기가 많고 성공적인 ARD의 TV 영화와 시리즈, 쇼, 다큐멘터리, 어린이 프로그램을 언제 어디서나 접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독일 방송 역사상 중요한 의미를 지닌 고전 영화나 드라마를 주요 콘텐츠로 내세우고 있다.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방영중인 독일의 유명 범죄수사물 <범죄 현장(Tatort)>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공영방송 다시보기 서비스에서는 현재 방영 중인 시리즈만 볼 수 있다. ARD Plus 플랫폼에서는 초창기 시리즈부터 약 500편을 제공한다. 그 외에도 운송 트럭 운전사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로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제작·방영돼 인기를 끌었던 <운전중(Auf Achse)>, 1980년대에 방영된 <모나코 프란체(Monaco Franze)>와 <추적자(Der Fahnder)>, 2006년부터 2008년까지 방영된 코미디 시리즈 <초보자를 위한 터키어(Türkisch für Anfänger)> 등이 대표 콘텐츠다.

 

미하엘 로엡(Michael Loeb) ARD Plus 사장은 독일 미디어 전문 매거진인 DWDL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OTT 플랫폼에서 확인된 ARD Plus 콘텐츠의) 시청자 수 및 시청자 수용도의 증가는 ARD Plus의 범위를 확장하고, 독립적이고 사용자 친화적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우리의 계획을 강화했다”고 밝혔다.2) 유료 구독에 대해서는 “기획이나 기술적 비용뿐 아니라 저작권을 획득하고 제작자와 저작권자에게 추가 사용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서독일방송(SWR)에서 제공하는 Z세대 콘텐츠 플랫폼 ‘다스딩’ <출처 - 애플리케이션 화면 갈무리>

 

 

수신료 이미 많이 내는데…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수신료를 받는 공영방송에서 유료 서비스를 출시했다’는 비판이 일기 시작했다. 독일 거주자는 모두 의무적으로 공영방송 수신료 18.36유로(약 2만 5,000원)를 매월 납부한다. 공영방송이 제작한 콘텐츠를 보는 데 추가적인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은 이중 납부가 아니냐는 비판이다.

 

토마스 하커(Thomas Hacker) 자유민주당 소속 연방 하원 의원은 빌트(Bild)와의 인터뷰에서 “ARD의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는 공영방송의 추가 수입원이 돼서는 안 되며, 수신료 및 광고 수입으로 상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이 서비스를 통해 수입원이 늘어난다면 수신료를 인하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ARD Plus에서 제공하는 콘텐츠 다수가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도 제공되고 있음을 밝히며, “다른 서비스 사업체와 경쟁하는 것은 ARD의 사명이 아니”라고 지적하기도 했다.3)

 

이러한 비판을 의식한 듯 ARD Plus는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유료 구독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현재 공영방송의 미디어텍은 법적으로 허용된 기간에만 방송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으며, 오래된 방송 콘텐츠는 추가로 저작권을 구입해야 한다. 또한 ARD Plus는 독립적인 민영 기업으로 상업성을 추구하며, ARD에서 방영된 콘텐츠를 다루기 때문에 ARD가 이름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시민이 납부한 공영방송 수신료로 재정 지원을 받지 않으며, 무엇보다 추가적이고 자율적인 유료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ARD Plus 측은 “아날로그 미디어 환경에서 DVD를 구입함으로써 권리를 획득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ARD Plus의 설명에도 일부 사용자들은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ARD Plus 애플리케이션 평가에서 한 사용자는 “한 해 수십억 유로에 이르는 수신료로 이러한 OTT 서비스를 충분히 구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가능하다면 내 취향에 전혀 맞지 않는 ARD 채널을 취소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이용자는 “ARD Plus를 이용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매월 수신료에서 4.99유로를 다시 돌려주는 건 어떠냐”고 비꼬기도 했다. 이들은 대부분 공영방송 수신료 자체에 비판적인 입장으로, 기존 공영방송 수신료가 이미 충분히 높으며, 비용만큼의 기능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ARD Plus는 수신료와 관계없는 독립적인 회사라고 강조하지만 공영방송인 WDR의 자회사인 점, 공영방송 ARD의 이름을 그대로 쓰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불만을 잠재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또한 보수 및 극우 정당에서 공영방송을 비판하며 수신료 문제를 계속 언급하는 상황에서 정쟁으로 확대될 여지도 있다.

 

하지만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탄탄한 독일에서 ‘추가 저작권 구입’이라는 설명은 충분히 납득 가능하다. 상업 OTT 시장에 나온 만큼 서비스의 존립은 소비자들의 선택에 맡겨질 것이다. 다만, ARD Plus가 확대되면 ARD 미디어텍에서 접근 가능한 방송 프로그램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이는 결국 시청자들의 시청권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Z세대 위한 공영방송의 사명인가 경쟁 위반인가

 

공영방송의 디지털 플랫폼은 공영방송이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으로 평가된다. 공영방송 콘텐츠만의 강점을 활용하고, TV를 시청하지 않는 젊은 층을 겨냥한 디지털 플랫폼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물론 위 사례처럼 새로운 시도에 대한 논쟁도 함께 이어지고 있다.

 

남서독일방송(SWR)은 젊은 세대를 위한 콘텐츠 플랫폼 ‘다스딩(DASDING, ‘그것’이라는 뜻)’과 하위 플랫폼으로 ‘뉴스존(Newszone)’을 운영하고 있다. 다스딩은 1997년에 시작된 청소년 대상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2018년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는 등 디지털 콘텐츠를 강화해왔다. 지금은 독립적인 브랜딩을 구축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엔터테인먼트, 지역 뉴스, 시사, 팟캐스트 등 10~30대를 대상으로 한 통합 콘텐츠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Z세대를 위한 시사 뉴스 콘텐츠 플랫폼인 뉴스존 애플리케이션은 출시 후 2만 명 이상이 다운로드받았지만, 현재 언론사와의 소송으로 서비스가 일시중지된 상태다. 지역 언론사 16곳은 공영방송국의 해당 애플리케이션이 ‘언론과 유사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4) 영상뿐 아니라 텍스트를 활용한 뉴스 플랫폼이 언론 시장을 침범한다는 것이다. 슈투트가르트 지방법원은 지난 10월 21일 지역 언론사의 손을 들어주며 뉴스존 서비스를 중단하라고 판결했다. SWR은 “(공영방송은) 젊은 층에게 뉴스를 제공할 법적 사명이 있다”고 강조한다. SWR은 “우리는 법원의 판결을 이해할 수 없다. 우리는 Z세대를 포함해 전 공동체에 대한 의무가 있다. 다스딩 플랫폼의 일부인 뉴스 앱을 통해 우리는 도달하기 어려운 타깃 그룹의 욕구를 충족하고 있다”5)며 항소의 뜻을 밝혔다.

 

사료적 가치가 있는 콘텐츠를 위한 유료 플랫폼, 더이상 TV 앞에 앉아있지 않는 세대를 위한 공영방송의 접근,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기성 언론 매체의 견제, 모두 새로운 콘텐츠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이다. 여기서 의미가 있는 것은 이들이 꾸준히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1) 공영방송의 시청각 플랫폼으로 TV 프로그램을 라이브로 시청할 수 있으며, 다시보기 서비스를 제공한다. 제1공영방송 ARD 미디어텍에서는 지역공영방송을 포함한 17개 채널을 서비스하고, 제2공영방송 ZDF 미디어텍은 별도로 운영된다.

2) Lückerath, T., <ARD Plus wird eigenständiges Streaming-Angebot>, dwdl.de, 2022.10.17, https://www.dwdl.de/nachr ichten/90096/ard_plus_wi rd_eigenstaendiges_streamingangebot_/?utm_source=&utm_medium=&utm_campaign=&utm_term=

3) Weimer, B., <ARD verlangt Geld für neue App>, Bild, 2022.10.21, https://www.bild.de/politik/inland/politik-inland/trotz-zwangsgebuehren-ard-verlangt-geld-fuer-neue-app-ard-plus-81685038.bild.html 

4) Borgers, M., <SWR geht gegen Verbot von App „Newszone“ vor>, de u tschland funk, 2022.10.25,ht tps: //www.deutschlandfunk.de/der-steit-um-die-srw-app-newszone-100.html

5) Ba s te n, H., <SWR h ä l t a n NEWSZONE f ür junge Zielgruppe fest>, SWR, 2022.10.25, https://www.swr.de/unternehmen/kommunikation/pressemeldungen/newszonerechtsstreit-2022-10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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