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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월드와이드] 호주
미디어월드와이드 | 등록일 : 2023-02-24

호주는 세계 최초로 디지털 플랫폼에 뉴스 콘텐츠 사용료 지불을 강제하는 법안인 뉴스미디어협상법(News Media and Digital Platforms Mandatory Bargaining Code, 이하 미디어협상법)을 통과시키고 2021년 3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언론사들이 균형적인 협상력을 가지고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과 뉴스 사용료 콘텐츠 지불을 협상하도록 돕는 데 목적이 있는 이 법안은 뉴스 콘텐츠에 대한 공정한 보상을 받음으로써 언론인 고용 확대 및 재교육 등의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궁극적으로는 공적 저널리즘의 가치를 높일 것이라는 기대를 받아왔다. 법안 시행 후 2년 만에 공식적인 법안 시행 검토 결과 보고서가 최초로 발간됐다. 이번 검토 보고서는 작년 4월부터 총 34개의 디지털 플랫폼, 언론사, 학계, 산업, 연구기관 등이 제출한 자문 보고서와 수차례 진행된 이해관계자들과의 회의 결과를 기반으로 작성됐다.


언론인 고용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

 

미디어협상법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정량적 평가는 아마도 구글·메타와 언론사들 간에 얼마나 많은 협상이 진행됐는지를 알아보는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협상법 시행 후, 구글은 호주의 주요 미디어 기업 및 언론사들과 개별적, 혹은 공동으로 총 23개의 협상을 체결했다. 호주의 3대 방송사인 나인엔터테인먼트(Nine Entertainment), 세븐웨스트미디어(Seven West Media)와 5년간 뉴스 사용료 지불 계약을 체결했으며,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Rupert Murdoch)의 뉴스코프(News Corporation)와 3년간 뉴스 사용료 계약을 체결했다. 메타의 경우, 13개 언론 기관과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구글과 다르게 메타는 호주의 공영방송국 중 하나인 SBS(Special Broadcasting Service Corporation), 호주에서 가장 많은 라디오 방송국을 보유하고 있는 서던크로스오스테레오(Southern Cross Austereo), 사실과 분석을 기반으로 한 대안 언론 미디어 더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과의 협상 체결에는 이르지 못했다.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이 미디어 기업 및 언론사들과 자율적으로 협상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방향으로 최종 법안이 완화됐는데, 이로 인해 일부 미디어 기업 및 언론사들이 협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고스란히 현실로 나타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보고서는 미디어협상법의 본 취지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과 언론사들이 개별적인 협상을 진행함에 있어 양쪽의 힘의 균형을 맞추는 데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법안 시행으로 체결된 협상 성적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더불어, 구글·메타와 뉴스 콘텐츠 사용료 협상을 체결한 언론사들은 직간접적으로 발생한 수익으로 인해 일자리 창출 및 정규직 고용 확대라는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냈다고 보고하고 있다.


언론사 간 정책 혜택 불균형

불투명한 협상 진행 과정

 

미디어협상법은 시행을 앞두고 구글·메타와 상당한 갈등을 겪으면서 몇 차례 수정 단계를 거쳐 최종 통과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중요한 조항들이 구글·메타에게 다소 유리하도록 수정됐는데, 초안에서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이 협상 대상을 차별할 수 없고 모든 미디어 기업 및 언론사를 동등하게 대우해야 한다고 정함으로써 중소 규모의 언론사들에게도 협상력을 실어주자는 의지가 강했으나 최종 법안에는 이와 같은 내용이 삭제됐다. 즉 플랫폼 기업들의 협상 자율성을 보장해주게 된 셈인데, 이로 인해 구글·메타와의 뉴스 콘텐츠 사용료 지불 협상을 체결하지 못한 미디어 기업 및 언론사에 대한 법안 시행 혜택 불균형이 결과에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또한 협상 체결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시행법에 대한 투명한 검토가 어려운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아울러, 디지털 플랫폼이 지불한 뉴스 콘텐츠 사용료로 얻게 된 수익에 대한 투명한 공개가 이뤄지지 않아 이 법안 시행이 공공 저널리즘의 질적 개선에 어떻게 기여하였는지에 대한 실절적인 평가가 어렵다는 점 또한 주요 문제 중 하나로 꼽혔다.


언론사 등록 심사 재검토 필요

 

현 시행법에 따르면 언론 기관은 호주통신미디어청(ACMA, Australian Communications and Media Authority)을 통해 뉴스 콘텐츠 사용료 협상을 위한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연간 수익 15만 달러(약 1억 3,000만 원)가 넘는 언론사만 등록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언론사는 뉴스 사용료 지불을 요구할 자사의 뉴스 소스를 지정해야 하는데, 현재의 협상법이 규정하고 있는 뉴스 소스의 범위는 호주 사회 내 민주적 의사결정이나 지역사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뉴스(core news)’로 정하고 있다. 이러한 언론사 등록 심사 기준에 대해 검토 보고서는 다음과 같은 권고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지역 및 영세한 규모의 언론 기관들의 수익을 고려해 7만 5,000달러(약 7,000만 원)로 하향 조정이 필요하다. 둘째, 현 법안이 정하는 ‘중요한 뉴스’에 대한 사용료 지불 제한은 전문적인 보도 관행의 테두리를 벗어나는 다양한 뉴스 소스에 대한 가치를 고려하지 않고 있기에 뉴스의 다양성을 저해할 있는 우려가 있어 이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디어협상법 확대 시

틱톡, 트위터 긴장하게 될 것

 

이번 검토 보고서의 주요 골자는 미디어협상법 적용 대상을 구글과 메타뿐만 아니라 다른 디지털 플랫폼 서비스에까지 확대하고자 하는 데 있다. 현 미디어협상법은 재무장관이 법의 적용을 받는 플랫폼 서비스를 지정하는데, 구글과 메타 외 다른 플랫폼 서비스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 이로 인해 법안 초안 발표 당시, 애초부터 구글과 메타를 겨냥한 법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검토 보고서는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트위터를 법 적용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다수의 미디어 기업 및 언론사들의 의견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상당수의 미디어 기업들이 틱톡과 트위터를 법 적용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검토 보고서의 권고에 따라 호주 경쟁소비자위원회(Competition and Consumer Commission)는 미디어협상법 적용 대상 디지털 플랫폼 기업에 대한 추가적인 조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충분히’ 성공적 그리고 엇갈린 평가

 

호주 정부는 이번 검토 보고서를 통해 미디어협상법 시행이 호주의 뉴스 산업 전반에 긍정적으로 기여했다고 판단하며 ‘성공적’이라 자축하고 있다. 미디어협상법으로 인해 구글·메타와 성공적으로 뉴스 콘텐츠 사용료 계약을 맺은 주류 언론 기관들 또한 대체적으로 이러한 호주 정부의 평가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미디어협상법이 다른 디지털 플랫폼 서비스에 확대 적용하기에 충분히 ‘성공적’이라는 입장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 언론사들의 경우 법 적용 대상 디지털 플랫폼 확대와 뉴스 사용료 지불 계약 연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일부 대안 매체 및 독립 언론사들의 경우 거대 미디어 기업들에 편향된 혜택과 협상 진행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점들을 강하게 비판하며, 호주 정부의 ‘성공적’이라는 평가에 비판적인 입장이다.

 

미디어협상법 관련 호주 정부의 긍정적인 평가에 대한 엇갈린 반응에도 불구하고, 미디어협상법은 세계 최초로 디지털 플랫폼 기업에 자국의 뉴스 콘텐츠 사용료를 지불하라고 법으로 정한 사례다. 호주에 이어 상당수의 나라들이 줄줄이 유사한 법을 통과시키거나 법안 마련을 준비 중인 점을 고려하면, 그 파급효과만큼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호주 정부는 앞으로 4년 뒤 미디어협상법에 대한 재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라 밝히고 있다. 보다 생산적이고 심층적인 분석이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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