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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 세계적으로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사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호주는 지난해 말,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계정 개설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덴마크는 최근 15세 미만 아동의 소셜미디어 이용 금지를 발표했다.1) 뉴질랜드 역시 비슷한 조치를 검토 중이며, 영국·프랑스·노르웨이·파키스탄·미국 등도 부모 동의나 디지털 신원 인증을 요구하는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2) 청소년의 정신건강과 온라인 유해 콘텐츠 노출에 대한 우려가 공통된 배경이다.
호주의 「온라인 안전 개정법(소셜미디어 최소 연령)」은 계정 개설 가능 연령을 기존 13세에서 16세로 상향하고, 인스타그램·페이스북·틱톡·스냅챗·엑스 등 주요 플랫폼에 ‘합리적인 조치(reasonable steps)’를 취할 의무를 부여했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최대 4,950만 호주달러(약 468억 원)의 벌금이 부과된다.3) 법 시행일은 2025년 12월 10일로 예정돼 있으며, 정부는 지난 10월 ‘우리 아이들을 위한 것(For The Good Of Our Kids)’이라는 슬로건 아래 대규모 홍보 캠페인을 시작했다.4) 캠페인은 TV·라디오·옥외광고뿐 아니라 아이러니하게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진행되며, 정책의 취지와 시행 내용을 학부모와 청소년에게 알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법안 절차적 정당성 지적돼, ‘안전과 권리의 균형’ 요구하는 주장도
법안 통과 직전인 2024년 11월 21일, 상원은 법안을 환경·통신입법위원회에 회부하고 의견서를 접수했다. 단 하루의 짧은 제출 기간에 총 118건의 의견서가 제출됐다.5) 대부분 기관은 청소년 보호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절차적 정당성과 공론화 부족을 강하게 비판했다. 호주국립대(ANU) 법학연구소는 하루짜리 의견 수렴을 ‘절차적 남용(abuse of process)’이라 지적했고, 인권법센터는 ‘졸속 입법’이라 평가했다. 청소년, 원주민 공동체, 학부모, 정신건강 전문가 등이 실질적인 참여 기회를 얻지 못했다는 점은 공통된 비판이었다. 특히 청소년이 본인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지 못한 것은 「유엔 아동권리협약」 제12조의 ‘아동의 의견 청취권’에 위배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호주 유니세프는 법안의 목표에는 공감하지만, 단순한 연령 제한은 청소년의 온라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니세프는 △플랫폼의 안전 설계 강화 △청소년 참여 보장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확대 등 보완적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호주 지부(Amnesty International Australia)는 소셜미디어가 청소년에게 연결·표현·학습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을 들어, 금지 조치가 오히려 청소년의 고립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령 인증 과정에서의 생체정보 수집과 프라이버시 침해 위험 또한 주요 쟁점으로 제기됐다. 아울러,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단체 웨스넷(Wesnet)은 성 소수자나 폭력 피해 아동에게 소셜미디어가 심리적·사회적 지지망 역할을 한다며 전면 금지에 반대했다.
반발하는 플랫폼 업계, 법적 대응 검토하는 구글과 유튜브
메타, 스냅챗, 틱톡 등 주요 플랫폼들은 법안의 졸속 추진과 근거 부족을 지적했다. 이들은 부모에게 과도한 책임이 전가될 수 있으며, 청소년이 오히려 규제가 느슨한 온라인 공간으로 이동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스냅챗은 연령 인증 기술이 미성숙해 프라이버시 침해와 사용자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고, 메타는 앱스토어·운영 체제 수준의 통합 인증 체계가 보다 현실적이라고 제안했다. 한편, 엑스는 법안이 지나치게 처벌 중심적이라며 ‘규제의 무기화’를 경고했다. 또한 통신부 장관이 임의로 ‘연령 제한 플랫폼’을 지정할 수 있는 조항은 표현의 자유 침해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구글과 유튜브는 법 적용 대상에 포함된 데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6) 양사는 △플랫폼의 잘못된 분류, △절차적 공정성 위반, △정치적 의사소통의 자유 침해 등을 이유로 소송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유튜브는 자신들이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아닌 동영상 공유 중심의 콘텐츠 서비스라고 주장한다. 이용자 간의 직접적 상호작용보다는 영상 시청과 업로드, 구독 기능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페이스북이나 틱톡처럼 ‘사회적 연결을 매개하는 플랫폼’으로 분류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이는 곧 법의 적용 범위가 명확히 정의되지 않았음을 드러내는 쟁점으로, 정부가 기술적·서비스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플랫폼을 일괄적으로 분류했다고 비판한다.
아울러, 양사는 정부가 ‘법 적용 대상의 선정 과정에서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을 내렸다’라고 지적하며, 이는 행정 절차상 ‘공정성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본다. 법적 대응의 가장 중요한 축은 호주 헌법상 ‘정치적 의사소통의 자유’ 조항이다. 유튜브는 시민들이 정치적 의견을 표현하고 토론하는 주요 온라인 공간으로, 연령 제한 조치는 곧 정치적 참여와 표현의 자유를 제약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뉴스·정책·사회 현안과 관련된 영상 콘텐츠 소비가 활발한 플랫폼의 특성을 고려할 때, 16세 미만 청소년에게 계정 생성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공적 담론’의 참여권을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유튜브는 콘텐츠 시청 중심의 서비스로, 상호교류형 플랫폼과 동일하게 분류되는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계속되는 논쟁, 앞으로의 전망은
법 시행 기한이 다가오면서,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은 호주의 새로운 ‘소셜미디어 최소 연령법’에 맞추기 위한 조치를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호주 온라인안전국(eSafety Commissioner)은 최근 관련 규제 지침7)을 발표했으며, 각 플랫폼은 단계적 조정을 진행 중이다. 메타는 2025년 4월 ‘청소년 계정(Teen Accounts)’ 기능을 도입해 실시간 방송 시 부모 동의 필수, 16세 미만 이용자에게는 민감한 이미지 자동 블러 처리 기능을 적용했다.8) 유튜브는 청소년이 계정 없이 공개 콘텐츠만 시청할 수 있도록 제한했고, 디스코드·트위치·레딧은 미성년자 로그인 차단 방안을 정부에 보고해야 한다. 반면 로블록스는 ‘자사는 게임 플랫폼이지 소셜미디어가 아니다’라며 제외를 요구했다.
어떤 플랫폼이 이번 금지 대상에 포함될지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지난 10월 중순 아니카 웰스(Anika Wells) 통신부 장관은 유튜브, 스냅챗, 틱톡, 메타 등 주요 플랫폼 관계자들과 만나 새로운 연령 제한 규정 시행 시 관련 조치와 규제가 적절히 마련되도록 협의를 진행했다.
정부는 법 시행 2년 후 평가를 예고했지만, 전문가들은 단순 연령 제한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본다. 전문가들은 플랫폼 규제를 ‘이용 제한 중심’에서 ‘책임 설계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콘텐츠 투명성, 알고리즘 감사,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결합된 포괄적 온라인 안전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호주 정부가 2024년 11월 발표한 ‘디지털 돌봄 의무(Digital Duty of Care)’ 입법 계획9)은 플랫폼이 기술 설계 단계에서부터 안전을 내재화하도록 하는 ‘안전 설계(Safety by Design)’10) 원칙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연령 제한 법안에는 해당 조항이 포함되지 않았다.
호주의 소셜미디어 최소 연령 법은 청소년 보호라는 명분 아래 추진됐지만 그 실효성과 부작용을 둘러싼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정책이 기술적 현실성과 인권적 균형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보호’가 ‘통제’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의 온라인 환경을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플랫폼 책임 강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그리고 안전 설계 중심의 규제 프레임워크를 함께 구축해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모으고 있다. 호주의 시도는 그 첫 단추이자, 앞으로 디지털 사회가 풀어야 할 복합적 과제를 예고하고 있다.
1) Euronews with AP, <Denmark eyeing Australia’s under-16 social media ban as potential model>, Euro News, 2025.10.17, https://www.euronews.com/next/2025/10/17/denmark-eyeing-australias-under-16-social-media-ban-as-potential-model
2) Beattie, A., <As social media age restrictions spread, is the internet entering its Victorian era?>, The Conversation, 2025.10.16, https://theconversation.com/as-social-media-age-restrictions-spread-is-the-internet-entering-its-victorian-era-267610
3) Fraser, N. & Griffiths, O., <Online Safety Amendment(Social Media Minimum Age) Bill 2024>, Parliamentary of Australia, 2024.11.25, https://www.aph.gov.au/Parliamentary_Business/Bills_Legislation/bd/bd2425/25bd039#:~:text=The%20Online%20Safety%20Amendment%20(Social,by%20any%20parliamentary%20scrutiny%20committees
4) <Australia says social media ban is 'for the good of our kids' in new ad campaign>, Reuters, 2025.10.14, https://www.reuters.com/business/media-telecom/australia-says-social-media-ban-is-for-good-our-kids-new-ad-campaign-2025-10-14
Submissions
6) Taylor, J., <Revealed: YouTube’s three legal grounds for challenging inclusion in Australia’s under-16s social media ban>, The Guardian, 2025.4.3, https://www.theguardian.com/technology/2025/oct/02/youtube-three-legal-grounds-fchallenging-nclusionaustralia-under-16s-social-media-ban
7) https://www.esafety.gov.au/industry/regulatory-guidance
8) Taylor, J., <Instagram restricts what teenagers can see weeks before Australia’s under-16s social media ban begins>, The Guardian, 2025.10.14, https://www.theguardian.com/australia-news/2025/oct/14/instagram-teenagers-australia-under-16s-social-media-ban
9) <New Duty of Care obligations on platforms will keep Australians safer online>, The Hon Michelle Rowland MP, 2024.11.14, https://minister.infrastructure.gov.au/rowland/media-release/new-duty-care-obligations-platforms-will-keep-australians-safer-online
10) <Safety by Design>, eSafety Commissioner, https://www.esafety.gov.au/industry/safety-by-desig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