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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월드와이드] 미국
미디어월드와이드 | 등록일 : 2023-02-24

2023년 2월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 동안 노스캐롤라이나대 채플힐(University of North Carolina at Chapel Hill)에서 지역 언론 관련 연구를 하는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워크숍이 열렸다. 연구 결과를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필자를 비롯해 현재 필자가 몸담은 노스웨스턴대 스피겔연구센터(Spiegel Research Center) 소속 동료들도 함께 참석했다. 미국에서 지역 언론은 언제나 중요한 연구 주제 중 하나였고, 최근 관심이 더 뜨거워지고 있다. 이번 워크숍은 2019년 이후 두 번째로 개최됐으며 첫 번째보다 규모가 커진데다 지역 언론과 관련해 저명한 학자들은 물론 다양한 지역 언론 단체, 현업 종사자들까지 한데 모인 의미 있는 자리였다. 이번 호에는 이 워크숍에서 이뤄졌던 주된 발표들의 쟁점과 의미를 정리해 보겠다.

 

이번 워크숍은 노스캐롤라이나대 채플힐의 허스먼스쿨오브저널리즘앤미디어(Hussman School of Journalism and Media)에서 개최됐다. 워크숍은 동 대학의 CISLM(Center for Innovation and Sustainability in Local Media)1)과 듀크대(Duke University)의 드윗월리스 미디어센터앤데모크라시(DeWitt Wallace Center for Media & Democracy)2)가 공동 개최했다. CISLM의 제시카 머혼(Jessica Mahone) 교수와 드윗월리스센터의 소장인 필립 나폴리(Philip Napoli) 교수가 주축이 돼 진행된 이번 워크숍은 이틀간 총 44개의 프로젝트 발표로 구성됐다. 2019년 워크숍에 참석했던 동료 연구자에 따르면 지난번에 비해 발표자뿐만 아니라 참가자 수가 비약적으로 늘었다고 한다. 덕분에 각 발표당 시간은 10분으로 제한적이었지만 지역 언론이라는 공통 관심사를 구심점으로 모인 인원들이라 그런지 세션마다 약 40분이 넘는 질의응답 및 토론이 이어졌다.

 

 


 

 

참가자 수가 늘어난 배경에는 바이든 정부에서 논의되고 있는 지역 언론 지원책이 적어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바이든 정부가 강력하게 밀어붙였던 이른바 ‘더 나은 미국 재건 법안(BBB, Build Back Better)’의 일부에 소규모 지역 언론의 기자 지원을 위한 조항이 포함된 것이 알려지면서 죽어가는 지역 언론의 소생에 관해 연구하는 여러 단체에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기 때문이다(Tracy, 2021). 지역 언론에 대한 연방정부 차원의 지원에 정치적인 공방이 일어나는가 하면(Sabes, 2021), 결국 BBB 법안 자체가 축소되고 여러 장애물에 부딪히면서 지역 언론 소생 법안의 미래도 무기한적으로 불투명해진 상태다(Edmonds, 2022). 하지만 여전히 시민단체와 일부 정치권에서는 지역 언론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법안 제출과 통과를 추진하는 등 관심이 적지 않다(Editor & Publisher, 2023). 이번 워크숍에도 다양한 지역 언론 관련 시민 및 옹호 단체(advocacy group)들이 참여해 지난 1~2년간 진행한 다양한 활동과 연구들을 소개했는데, 이러한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겠다.

 

Day 1: 지역 언론 자금 조달 정책, 지역 언론 지원 위한 새로운 조직구조 고찰

 

워크숍 첫날 첫 세션은 지역 언론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모델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누는 패널 발표가 이어졌다. 은퇴한 기자들을 지역의회 미팅 취재와 같이 큰 노동력이 필요하지 않은 곳에 투입하도록 유도하자는 아직은 설익은 아이디어부터 아직 지역별로 제대로 된 기준이 없는 디지털 스트리밍 서비스에 부과하는 세금을 지역 언론을 비롯한 정보 기반 시설에 투입하자는 흥미로운 아이디어까지 다양한 대안이 제시됐다. 이 연구는 포틀랜드주립대(Portland State University)의 리 쉐이커(Lee Shaker)와 펜실베니아대(University of Pennsylvania)의 앙트완 해이우드(Antoine Haywood)가 제안한 것인데, 넷플릭스 등 디지털 서비스나 상품이 널리 퍼진 반면 판매세나 부가가치세를 어떻게 책정하고 부과할 것인지가 주마다 판이하다는 점에 착안해 이에 대한 기준을 확립하고 추가로 거둬진 세금의 일부를 지역 언론 지원에 배정하자는 아이디어다. 미주리대 캔자스시티(University of Missouri-Kansas City)의 닉 매튜스(Nick Mathews) 교수가 대리 발표한 캔자스대(University of Kansas) 테리 피네만(Teri Finneman) 교수의 연구는 노스 다코다, 사우스 다코다, 네브래스카, 캔자스 네 개 주의 뉴스 소비자와 언론사 리더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언론사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소비자와 언론사 리더들 간의 인식 차를 조명했다.

초기 조사 결과 언론사 리더들은 기존의 광고나 구독 모델 외 멤버십, 행사 개최, 기부 등의 자금 조달 수단을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반면, 소비자들은 언론사가 개최하는 행사나 뉴스레터, 멤버십, 기부를 통한 지원 의지를 더 강력하게 표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 세션은 최근 미국 사회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큰 이슈인 소외 계층과 지역 언론에 대한 발표로 구성됐다. 뉴스룸 내에서의 다양성 이슈를 비롯해 대부분 사람들의 관심 밖에 있는 극빈층 인구의 삶에서 지역 언론의 역할 등 광범위한 주제에 대한 연구가 공유·논의됐다. 미국언론협회(API, American Press Institute)의 레트렐 크리텐든(Letrell Crittenden)은 API가 최근 피츠버그에서 진행한 인클루전인덱스(Inclusion Index) 연구 결과를 공유하며 뉴스룸 내 다양성, 포괄성, 대표성을 비롯해 해당 공동체가 뉴스룸에 대해 느끼는 신뢰 등을 포함한 지표를 제안했다. 위스콘신대 매디슨(University of Wisconsin, Madison) 박사과정 대니파커(Danny Parker)는 지난 2년 반 동안 노스캐롤라이나의 소도시 한 곳과 상대적으로 도시화된 장소에서 거리의 노숙자들과 거의 동고동락하며 진행한 민족지학(ethnography) 연구 결과를 공유했다. 소외된 노숙인들에게 공짜로 읽을 수 있는 지역신문은 중요한 정보원이지만 자신들이 경험하는 세상과 해당 신문에 묘사되는 공동체나 정부의 모습 간의 괴리감 때문에 그들이 사회와 더욱 단절된다는 주장이었다.

 

마지막 세션은 기존과는 다른 지역 언론 조직에 대한 패널 세션이었다. 전국 혹은 지역 규모의 비영리 단체들이 주로 자신들의 프로젝트와 비영리 기반 대안 언론 구조에 관한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장이었다.

 

 


 

Day 2: 지역 언론 수용자, 지역 언론과 민주주의에 대한 연구

 

워크숍 둘째 날은 총 네 개의 패널 세션이 두 개씩 병렬적으로 진행되도록 구성돼 있었다. 필자가 속한 세션은 지역 언론 수용자(audience)의 니즈와 행동에 관련된 세션이었다. 필자가 미국의 한 지역 언론사와 진행한 소비자 연구 결과 발표와 더불어 다양한 방법을 통한 흥미로운 연구들이 공유됐다. 듀크대의 앤드류 트렉슬러(Andrew Trexler)는 노스캐롤라이나 채플힐의 지역지와 협력해 현장 실험(field experiment)을 진행했다. 지역 언론에 대한 정부 보조금이 현실화됐을 경우를 가정해, 지역 언론의 뉴스와 콘텐츠가 무료로 제공됐을 때 과연 해당 신문과 웹사이트에 대한 소비가 늘어나고 나아가 정치에 대한 지식, 정치 참여, 기관에 대한 신뢰 등에 긍정적인 효과가 일어나는지를 살펴본 것이다. 분석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는 못했지만 지역 언론에 대한 수요 부족 문제를 다시 확인했고, 보조금을 통해 페이월을 없애는 것이 이에 대한 해결책만은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캔자스의 한 커뮤니티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닉 매튜스 교수는 지역 언론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사가 그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페이스북과 같은 온라인상의 대체 정보 생태계가 생겨나기도 한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스탠포드대 박사과정생 라이언 크리스토퍼(Ryan Christopher)와 로스 달케(Ross Dahlke)는 설문 참여자들의 웹 활동 기록 빅 데이터를 이용, 최근 미국 사회에서 이슈가 된 바 있는 이른바 ‘핑크 슬라임(Pink Slime)’ 웹사이트3)에 누가 접속하고 무엇을 읽는지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의 분석 결과에 의하면 핑크 슬라임 웹사이트에 대한 우려와 달리 그곳에 실제 접속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으며, 실제 콘텐츠를 읽는 비중은 더욱 적었다. 라이언과 로스는 또한 지역 언론이 소멸되거나 거의 없는 이른바 뉴스 사막(news desert)에 핑크 슬라임 웹사이트가 파고들 가능성이 더 클 수 있다는 가설을 검증해봤는데, 결과적으로 핑크 슬라임 웹사이트와 뉴스 사막은 큰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지역 언론 생태계를 어떻게 포괄적으로 측정할 수 있을지, 혹은 공동체가 주체가 되는 비영리 대안 언론의 예시 등이 다양하게 논의됐다.

 

 


 

 

언론 수용자 관점에 대한 연구 부족 아쉬워

 

미국에서 지역 언론이라는 주제는 중요하면서도 민감하고 복잡한 주제다. 제4권력(The Fourth Estate)으로서 언론이 마땅히 수행해야 할 규범적인 면과 동시에 영리를 추구하는 사업적인 측면 또한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민과 공동체의 자발적 참여를 통한 좋은 사례가 있는 한편 이를 넓은 맥락에 적용하려면 이들 공동체가 얼마나 저널리스트로서의 전문성을 가질 수 있는지가 이슈가 된다. 소규모 지역 언론이 영리 추구 혹은 존립을 위해 대형 언론사에 흡수될 경우 소수의 회사에 지역 언론이 집중화되는 구조적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나아가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나 마케팅의 측면에서 현재 타 기업들이(특히 테크 기업들)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데이터 기반 구독 서비스 개선 등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에 중소 지역 언론은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워크숍 중 수용자 관점에서의 연구들이 부족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또한 높은 수준의 질적 연구들이 많았던 반면 보다 넓은 범위에 적용 가능한 시사점을 줄 수 있는 양적 연구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언론의 규범적인 역할, 뉴스 ‘생산’과 어떤 콘텐츠들을 ‘제공’할 것인지에 주로 초점을 맞춰왔던 기존의 저널리즘 연구에서 나아가 실제 언론이 수용자의 관점에서는 어떤 의미를 지니고 수용자가 원하는 니즈 혹은 경험을 얼마나 충족시켜주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최근 조금씩 더 주목을 받고 있다(Costera Meijer, 2020). 다음 워크숍에서는 이러한 측면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현재까지의 네트워크를 더욱 확장해, 보다 종합적인 지역 언론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기를 기원한다.

 

 

 

 

 

 

1) https://www.cislm.org/

2) https://dewitt.sanford.duke.edu/

3) 핑크 슬라임 웹사이트(혹은 저널리즘)는 겉으로 지역 언론사인 척하며 자동화된 콘텐츠나 질 낮은 보도물을 배포하는 웹사이트 혹은 그 발행 행위를 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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