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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월드와이드] 호주
미디어월드와이드 | 등록일 : 2023-04-28

지난 4월, 호주 정부는 작년 호주 의회에서 통과된 프라이버시법개정안(Privacy Legislation Amendment Bill)에 대한 검토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 2년간 각 단체와 기관으로부터 수집한 116개 제안서를 기반으로, 프라이버시법 항목, 범위, 규제 대상 등에 대한 주요 개정안을 다루고 있다. 본고에서는 이번 개정안 내용 중 언론 기관 관련 조항에 대한 논란을 살펴보고자 한다.

 

작년 11월 의회를 통과한 프라이버시법 개정안으로 인해 호주에서는 개인정보 침해 및 프라이버시법 위반에 대한 처벌이 강화됐다. 호주의 프라이버시법(Privacy Act)은 1988년에 제정돼 이후 여러 차례 개정을 거쳐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추가 규정을 도입했다.1) 최근 몇 년간 호주에서는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과 온라인 서비스 확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과 개인정보 보호 규정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었다. 작년 말, 호주에서는 잇따라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비롯해 사이버 보안과 관련된 각종 사고가 발생했다. 호주의 주요 통신사 중 하나인 옵터스(Optus)에서는 980만 명의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되었고, 호주 최대 건강보험 회사 중 하나인 메디뱅크(Medibank)는 사이버 공격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피해 고객이 510만 명에 달했다. 또한 호주 최대 유통 그룹 중 하나인 울워스(Woolworths)의 자회사인 온라인 쇼핑몰에서 220만 명의 고객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호주 주요 기업들의 잇따른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이다. 이번 프라이버시법 개정안으로 인해 개인정보 유출 책임이 있는 기업들에 대한 처벌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언론 활동에 대한 예외 조항

 

호주의 프라이버시법은 언론 기관을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는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도, 언론의 정보 접근권을 보장해 공적 이익의 균형을 이루기 위함이다. 면제 조항은 언론 기관이 수행하는 행위나 관행을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언론 기관의 면제 행위 및 활동은 다음과 같다. △해당 기관이 언론 활동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경우, △해당 기관이 언론 보도와 관련해 개인정보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기준(이외의 내용도 포함될 수 있음)이 마련돼 있고, 해당 기준이 해당 기관 또는 언론 단체나 개인에 의해 서면으로 발행된 경우다. 이러한 면제 조항은 언론 기관이 시민들에게 정확하고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면서도, 개인정보 보호 규정을 준수하도록 장려한다.

 

호주 정부가 발표한 이번 검토 보고서는 언론 기관 규제 면제 조항을 유지하면서도,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중요한 사항에 대한 개정을 제안하고 있다.

 

첫째, 면제 대상이 되는 언론 기관은 호주 정부의 인증된 감독 기관인 호주통신미디어청(ACMA, Australian Communications and Media Authority), 호주언론협회(Australian Press Council), 독립미디어협회(Independent Media Council)에서 관리·감독하는 개인정보 보호 기준, 또는 자체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기준이 마련된 경우로 국한한다.

 

둘째, 업계와 호주통신미디어청과의 협의를 통해, 호주개인정보감독기구(Office of the Australian Information Commissioner)는 개인정보 보호 기준과 언론 기관이 취할 수 있는 개인정보 보호 기준 틀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언론 기관 면제 조항 개정이 시행된 시점으로부터 3년 후, 해당 조항에 대한 독립적인 감사 및 검토를 진행해야 한다. 

 

넷째, 언론 기관이 호주프라이버시원칙(Australia Privacy Principles)에서 규정한 의무와 일치하는 보안 및 파기 의무를 준수하도록 규정한다.

 

다섯째, 현재의 법 조항에 의해 언론 기관들은 NDB(Notifiable Data Breaches)제도에 따라 개인 데이터 관리에 있어 데이터 위반을 보고 할 의무를 가진다. 다만, 공공의 이익이 개인의 데이터 위반보다 더 중요한 경우에 한해 데이터 위반 보고 의무 면제 필요성을 제안하고 있다. 이는 언론이 공익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경우, 이를 법으로 면책해줘야 함을 의미한다.


공익 목적의 개인정보 제공에 대한 논란

 

이번 보고서에서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공익 부합 조건’에 대해서는 사회적 논란이 존재한다. 언론 기관이 보호받는 것은 ‘공익’에 부합하는 보도 행위에 한해서다. 뉴사우스웨일즈 시민자유연맹(NSW Council for Civil Liberties) 등과 같은 일부 단체들은 면제에 대한 정의를 공익에 부합하는 행위로 제한하는 대신 표현의 자유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공익 행위와 관행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호주 언론 기관들은 일제히 이 조건 도입에 강력하게 반발하는 한편, 호주 개인정보감독기구와 디지털라이츠워치(Digital Rights Watch) 등 일부 기관과 단체들은 이 조건 도입을 지지하고 있다. 일부 단체들은 면제 대상을 좀 더 좁혀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들은 기존 면제 조건이 개인정보 보호와 표현 및 정보의 자유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지 못하고 충분한 개인정보 보호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알 권리, 표현의 자유와 개인정보 보호 사이의 균형 유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의 어려움을 보여준다.


개인정보 보호 규제 강화에 따른 언론 기관들의 우려

 

호주의 주요 미디어와 언론 기관들의 연합단체인 ARTK(Australia's Right to Know coalition)2)는 프라이버시법 언론인 면제 조항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한편, 언론 기관의 공정하고 합리적인 보도를 저해할 가능성이 있는 조항들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그 조항 중 하나는 개인정보 위반 보고 의무를 언론 기관에게도 적용하는 것이다. ARTK는 보도 특성상 제삼자에 관한 정보를 동의 없이 수집하고 공개할 가능성이 있으며, 정보 공개 해당 인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보도할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3) 이러한 이유로 ARTK는 개인정보 보호 위반 보고에 대한 언론 기관의 의무 부여를 반대하고 있으며, 개정안이 수정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불어 ARTK는 직접소송제기권리와 개인정보 침해로 인한 심각한 피해에 대한 소송제기권리 등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위한 조항 도입은 언론 기관이 소송에 노출될 가능성을 높인다고 우려한다. 특히 이는 비싼 소송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부유한 개인들을 위한 특혜 조항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작년 뉴스 코프(News Corporation) 공동 회장 라클란 머독(Lachlan Murdoch)이 호주 인터넷 신문 크라이키(Crikey)를 대상으로 제기한 소송을 통해 이러한 우려를 확인할 수 있다. 크라이키가 소송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변호사 비용만 약 27억 원에 달했다.


국민의 알 권리 저하에 대한 우려

 

개인정보 보호 규제 강화는 최근 몇 년간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이슈 중 하나다.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 발전으로 인해 개인정보 보호 규제 강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여러 나라에서 법률 개정이나 개인정보 보호 담당 기관의 신설 등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호주 또한 내부적으로 기존 개인정보 보호 관련 법의 개정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었으나 호주 정부는 강력한 개인정보 보호 규제 개정을 망설여오고 있었다. 2020년 호주 프라이버시위원회(Office of the Australian Privacy Commissioner)가 실시한 호주 국민의 개인정보 보호 규제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83%의 호주 국민이 규제 강화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4)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디지털화가 가속되는 가운데, 호주 국민의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호주 프라이버시법 개정은 호주 사회 전반의 개인정보 보호 강화 요구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규제 강화가 언론 표현의 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를 저하시키는 언론 통제장치로 작용할 가능성에 대한 언론인과 시민단체들의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1) 개인정보보호 국제협력센터: 국가 정보-호주, https://www.privacy.go.kr/pic/nation_australia.do

2) 2019년 설립된 ARTK는 공영방송 ABC와 SBS 방송국, 뉴스코프호주, 나인네트워크, 언론예능예술인협회(Media Entertainment and

Arts Alliance), Free TV, 호주상업방송협회, 호주언론위원회를 포함하고 있다. 설립 이후, 정보의 자유, 명예훼손, 내부 고발자 보호, 국가안보법 등과 관련된 법과 규제의 개정을 지속적으로 촉구해오고 있다.

3) Madden, J., <Media companies warn changes to privacy laws would have a ‘chilling’ effect on press freedom>, The Australian Business Review, 2023.4.9, https://www.theaustralian.com.au/business/media /media-companieswarn-changes-to-privacy-laws-wouldhave-a-chi l l ing-ef fect-on-pressfreedom/news-story/e06fa1fe1508808aa5440b78e560af66

4) Wi tzleb, N., <83% of Aust ral ians want tougher privacy laws. Now’s your chance to tell the government what you wan>, The Conversation, 2020.11.11, https://theconversation.com/83-of-australians-want-tougherprivacy- laws-nows-your-chanceto-tell-the-government-what-you-want-149535#:~: tex t=In%20the%20Austral ian%20Pr ivacy%20Commissioner's,in%20a%20time%20of%20cri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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