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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3일, 글로벌 소셜미디어 플랫폼 틱톡(TikTok)의 쇼우지 츄(Shou Zi Chew) CEO가 미국 연방하원 에너지 및 상업위원회(House Energy and Commerce Committee)가 주최한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해 화제가 됐다. 이른바 ‘틱톡 청문회’라고도 불린 이번 청문회에서 의원들은 한마음으로 쇼우 지 츄를 질타했다. 5시간가량 진행된 청문회에서 쇼우 지 츄는 의원들이 제기한 우려에 대해 대안을 내놓았지만, 청중은 귀담아듣지 않았다. 이번 호에는 틱톡 청문회에 대한 배경과 개요, 주요 쟁점을 정리해 보겠다.
틱톡, 정보 보안에 대한 미국 내 우려 확산
틱톡이 큰 이슈가 된 이유 중 하나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이끌고 있던 테크, 소셜미디어 시장의 헤게모니를 뒤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국내 기업이 아닌 해외 기업이라는 점에서 전례가 없다. 틱톡은 명실상부 미국 젊은이들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퓨리서치센터의 2022년 조사에 따르면 틱톡은 미국에 상륙한 지 불과 4~5년 만에 미국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됐다. 조사에 응한 청소년의 67%가 틱톡을 사용한다고 응답한 반면, 2014~2015년 조사에서 71%의 이용률을 기록했던 페이스북은 2022년 32%로 주저앉았다.[그림 1] 인스타그램, 스냅챗이 틱톡만큼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짧은 시간 내 보인 약진이 눈에 띈다(Vogels, Gelles-Watnick, & Massarat, 2022). 숏폼 비디오를 유행시킨 틱톡 콘텐츠는 대부분이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것들이지만 틱톡을 통해 정기적으로 뉴스를 소비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한 퓨리서치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틱톡을 이용하는 응답자의 약 33%가 해당 플랫폼을 통해 정기적으로 뉴스를 소비한다고 응답했다.[그림 2] 게다가 지난 3년간 추이를 봤을 때, 틱톡은 조사에 포함된 소셜미디어 플랫폼 중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인 플랫폼이다(Liedke & Eva Matsa, 2022). 정리하자면 틱톡은 2018년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후 불과 4년 정도의 시간 동안 미국 청소년의 삶에 깊이 파고들었을 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중요한 정보원으로서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다.


틱톡에 대한 우려는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틱톡의 영향력이 본격적으로 커지기 시작한 2019년 미국 연방통상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는 당시 Musical.ly였던 틱톡에 13세 미만 아동들의 개인정보를 부모 동의 없이 수집했다는 혐의로 570만 달러(약 75억 5,0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같은 해 11월 미국 정부는 처음으로 틱톡에 대해 국가 안보와 관련된 이유로 조사를 진행했다. 2017년 베이징에 본사를 둔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ByteDance)가 Musical.ly를 약 10억 달러(약 1조 3,200억 원)에 인수한 과정을 검토한 것이다. 이후 2019년 12월 미군이 군 내 개인 기기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하면서 틱톡의 중국 커넥션이 본격적으로 문제시되기 시작했다. 이듬해 5월 틱톡은 디즈니 임원인 케빈 매이어(Kevin Mayer)를 CEO로 고용하며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려 노력했으나 같은 해 7월 당시 국무장관 마이크 폼페이오(Mike Pompeo)가 국가 보안 및 프라이버시 우려를 이유로 틱톡을 포함한 중국 소셜미디어 애플리케이션들을 미국에서 금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후 8월 미 상원에서 연방 공무원들에게 지급된 정부 기기에서의 틱톡 이용을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틱톡을 미국에서 금지하는 긴급 행정 명령을 내리면서 틱톡에 대한 압박은 탄력을 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회사가 운영하는 조건으로 미국 내 틱톡 애플리케이션을 허용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한때 월마트와 마이크로소프트가 함께 틱톡의 미국 지사를 인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으나 임기 말 연방 판사들이 잇따라 대통령 행정명령 시행에 제동을 걸면서 없던 일이 됐다. 이후 바이든 정권이 들어선 후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긴급 행정명령을 취소했으나 해외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전반적인 보안 검토를 지시했다(Whalen & Nakashima, 2021). 2022년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틱톡과 관련된 논의 또한 재점화됐다.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특정 미국 시민의 위치 정보 등 개인정보를 감시하려 한 정황이 보도되는가 하면(Baker-White, 2022), 공화당 소속인 플로리다 상원의원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와 위스콘신 하원의원 마이크 갤러거(Mike Gallagher)가 워싱턴포스트 논평을 통해 미국 내 틱톡 금지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Rubio & Gallagher, 2022). 실제로 바이트댄스 기업 기밀 유출 조사 과정에서 미국 기자 두 명의 이용자 데이터에 부적절하게 접근했던 것이 밝혀져 틱톡의 중국 관련 리스크가 다시금 주목을 받았다(Rodriguez, 2022).
청문회에서 5시간 맹비난 받은 틱톡 CEO
이러한 문제 제기는 결국 쇼우 지 츄 틱톡 CEO의 하원 청문회 출석으로 이어졌다. 3월 23일 진행된 청문회는 5시간이 넘게 진행됐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미국 의회에서 보기 드물게 초당적인 비난이 쏟아졌다. 틱톡은 데이터 보안과 관련해 쏟아지는 우려에 대한 대응책으로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 텍사스(Project Texas)’를 강조하고 나섰다. 바이든 정부에서 요구한 소유 구조 개편에 대한 부분적인 대응이다. 이는 미국 이용자 데이터를 미국 회사인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오라클(Oracle)이 저장하고 연방 감시위원회 등 이중·삼중의 외부 감시 체제를 구축해 미국 이용자의 데이터가 국외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방화벽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Silva, 2023). 하지만 청문회는 츄 CEO에 대한 일방적인 비난과 틱톡에 대한 불신으로 점철됐다. 일부는 보안에 대한 츄 CEO의 발언을 단순히 믿지 못하겠다며 무시하는 입장을 반복했고, 어거스트 플루거(August Pfluger) 텍사스주 하원의원은 “우리는 당신들의 프로젝트를 원하지 않는다”며 프로젝트 텍사스의 이름을 바꾸라고 말하기도 했다(Zakrzewski & Stein, 2023).
5시간 넘게 제기된 우려와 비난의 수준에 비해 우려에 대한 실질적인 증거나 정황은 제기되지 않았다(Tracy, McKinnon, & Wells, 2023; Zakrzewski & Stein, 2023). 틱톡 금지에 대한 여론은 어떤 상황일까? 워싱턴포스트에서 진행한 여론 조사에 의하면 미국인 중 틱톡 금지를 지지하는 비율이 우세한 가운데 틱톡 이용자 대다수가 틱톡 금지를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틱톡의 모기업이 중국 기업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응답자 대부분이 우려를 표한 반면, 틱톡이 다른 소셜미디어에 비해서 특징적으로 더 많은 개인정보를 공격적으로 수집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Kelly et al., 2023).
틱톡 관련 이슈의 본질과 향후 논의
작금의 틱톡 관련 이슈는 실질적인 증거나 여론보다는 지정학적 차원의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틱톡과 관련해 현재 제기되는 우려들은 3년 전 중국 통신기기 제조 회사인 화웨이(Huawei) 제품에 제재를 가했을 때와 결이 다르지 않다(Garrett, 2020). 5G와 관련된 하드웨어 패권을 위한 제재를 소프트웨어에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틱톡의 전면적인 금지나 제한은 표현의 자유 등 헌법 및 구체적인 법적 장애물이 많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Harwell & Zakrzewski, 2023). 반면, 틱톡에 대한 제재가 더 큰 제재 및 갈등의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특히, 최근 미국에서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바이트댄스의 캡컷(CapCut)이나 온라인 쇼핑 앱인 쉬인(Shein), 테무(Temu)와 같은 서비스들도 영향받을 가능성이 크며 현재 그동안 중국 테크 스타트업들에 투자해 온 실리콘밸리 벤처 캐피털들의 행동에도 영향이 갈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Mims, 2023).

빠르게 성장하는 테크 시장의 패권을 향한 미·중 경쟁 및 갈등(Schmidt & Allison, 2020)의 지정학적 요인이 이번 틱톡 관련 이슈에서 부각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부분들이 향후 글로벌 테크 패러다임의 지형에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이면의 본질적인 문제들에 대한 논의가 빠져 있는 것은 아쉽다.
틱톡과 관련해 미국에서 제기되는 가장 큰 문제는 두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로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과 이를 이용한 감시나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 우려다. 곱씹어 생각해보면 이는 비단 틱톡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는 이미 페이스북이나 다른 소셜미디어 및 테크 플랫폼에서 일어난 다양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나 감시 행위를 알고 있다. 이에 반해 미국은 유럽 등과 비교했을 때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기초적인 법안들조차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측면을 생각할 때, 틱톡 관련 문제 제기가 보다 광범위하고 본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프라이버시,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에 대한 논의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Angwin, 2023).
두 번째로 틱톡과 관련해 제기되는 우려 중 하나는 대부분의 미국 틱톡 사용자들이 13~17세의 청소년이라는 점이다. 틱톡이 어린 청소년들의 전반적인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들에게 선전적 메시지나 가짜뉴스 등을 전달하는 등의 행위를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이슈 또한 비단 틱톡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최근 네이처 자매지에 게재된 한 연구에 의하면 소셜미디어 사용이 많을수록 전반적으로 삶의 만족도는 낮아지는데, 12~18세, 특히 여자아이들에게서 이러한 현상이 가장 급격히 나타났다(Orben et al, 2022). 또한 선전적 메시지나 가짜뉴스는 2016년 페이스북의 사례에서 볼 수 있었듯 틱톡뿐만 아니라 다른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포함해 정부 당국이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이번 틱톡 문제가 미·중 갈등과 경쟁에서 나아가 보다 본질적인 차원에서의 논의와 문제 해결로 한 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