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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OTT 저널리즘] OTT 저널리즘을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커버스토리 | 등록일 : 2023-04-28

OTT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공개된 시사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와 <국가수사본부>는 표현 수위로도 화제가 됐다. OTT가 저널리즘 영역에 포함된다면 이를 위한 심의나 규제 또한 필요할 수밖에 없다. OTT에서 저널리즘 준칙이 구현될 수 있을지 현황과 문제점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OTT에 상륙한 시사저널리즘

 

지난 3월 넷플릭스에서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하 <나는 신이다>)을 웨이브에서는 <국가수사본부>라는 시사 다큐멘터리를 오리지널 콘텐츠로 공개했다. 두 프로그램은 지상파 방송사인 MBC와 SBS를 대표하는 탐사보도 전문 프로그램 <PD수첩> 출신 조성현 PD와 <그것이 알고 싶다> 출신 배성현 PD·박진아 작가가 만들었다. <나는 신이다>는 한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거나 아직도 진행 중인 사이비 종교 지도자들의 추악한 허상을 민낯 그대로 폭로해 큰 충격을 줬고, <국가수사본부>는 한때 지상파 방송사나 종합편성채널에서 편성했던 <경찰청 사람들>과는 사뭇 다르게 우리 경찰의 수사 과정을 날것 그대로 담아냈다. 두 영상 콘텐츠는 시사 프로그램의 제공 영역이 더는 지상파 방송과 종합편성채널의 전유물이 아님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나는 신이다>와 <국가수사본부>는 새로운 플랫폼인 OTT에서 시사 다큐멘터리가 제공됐다는 사실 만큼이나 표현 수위에서 논란이 됐다.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정명석 총재의 성범죄 의혹을 다룬 1~3화가 대표적이다. JMS의 정 씨는 신도 성폭행 등의 죄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2018년 2월 출소했지만, 이후 또 다른 여성 신도를 추행·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나는 신이다>에서는 정 씨의 성범죄 혐의를 적나라하게 까발리고 있다. 성폭력 희생자 가운데 한 명인 전 신도가 제공한 녹취록엔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내용이 그대로 담겼고, 여성 신도들의 나체 영상도 얼굴만 간단히 모자이크된 채 여러 번 등장한다. 이러한 영상은 성폭력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줄 수 있는 위험이 커서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만민중앙교회 이재록 목사의 성폭력을 다룬 7~8화에서도 피해자를 재연하는 배우의 등과 다리 등 신체를 확대해 보여줬다. “언니(피해자)는 진짜 예뻤다”, “몸도 여리여리하고” 등의 피해자 외모를 묘사한 대사 등 ‘사건을 선정적으로 묘사하는 부적절한 삽화, 영상 등을 사용한 보도를 하지 않는다’, ‘피해자의 사적 정보를 보도하지 않는다’는 성폭력 보도 준칙에 정면으로 위반되는 장면도 있었다.

 

경찰을 가장 가까이서 관찰하며 이들이 살인, 강도, 마약 등 사건을 수사하고 체포, 기소하는 과정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는 <국가수사본부>도 실형이 확정되지 않은 사건 피의자의 조사 장면을 그대로 보여줬다. 비록 피의자 얼굴은 가렸지만, 사건 지역과 사건 유형을 모두 공개한 만큼 포털 검색을 통해 손쉽게 관련자를 특정할 수 있다.

 

현재 OTT를 통한 시사 프로그램 제공에 대해 다양한 반응이 있다. 첫 번째 큰 반응은 인권 침해에 대한 우려보다는 엄격한 방송 프로그램 내용 규제 장벽을 넘어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줬다는 반응이다. 그동안 ‘사회악’으로 비난받는 범죄자와 범죄 집단이 인권이라는 명분 뒤에 숨어 그들의 악행을 숨겨왔지만, OTT에서는 오히려 그들이 만든 ‘병폐’를 아무런 제약 없이 속 시원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여기에는 그동안 정부가 지나친 규제로 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렸다는 지적도 곁들여진다. 반면, 자극적 요소로 주목받고자 해로운 콘텐츠를 제작함으로써, 저널리즘 준칙에서 벗어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현실적으로 공적 규제가 미비한 OTT 영역에서 유해한 콘텐츠가 늘어나면, 결국은 미디어 수용자가 선택적으로 소비하는 것 이외에는 안전장치가 없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OTT에서 저널리즘 준칙은 구현될 수 있는가? 있다면, 어떠한 원칙이 적용되는 것이 바람직한가? 아직까지 해답으로는 자율적인 실천이 우선한다.


규제 밖에 있는 OTT 내용 규제

 

OTT에 대한 규제 권한은 누구에게 있는가? 영상 콘텐츠 제작에 대한 지원과 진흥 정책의 주무기관은 문화체육관광부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는 (이하 문체부) 규제하지 않는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규제 권한을 행사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를 주목할 수밖에 없다.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는 방송법과 IPTV법을 각각 「시청각미디어법」과 「디지털동영상미디어법」으로 개정하는 정부 입법을 준비하고 있다. 두 법안은 공영방송을 별도 규제 체계로 분리하고, 상업방송과 OTT를 비롯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 대한 통합규제법률을 제정하려는 공통점이 있다. 향후 두 정부 입법안이 병합돼 하나로 제출되거나 경쟁적으로 국회에 제출되더라도, 결국은 병합 심리가 이뤄질 것이다. 여기에 문체부도 영상 콘텐츠 관련 기본법 제정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법 개정으로 방송과 영상 콘텐츠에 대한 정의가 정비되면, 내용 규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영상 콘텐츠에 대한 법적 정의는 방송 프로그램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라는 큰 항목에 대한 정의만 있을 뿐, 세부적인 유형 정의는 없다. 또한, 영상 콘텐츠에 대한 내용 규제도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사후심의와 영화와 비디오 같은 영상물에 대한 등급 분류 기준만 존재한다. 그러나 내용 규제를 위해서는 단순히 등급 분류 이외에 사후적인 조치를 위해 세부적인 유형화와 플랫폼별 법적 정의가 필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내용 규제를 위한 구체적인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

 

영상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전송할지, 혹은 주문형으로 제공할지는 서비스의 방식일 뿐, 심의는 ‘동일 콘텐츠에 대해 동일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영상 콘텐츠는 시청자(이용자)의 시청(이용) 행태에 따라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래서 내용은 같다고 해도 무료, 구독, 할인 등 시청 행태에 따라 내용 규제도 달리할 수밖에 없다.

 

현재 OTT에 대한 내용 규제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과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영비법」)에 따라 가능하다. 그러나, 방심위의 OTT 콘텐츠 자체에 대한 유해성 판단은 정보통신망법이나 영비법에서 정한 사후적인 조치라기보다는 통신 심의를 통한 일반적인 유해성 판단 수준이다. 그나마 적용할 수 있는 기준은 통신 심의에 관한 규정이다. <나는 신이다>나 <국가수사본부>처럼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OTT 콘텐츠가 계속 등장한다면, 현행 규정은 지상파 방송사나 종합편성채널에 적용되는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어린이·청소년 보호 관련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보다는 엄격한 규정이 필요하다.

 

현행 「영비법」 제70조 제8항은 자체등급분류사업자로 지정되는 OTT 사업자가 등급 분류를 적절하게 하지 않거나, 유해한 영상 콘텐츠를 제공할 때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방심위에 온라인 비디오물에 대한 심의를 요청하도록 했다. 그러나 방심위에는 OTT에 대한 세부적인 심의규정이 아직 없다. 현재로서는 통신 심의에서 다뤄야 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을 적용하는 온라인 비디오물 심의 기준을 별도로 신설해야 한다. 불법 온라인 비디오물에 대한 시정 조치는 현행 방통위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8조 제2항과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 제15조 제1항에 따라서 해당 정보의 삭제 및 접속 차단과 이용자에 대한 이용 정지 및 이용 해지, 청소년유해정보 표시의무 이행 또는 표시 방법 변경 등을 조치하도록 하지만, OTT의 특성상 통신정보에 대한 시정 기준을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OTT 사업자가 편성 및 배열을 통해 제공하는 영상 콘텐츠에 대해 삭제와 접속 차단과 같은 행정 처분성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용자의 콘텐츠 접근을 원천 차단하는 시정 요구를 OTT 사업자를 통해 구독자에게 강제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사업자와 이용자의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다. 또한, 「영비법」에서 정하고 있는 제70조(폐쇄와 수거)에 따라서 행정명령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방송통신위원장에게 요청해 처리되는데, 방심위의 시정 요구는 ‘주의, 경고, 정정·수정 또는 중지 권고’의 형태로 OTT 사업자와 영등위에 통보하여 후속 조치가 이뤄지도록 요구하는 방식이 합리적일 것이다. 그러나 방심위가 이러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세부적인 법적 근거가 아직은 방통위 설치법에 없는 것도 현실이다. OTT 심의가 방송과 통신, 방송 광고, 디지털성범죄물심의와 더불어 새로운 영역으로 제도화될 수 있도록, 방통위설치법에 방심위의 업무 영역으로 OTT 심의를 명문화할 필요도 있다.


온라인 영상 콘텐츠에 대한 자율심의 도입

 

이같은 법률에 따른 공적규제와는 별도로 자율규제제도를 어떻게 도입할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자율규제제도를 도입하려면, 방송사나 동영상 공유 플랫폼 사업자에 자체적인 심의를 할 수 있는 인력과 경험, 지속 가능한 재원 마련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방송사는 자체 심의실을 통해 방송 프로그램의 유해성을 사전에 걸러낸다. 그러나 OTT는 이러한 기능이 없고, 사전등급분류만 한다.

 

현재 방통위와 과기정통부에서 추진하는 미디어 관련 입법이 마련된다면, 방송과 영상 콘텐츠 분야에서 ‘규율화된 자율규제’를 운영하기 위한 구체적인 규제제도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 즉, 행정기관은 규율을 제시하고, 시장에서는 규율에 맞게 자체적인 규정을 마련해 유해성을 걸러내는 것이다. 일명 공동규제라고 부르는 자율규제제도를 도입하더라도 모든 사업자가 자율심의할 처지는 못 된다. 현재 유사한 제도를 운영하는 게임물관리위원회도 자체적으로 지정분류사업자로 운영이 가능한 사업자와 그렇지 못한 사업자를 구분하고 있다. 예컨대 대다수 사업자는 5인 이하로 운영되는 중소기업이며, 사전등급분류와 사후심의를 담당하는 직원은 겸직이거나 한 명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욱이 사후관리를 위해서는 자체적인 모니터원과 외부 전문위원의 심의 결정이 필요한데, OTT 사업자가 이러한 제도를 마련하려면 매출액은 물론 종사자의 수가 일정규모가 돼야만 가능하다. 그러한 의미에서 공동규제는 단계별로 자율적인 등급 분류가 가능한 사업자와 협회를 통해 공동으로 공동규제기구를 운영할수 있는 사업자를 구분하여, 아예 현행처럼 방심위와 영등위에서 공적규제를 하는 게 더 효율적일 수도 있다.

 

 


 

규율화된 공동규제제도의 핵심은 미디어규제기구에서 기구 지정과 재승인제도를 마련하고, 공동규제에서 반드시 반영해야 하는 심의 절차를 마련하는 일이다. 공동규제제도는 단계별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1단계는 지정제도 운영이다. 현행 「영비법」에서 규정한 OTT 사업자부터 도입하는 것이다. 지정제도는 공적규제기구가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업자에게 자체적인 등급 분류를 할 수 있도록 지정하고, 위임된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사후적으로 감독하는 것이다. 지정자격은 독자적인 심의조직과 등급 분류를 위한 제도로, 외부 전문가를 위촉할 수 있는 규모를 가진 사업자여야 한다. 이를 위해 매출액을 기준으로 독자적으로 영상 콘텐츠 심의를 할 수 있는 영상 콘텐츠 제공 사업자는 자체심의를 통해 등급 분류를 허가할 수 있다. 현재 「영비법」은 이러한 절차를 정하고 있다. 그러나 방송법에는 영상 콘텐츠 제공 사업자에 대해 아직 자율적인 사전등급분류에 대한 명확한 절차나 규정이 없다. 그러나 자체등급분류 사업자로 지정받을 규모가 아닌 사업자에 대해서는 사전등급분류와 사후심의는 현행처럼 가져갈 필요가 있다.

 

2단계는 자체등급분류 지정을 받은 사업자에게 사후적인 관리도 할 수 있도록 승인하는 제도다. 예컨대 자율규제기구와 사업자 민원 등을 통해 접수된 소비자 불만에 대해서 자체등급분류사업자가 사후적으로 등급을 조정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원저작권자에게 내용 수정을 요구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듯 자체적으로 사후관리된 경우에는 공적규제기구에서 별도의 제재를 가하지 않는다.

 

3단계는 등급 분류는 지정제를 유지하되, 독자적인 운영이 어려운 사업자들의 등급 분류를 맡을 민간 차원의 공동규제기구를 설립하고, 이 기구가 사후심의를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다. 공동규제기구는 통합형일 수도 있고, 영역별로 복수일 수도 있다. 공적규제기구는 3단계에서는 자율규제기구에 대한 인증과 시장에서의 실패에 대한 재심의와 같은 역할에만 한정하도록 한다.


규제가 OTT를 삼키지 않기 위한 노력

 

새로운 창의적 아이디어가 등장할 때마다 규제 강화에 대한 목소리도 함께 커진다. 그러나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을 걷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가 머리를 맞대고 어느 방향이 맞는지, 어떤 형식과 방법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논의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OTT에서 구현되는 저널리즘은 새로운 형식이라기보다는, 그동안 엄격한 행정규제를 통해 억눌려왔던 ‘표현의 자유’, 연출을 위한 금기가 풀리면서 발생한 충격이 더 크다. OTT 시사다큐 <나는 신이다>와 <국가수사본부>에 새로운 소재나 취재기법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간 제작진을 억눌렀던 엄격한 법과 사회규범의 빗장이 OTT를 통해 풀리면서, 좀 더 날것 그대로를 보여줬을 뿐이다. 그래서 더 규제기관은 당황하고 수용자는 열광하거나 비난하고 있다. 그렇다고 행정 규제 영역을 무한정 늘리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 오히려 OTT 영역에서 활동하는 이해관계자와 수용자의 이익과 권익을 대변하는 정부와 기관, 단체가 협력해 공동 규제를 위한 제도 마련을 고민해야 한다.

 

그렇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공동 규제가 작동하려면 영비법에 따라서 자체등급분류사업자로 지정된 OTT 업계가 자율적으로 불법적이고 유해한 영상 콘텐츠에 대한 윤리기준을 마련하고, 이 기준을 준수하는지를 자체적으로 규율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일 위임받은 권한을 제대로 수행했다면, 불법성이 강해 형법과 같이 실행법을 위반하는 사안이 아닌 이상, 제재는 감경되거나 면제돼야 한다. 영비법 개정으로 영상 콘텐츠에 대한 공동규제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단계적 도입 전략과 함께 권한위임을 통해 공적규제기구와 자율규제기구의 제도 간 신뢰 구축이 병행돼야 한다. 또한, 시사 다큐멘터리 제작자는 새롭게 열린 OTT라는 공간에서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표현 수위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기보다는 더 심층적인 취재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까지 제시할 수 있는 대안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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