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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월드와이드] 호주
미디어월드와이드 | 등록일 : 2023-10-27

지난 6월 25일 호주 정부는 ‘2023년 통신 법률 개정안(허위 정보(disinformation) 및 오정보(misinformation) 방지)’ 초안을 발표했다. 가짜뉴스와 허위 정보의 확산은 호주 시민의 안전과 복지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사회, 그리고 경제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온라인상에서의 가짜뉴스·허위 정보의 확산에 대한 디지털 플랫폼사의 책임을 강력하게 묻도록 했는데, 이에 따라 플랫폼사들은 앞으로 자사 플랫폼이 배포·공유하는 가짜뉴스와 허위 정보에 대해 조처하지 않으면 수백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2020~2021년 호주 통신미디어청(Australian Communications and Media Authority)이 실시한 오정보 확산 현황 조사1)에 따르면, 응답자 5명 중 4명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관련 허위 정보를 온라인상에서 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러한 정보를 페이스북, 위챗, 트위터(현 X)와 같은 소셜미디어에서 가장 많이 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 76%의 응답자가 가짜뉴스 및 오정보 확산에

대한 소셜미디어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응답해, 호주 사회 내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 강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찍이 2021년 2월, 호주는 허위 정보 및 오정보 확산 방지를 위한 산업 실천 강령(Code of Practice for Disinformation andMisinformation)2)을 발간했다. 이 실천 강령에는 어도비, 애플,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레드버블, 틱톡, 트위터 등 8개의 기업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이 실천 강령은 기업들에게 최소한의 조치만 요구할 뿐 법적 강제력이 약하다는 비판이 있었다. 또한 규제 대상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는 허위 정보나 오정보로 제한돼 규제 범위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허위·오정보 정의 명시하고 규제 강화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호주 통신미디어 규제 기관인 호주 통신미디어청의 권한 강화에 있다. 법안은 플랫폼사의 허위 정보 및 잘못된 정보에 대한 대응이 미흡할 경우, 통신미디어청이 다음과 같은 특정 권한을 행사하도록 하고 있다. 첫째, 디지털 플랫폼 제공자로부터 정보를 수집하거나, 잘못된 정보와 허위 정보와 관련된 사항에 대한 특정 기록을 보관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둘째, 디지털 플랫폼사들이 허위 정보 확산 방지를 위한 산업 실천 강령을 마련하도록 요구할 수 있으며, 통신미디어청은 이를 등록하고 관리·감독한다. 셋째, 디지털 플랫폼사들이 마련한 실천 강령이 효과적이지 않다고 판단되면 더 강력한 형태의 산업 표준을 만들고 시행할 수 있다. 이번 개정안은 기존 산업 실천 강령의 자율규제에 비해 훨씬 더 강력한 규제 시행 방안을 채택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 개정안은 허위 정보와 오정보에 대한 정의를 다음과 같이 명시하여 법적 규제 대상 범위를 확대하였다. 

 

△오정보(misinformation)는 거짓이거나 오해를 일으키거나 기만적인 온라인 콘텐츠를 말하며, 기만하려는 의도 없이 공유되더라도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거나 이에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콘텐츠가 디지털 서비스를 통해 호주 내 한 명 이상의 사용자에게 전파되고, 해당 콘텐츠로 인해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거나 그럴 가능성이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경우도 포함한다. 엔터테인먼트·패러디·풍자의 목적으로 제작된 콘텐츠, 전문 뉴스 콘텐츠, 연방정부나 주·지방 정부에 의해 인가된 콘텐츠, 그리고 인증받은 교육기관에 의해 제작되거나 그 기관을 위해 제작된 콘텐츠는 모두 규제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콘텐츠에 대한 댓글도 규제 대상으로 포함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허위 정보(disinformation)란 심각한 해를 끼치거나 기만하려는 고의적인 의도로 퍼트린 정보다. 규제 대상이 되는 콘텐츠는 호주 사회, 경제, 보건, 환경의 중요한 부분에 심각한 피해(serious harm)를 입히거나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합리적으로 의심되는 콘텐츠를 모두 포함한다. 

 

이번 개정안은 호주에서 접근 가능한 모든 디지털 플랫폼 서비스에 적용되는데, 소셜미디어·검색 엔진·인스턴트 메시징 서비스·뉴스 애그리게이터(aggregator) 서비스 및 팟캐스트 서비스가 모두 해당한다. 아울러, 공개 채팅방 혹은 공개 소셜미디어 채널에서 공유되는 콘텐츠 또한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호주 정부는 이 개정안이 개인정보 보호 및 언론의 자유에 대한 강력한 보호 조치를 제공하며, 통신미디어청이 개별 온라인 콘텐츠를 직접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플랫폼 제공자에게 서비스 내에서 허위 정보 및 오정보 확산을 막기 위한 견고한 시스템을 갖추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장려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허위·오정보로 인한 피해 vs 표현의 자유 침해

 

한편, 올해 1월 연방 정부의 법안 개정에 대한 소식이 전해지자 호주의 여러 전문가들과 단체들로부터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적 목소리가 제기됐다. 호주 인권위원회(Australian Human Rights Commission)는 이번 개정안이 잘못된 정보와 허위 정보에 대한 강력한 규제 장치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한편으로는 검열과 표현의 자유 사이의 균형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의 대표 일간지 디오스트레일리안(The Australian)은 호주 인권위원회의 이러한 비판을 인용 보도했다.3) 또한 시드니모닝헤럴드(Sydney Morning Herald)는 무소속 출신의 데이비드 포콕(David Pocock) 상원의원의 입장을 중심으로 한 기사를 게재했다.4) 포콕 의원은 이번 개정안이 허위 정보·오정보, 그리고 표현의 자유 사이의 균형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다며 법안 통과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호주미디어엔터테인먼트예술인협회(Media, Entertainment and Arts Alliance)는 ‘심각한 피해(serious harm)’의 개념이 특히 남용되기 쉽다고 주장하며, 정부의 입장과 반대되는 사회적 운동 및 캠페인이 모두 오정보로 규정·검열될 가능성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를 냈다. 호주 멜버른 변호사 협회(The Victorian Bar) 또한 규제 대상에서 정부에서 발간한 콘텐츠(보도자료 및 소셜미디어 게시물 포함)는 제외됨에 따라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비평가들과 비교해 정부 지지자들에게 이점을 주는 이중 잣대의 우려가 있음을 지적했다.5)


이번 개정안은 호주미디어청이 디지털 플랫폼 서비스에서 특정 콘텐츠나 게시물의 삭제를 요청할 권한이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플랫폼사에 강력한 조치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규제 당국의 콘텐츠 규제에 대한 강제성이 높아짐에 따라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실정이다. 

 

원고를 집필하고 있는 현재 호주는 원주민의 지위를 개선하기 위한 의회 내 원주민 자문기구 설치 관련 ‘보이스 국민투표’6)를 앞두고 있다. 1999년 공화제 국민투표 이후 처음으로 실시되는 국민투표다. 지난 5월 총선에서 재집권한 노동당의 공약 중 하나인 이 개헌에 대한 국민투표를 앞두고 호주 전역이 찬성과 반대로 갈리며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각종 허위 정보 및 가짜뉴스를 이용한 정치적 여론전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7)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 가짜뉴스로부터 자국민과 온라인 환경을 보호할 강력한 수단의 필요성이 부각되며 이번 2023년 통신 법률 개정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다. 그러나 허위 정보와 오정보의 확산으로 인한 피해와 표현의 자유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큰 과제로 남아있다. 이번 개정안의 국회 통과 여부와 함께 향후 이 개정안이 호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1) <ACMA misinformation report: Fact sheet 1: key research>, ACMA, https://www.acma.gov.au/sites/default/files/2022-03/ACMA%20

misinformation%20report_Fact%20sheet%201%20-%20key%20research%20findings.pdf

2) <Report to government on the adequacy of digital platforms’ disinformation and news quality measures>, ACMA, https://www.acma.gov.au/reportgovernment-adequacy-digital-platformsdisinformation-and-news-qualitymeasures

3) Ison, S. & Down, R., <Laws ‘a threat to freedom of speech’>, The Australian, 2023.8.24. 

4) Visentin, L., (1 Oct 2023). <‘Very concerned’: Influential senator David Pocock raises free speech objections to misinformation bill>, The Sydney Morning Herald, 2023.10.1, https://www.smh.com.au/politics/federal/very-concerned-influential-senatordavid-pocock-raises-free-speechobjections-to-misinformation-bill20230928-p5e8f6.html

5) Thompson, J. D., <Yes, L abor’s misinformation bill could jeopardise free speech online>, The Conversation, 2023.9.12, https://theconversation.com/yes-labors-misinformationbill-could-jeopardise-free-speechonline-213241

6) https://voice.gov.au/

7) Allam, L., <Australia’s voice debate is being flooded with misinformation and lies. Here are some facts>, The Guardian, 2023.9.13, https://www.theguardian.com/australianews/2023/sep/13/indigenous-voiceto-parliament-referendum-fact-checkyes-campaign-no-campa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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