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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월드와이드] 프랑스
미디어월드와이드 | 등록일 : 2023-10-27

지난 10월 10일 프랑스 공영방송사 프랑스텔레비지옹(France Tl visions) 프로그램 국장인 스테판 싯봉-고메즈(St phane SitbonGomez)는 5년간 2억 4,000만 유로(약 3,400억 원)의 예산을 어린이·청소년·청년 등 젊은 시청자 확보에 투자할 것임을 발표했다. 이로써 본격적인 잠재 시청자 확보 전략에 시동을 걸고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협업, 청소년을 겨냥한 뉴스 프로그램 신설 등 다양한 전략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맞춤형 방송 제공

 

프랑스 공영방송사는 이미 수년 전부터 지상파 텔레비전의 젊은 시청자 이용 감소에 따라 잠재적 시청자 확보를 장기적인 생존 전략으로 내세워 왔다.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을 브랜딩하고 연령별 맞춤 프로그램을 제공해 왔다. 3~8세 유아·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을 주저스(Zouzous), 9~12세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을 루도(Ludo)로 브랜딩하던 것을 지난 2019년에는 오쿠(Okoo)로 통합했다.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하면서 프로그램의 연령 분류는 3~5세, 6~8세, 9~12세로 세분화했고, 동시에 같은 브랜드로 애플리케이션과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오쿠는 프랑스 공영방송 채널 프랑스4(France4)에서 방송되며 매월 약 280만 명의 어린이들이 시청하는 것으로 조사된다. 우리나라의 <TV 유치원>과 유사한 유아 대상 교육 프로그램인 <오쿠-쿠(Okoo-koo)>는 약 25.4%의 시청점유율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오쿠 애플리케이션 역시 4~14세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데, 시청 횟수는 2023년 9월 이후 전년도 동기 대비 약 22%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으며(Loignon, 2023) 매월 약 430만 회를 기록하고 있다(France TV, 2023).

 

프랑스 공영방송사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프랑스 인구의 약 25%를 차지하는 젊은 시청자들을 확보하기 위해 2023년부터 5년간 3~30세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약 8,000만 유로(약 1,150억 원) 정도였던 예산을 2억 4,000만 유로(약 3,450억 원)로 세 배가량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Loignon, 2023). 지난해 수신료가 폐지되면서 정부로부터 예산을 배정받는 프랑스 공영방송사는 2024년 예산으로 전년 대비 6% 늘어난 약 40억 유로(약 5조 7,430억 원)를 배정받았고, 이 중 약 6%를 어린이·청소년 등 잠재적 시청자층 확보를 위한 전략에 투자하는 것이다. 공영방송사는 새로운 예산 배정에 따라 새로운 목표와 수단 계약(Les contrats d’objectifs et de moyens)1)을 제출하게 되는데, 여기에도 우선적인 목표로서 젊은 시청자 확보를 위한 디지털 전략 강화가 포함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Valentini, 2023).


젊은 시청자 확보 전략 1: 인플루언서 영입

 

가장 눈에 띄는 전략은 위고 트라베르(Hugo Travers)를 영입하고 그의 유튜브 채널 포맷을 그대로 공영방송사 채널에 편성하는 것이다. 위고 트라베르는 2015년부터 ‘젊은이들을 위한 뉴스’를 표방하며 <위고데크립트(HugoD crypte)>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약 230만 명의 팔로워를 확보한 26세의 젊은 크리에이터이자 인플루언서다. 유튜브 채널로 인플루언서가 되고 2017년 대통령 선거 및 2019년 유럽의회 선거를 통해 그의 채널이 영향력을 갖게 되면서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대통령, 우주비행사 토마 페스케(Thomas Pesquet), 고등교육부 장관인 프레데릭 비달(Fr d rique Vidal) 등 유명 인사들과의 인터뷰로 더욱 성장했다. 지난 9월 4일 마크롱 대통령과 교육 문제에 대해 인터뷰한 동영상은 16시간 만에 70만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프랑스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유명 인사라고 할 수 있다. 

 

2019년에는 공영방송 채널에 출연해 중견 정치인 마린 르 펜(Marine Le Pen)과 허위 조작 정보 문제에 관한 토론을 하는 등 텔레비전 채널에 출연해 여러 인사들과 토론을 한 경력도 있다. 공영방송사는 위고 트라베르를 영입해 그가 2021년부터 운영 중인 유명 인사 인터뷰 채널 포맷과 제목 그대로 <숨은 얼굴 인터뷰(L’interview face cach e)>라는 프로그램을 신설해 젊은 시청자들을 유인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프로그램은 10월 28일부터 월 1회 편성될 예정이며, 공영방송사의 다시보기 서비스(VOD), <위고데크립트>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서비스할 것으로 알려져 텔레비전과 웹의 새로운 협력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젊은 시청자 확보 전략 2: 청소년 뉴스 신설

 

두 번째 전략은 12~18세 청소년을 위한 뉴스 신설이다. 프랑스 공영방송사는 9월부터 12~18세 시청자들을 위한 뉴스 프로그램 <뉴스 뭐야?(C’est quoi l’info?)>를 평일 저녁 6시에 뉴스 전문 채널인 프랑스앵포(Franceinfo) 채널에 편성했다. 유튜브나 틱톡 등에 익숙한 젊은이들을 위해 방송 시간은 5분가량으로 매우 짧다. 방송 시간이 짧다 보니 최신 뉴스 중 중요하고 청소년들이 관심 가질 만할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는 포맷이다. 최근에는 이스라엘-하마스 간의 분쟁을 주로 다루고 있는데, 이외에도 생리, 맥도날드, 스웨덴 갱단, 빈대 등을 주제로 한 뉴스도 있다. 텔레비전 채널 편성과 함께 청소년들의 미디어 이용 특성을 고려해 유튜브, 스냅챗, 틱톡, 공영방송 웹페이지와 앱으로도 서비스하고 있다. 특히 5분 남짓의 짧은 뉴스를 더 쪼개 쇼츠로도 제공해 이용자의 미디어 이용 행태를 충실히 반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점잖은 앵커들이 스튜디오에 앉아 진행하는 형식에서 벗어나, 캐주얼한 복장의 젊은 진행자들이 카페 같은 분위기의 스튜디오에서 선 채로 뉴스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자료 화면과 취재원을 활용하는 것은 기존 뉴스와 유사하지만 화면 구성 방식과 장면 전환 속도 등은 유튜브 콘텐츠를 떠올리게 한다.

 

 

 

12~18세를 위한 뉴스 신설은 프랑스 공영방송사의 정보 및 뉴스 프로그램 강화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비록 청소년들의 정보 습득이 나날이 디지털 미디어 중심으로 흐르며 레거시 미디어 이용률이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텔레비전은 정보 미디어로서 가장 신뢰도 높은 미디어라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조사기관 칸타르 미디어(Kantar Media)의 미디어 신뢰에 관한 조사에 따르면, 18~24세 청년들도 다른 연령대에 비해 비율이 낮기는 하지만 시사 정보 습득을 위해 우선적으로 이용하는 경로가 텔레비전 뉴스라고 응답한 비율이 2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Kantar media, 2023).2) 이러한 조사 결과로 미뤄볼 때 오히려 청소년들을 위한 TV 뉴스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에 그들이 정보 습득을 위해 디지털 미디어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고 볼 수도 있다. 따라서 공영방송의 청소년 뉴스 프로그램 신설은 점점 뉴스로부터 멀어지고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허위 조작 정보에 노출되는 청소년 시청자들을 신뢰할 수 있는 텔레비전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전략이다. 특히 어린이 시기에 텔레비전을 시청하다 점차 떠나가는 청소년들을 붙잡아 둘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들을 위한 뉴스 신설은 하나의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미디어 이용은 형성된 습관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에게 시청 습관을 심어주고 브랜딩을 인지하도록 하는 전략은 중요하다. 특히 새로운 이용자들이 디지털 미디어를 더 많이 이용하는 상황에서 지상파 방송사로서는 텔레비전 시청자를 확대하면서도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하는 이중적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프랑스 공영방송사는 앞서 살펴본 잠재적 시청자 확보 전략 이외에도 어린이를 포함한 30세 미만의 청년들을 겨냥한 전략들을 기획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7~12세 어린이들을 위한 고민 나누기 프로그램 <네가 최고야(T’es au top)>를 신설해 9월부터 편성했다. 이 역시 이 전에 없던 새로운 포맷으로 어린이들의 참여를 전제로 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시청자 참여의 특성에 맞춘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또한 18~30세를 주요 타깃으로 하는 디지털 서비스인 France.tv Slash 전용 콘텐츠 개발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Loignon, 2023). 이와 같은 공영방송사의 새로운 시도들이 점점 레거시 미디어에서 등을 돌리고 있는 잠재적 시청자를 돌아오게 할 수 있는지 기대되는 바다. 

 

 

 

 

 

 

 

1) 프랑스 정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는 공공기관의 예산 실행에 관한 계획을 주요 골자로 하며 이후 국회 예산 실행 평가에 활용됨

2) 시사 정보 습득을 위해 이용하는 상위 3개 경로는 텔레비전 뉴스에 이어 소셜미디어를 꼽은 비율이 16%, 텔레비전 시사 프로그램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12%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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