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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데이터로 본 지방선거 보도 30년
667 | 등록일 : 2026-06-26

선거 보도는 정당의 정책과 후보자 공약을 소개하고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해 유권자의 정치적 의사결정에 도움을 줘야 한다. 우리 언론의 선거 보도 양상과 흐름은 어떠했는지, 제1회~9회까지 지방선거 관련 뉴스를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뉴스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빅카인즈’를 활용해 분석했다. 편집자 주

 

지방선거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제도적으로 구현하는 핵심적 정치 과정이다. 주민은 지방선거를 통해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의원, 교육감을 직접 선출함으로써 지역 행정, 재정, 복지, 교육, 교통, 환경 등에 관한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언론은 이러한 선거 과정에서 후보자와 지역민을 매개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선거 보도는 지역의 주요 의제를 설정하고, 정당 정책이나 후보자 공약을 소개하며,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을 비판적으로 검증함으로써 지역 유권자의 정치적 의사결정에 도움을 준다.

 

전국동시지방선거(이하 지방선거)가 1995년 처음 실시된 이후 30년이 흘렀다. 이 글에서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동시에 실시된 이번 6·3 지방선거를 포함해 지난 30년간 지방선거 보도 경향을 되짚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뉴스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인 ‘빅카인즈’를 활용해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보도된 전국 일간지, 지역 일간지, 방송사 기사 12만 6,454건을 수집했으며, 토픽 모델링1)을 통해 각 선거 시기별 주요 보도 주제를 추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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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공명선거 열망과 TV 토론 관심 커


제1회부터 제3회까지의 지방선거 보도에서는 각 선거가 치러진 시기적 특성이 비교적 뚜렷하게 반영됐다. 1995년은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의원을 동시에 선출한 첫해였고, 1998년은 이른바 IMF 외환위기가 지속되던 시기였으며, 2002년은 한·일 월드컵과 선거 일정이 맞물린 해였다. 이에 따라, 1995년에는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25.5%), 1998년에는 IMF 국면에서의 표심(23.0%), 2002년에는 월드컵 선거 국면(22.3%)과 투표율 영향(19.6%)이 두드러진 주제로 나타났다.[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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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보도에서는 첫 동시지방선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그대로 투영됐다. 지방자치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선거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관리돼야 하며 유권자의 의사가 왜곡 없이 결과에 반영돼야 한다는 공명선거에 대한 기대와 열망도 주요하게 다뤄졌다. 이러한 선거관리와 공정성에 대한 관심은 이후 1998년과 2002년 지방선거 보도에서도 지속적으로 중요한 의제로 다뤄졌다.

 

후보자 간 TV 토론에서 벌어진 공방 역시 세 차례 선거에서 공통적으로 비중 있게 다뤄진 주제였다. 1995년 서울시장 후보자 토론회는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TV 토론이다. 당시 관련 보도는 주요 주제 가운데 5위를 차지할 정도로 상당한 관심을 받았다. 이후 1998년과 2002년 지방선거에서는 TV 토론 관련 보도가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더욱 비중 있게 다뤄졌다. 한편, 이 시기 보도에서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대한 집중 현상도 함께 포착됐다.[표 2]

 

제4회~6회: 정책 대결 보도와 중계식 보도 두드러져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매니페스토(manifesto) 운동이 본격 도입되면서 언론도 이를 가장 현저하게 다뤘다(25.2%). 매니페스토 운동은 후보자가 공약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유권자는 이를 비교·평가하도록 하는 정책 중심의 선거운동이다. 이러한 흐름은 이후 지방선거 보도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10년에는 제주지사 후보들이 벌인 무상급식 공약 등의 정책 대결이 주요 주제로 다뤄졌고(3위, 19.4%), 2014년에도 교육과 안전 정책을 비롯한 후보자 정책 보도가 두드러졌다(2위, 22.6%).[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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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같은 시기, 후보자 유세 현장을 중계하듯 전달하는 보도 경향도 뚜렷하게 관찰된다. 후보자의 선거 캠프 출정식, 유세 현장에서의 지지 호소, 유력 정치인의 지원 유세 등을 현장 중심으로 보도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유형의 보도는 2006년 2위(22.6%), 2010년 1위(23.0%), 2014년 1위(22.7%)를 차지했다. 중계식 보도는 선거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을 높이는 요인이 되기도 하지만, 후보자의 정책과 공약 검증이 유세 장면이나 정치적 발언에 가려질 수 있다는 한계도 있다.

 

한편, 선거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사건들도 선거 국면과 연결돼 보도되는 경향도 확인된다. 2006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 지원 유세 중 피습당한 사건(4위, 17.0%),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2위, 21.0%), 2014년 세월호 참사(4위, 19.5%)와 박근혜 정부 국무총리 후보자 낙마 사건(5위, 15.2%)이 선거 보도와 맞물린 현저한 주제였다. 이는 지방선거 보도가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 정치·사회 이슈와 긴밀하게 결합되면서 선거 판세를 해석하고 전망하는 방식으로 구성됐음을 시사한다.

 

제7회~9회: 수도권 중심,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자 대결 부각

 

2018년, 2022년, 2026년 지방선거 보도에서는 모두 서울·경기 광역자치단체장 후보 간 대결 구도가 현저하게 다뤄졌다. 2018년에는 경기지사 후보 관련 스캔들 의혹(3위, 21.5%)과 서울시장 후보 간 대결 및 단일화 이슈(5위, 13.2%)가 부각됐다. 2022년에는 경기지사 선거의 경쟁 구도가 4위(15.3%)를 차지했으며, 2026년에는 서울시장 후보들의 막판 유세와 지지 호소가 2위(23.5%)로 나타났다.[표 4] 이러한 보도 경향은 제1회 지방선거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확인된다. 지방선거임에도 보도의 초점이 수도권 외 지역의 후보자 경쟁이나 지역별 정책 의제보다, 중앙정치적 의미가 큰 광역단체장 선거, 특히 서울시장·경기지사 선거에 맞춰져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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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과 2026년 선거에서 특히 눈에 띄는 주제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중앙당 및 유력 정치인들의 지원 유세였다.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되면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특정 지역구의 국회의원 후보 간 대결이 주요하게 보도된 것이다. 여기에 당 대표와 지도부, 유력 정치인의 지원 유세가 더해지면서 중앙정치의 대리전 구도와 선거 판세를 부각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우리나라 선거 보도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온 인물 중심 보도 경향과도 맞닿아 있다.

 

지방시대에 걸맞은 품격 있는 지방선거 보도 이뤄져야

 

지난 30년간 지방선거 보도는 각 선거가 치러진 정치·사회적 맥락을 반영하며 변화해 왔다. 초기에는 첫 동시지방선거에 대한 관심, 공명선거에 대한 기대, TV 토론을 통한 후보자 검증이 주요하게 다뤄졌고,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매니페스토 운동의 확산과 함께 정책 대결 보도가 부각됐다. 그러나 동시에 후보자 유세 현장, 중앙당 지도부의 지원 유세, 선거 판세를 중계하듯 전달하는 보도 역시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2010년대 후반 이후 최근으로 올수록 서울시장·경기지사 선거 등 수도권 광역단체장 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 유력 정치인들의 움직임이 현저하게 보도됐다. 30년 전에도 그러했지만, 지역 정책 경쟁보다 중앙정치의 대리전 구도와 인물 중심 경쟁을 강조하는 경향이 지속 혹은 강화되고 있는 듯한 양상을 보였다.

 

지방선거 보도 30년의 흐름은 정책 중심 보도에 대한 시도와 중계식·인물 중심 보도의 관성이 병존해 온 과정으로 요약될 수 있다. 지방선거는 지역민의 삶과 직결된 정책을 결정하는 중요한 민주주의 절차인 만큼, 언론 보도 역시 중앙정치적 의미나 선거 판세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앞으로의 지방선거 보도는 지역별 현안과 공약의 실현 가능성, 후보자의 자질과 행정 역량을 더 깊이 검증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1) 토픽 수는 복잡도 측도(perplexity metric)를 활용해 최적값을 산출할수도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시기별 토픽 수의 편차가 커지고, 문서량(기사 수)이 많을수록 토픽 수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토픽 수가 지나치게 많아지면 토픽 간 차이가 뚜렷하게 구별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여기서는 시기 간 비교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토픽 수를 5개로 고정해 추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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