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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 콘텐츠를 선호하는 젊은 세대의 관심을 얻기 위해 국내외 언론사들은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에 참고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언론사의 숏폼 콘텐츠 전략 사례와 이용 연구>를 기획·수행했다. 연구서 내용 중 국내 언론사 숏폼 콘텐츠 담당자 20명의 인터뷰와 각 언론사의 숏폼 전략을 요약·소개한다. 편집자 주
60초 안팎의 짧은 동영상, 이른바 숏폼 콘텐츠의 인기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한 조사에서 19세 이상 이용자 10명 중 4명(38%)이 지난 일주일 사이 숏폼 영상을 시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를 조금 더 들여다보면 젊은 층의 숏폼 이용이 두드러진다(20대 62%, 30대 57%).1) Z세대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다른 조사에서는 응답자 10명 중 8명(81%)이 숏폼 영상을 시청했고, 이들의 하루 평균 이용량도 81.6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 숏폼 전성시대라 불리는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젊은 세대의 뉴스 회피로 고심하던 언론사들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듯하다.
실제로 언론사들은 Z세대나 알파 세대 등 새로운 이용자층을 발굴하기 위해 숏폼 뉴스를 적극적으로 제작하기 시작했고, 이를 시청하는 이용자도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미국의 18세 이상 틱톡 이용자 중 43%가 뉴스 확인을 위해 틱톡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3) 한국 이용자의 숏폼 뉴스 시청 비율은 14%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20대 21%, 30대 22%로 젊은 층에서 더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4) 틱톡, 유튜브 쇼츠 등 숏폼 플랫폼을 활발히 이용하는 10대 이용자를 더하면 이용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국내외 언론사들은 숏폼 이용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어떤 전략을 펴고 있을까? 숏폼 뉴스는 실제로 어떤 형식과 내용으로 제작되고 있을까? 그리고 이용자들은 숏폼 뉴스를 어떻게 이용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가? 언론사들이 숏폼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데 참고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언론사의 숏폼 콘텐츠 전략 사례와 이용 연구>(최진호·이정기·김익현, 2023)를 기획·수행했다. 이 글에서는 이 연구서 내용 가운데 국내 언론사의 숏폼 콘텐츠 담당자 20명을 인터뷰한 결과를 담았다. 더불어 각 언론사의 숏폼 전략 사례를 유형화해 소개하고자 한다.
알파·Z세대에 가닿는 숏폼 오리지널 뉴스
언론사들은 미래 독자 혹은 시청자를 발굴하기 위해 10대 청소년 혹은 2030 세대를 타깃으로, 형식과 내용 측면에서 ‘젊은’ 숏폼 오리지널 뉴스를 만들고 있다. 고등학생을 타깃으로 한 이데일리의 ‘하이니티’는 틱톡(@high_nity) 팔로워 4만 6,000명(2024.3.17. 기준)으로 단연 돋보인다. 하이니티는 학생들이 관심 있어 할 만한 아이템을 취재한다는 점에서 다른 숏폼 오리지널 뉴스와 차별된다. 청소년 룸카페 규제와 청소년 성관계 음지화, 학생 담배 구입용 위조 모바일 신분증 불법 거래, 교재 무단 공유방(피뎁방) 성행 등의 사회적 문제를 샅샅이 파헤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하이니티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다고 해서 그들의 말투를 쓰거나 연기하지 않고 어린아이 대하듯 하지 않는다. 기자가 본연의 캐릭터를 살려 뉴스를 전하는 방식을 택해 뉴스의 신뢰를 담보한다는 인상을 준다. 또 뉴스 제작 과정을 보여주기도 한다. 현장에서 취재하거나 전화 인터뷰하는 과정을 완성된 영상이 게시되기 전에 인스타그램·틱톡 스토리story)로 보여준다. 편집국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준 워싱턴포스트처럼 뉴스 생산자와 독자 사이의 장벽을 없앰과 동시에 충성도 있는 구독자로 만들기 위한 전략이다.
2021년 8월 틱톡에서 시작한 경향신문의 ‘암호명3701’ 역시 언론사들 사이에서 성공 사례로 잘 알려져 있다. 암호명3701은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교 고학년 학생을 목표 타깃으로 설정했는데, 보다 구체적으로는 중학교 2학년 반장 학생을 가상의 시청자로 상정하고 영상을 만든다. 이들에게 알기 쉽게 뉴스를 전하고 흡입력 있는 영상으로 구성하기 위해 쉬운 단어를 사용하고 연극 요소를 가미했다. 각 영상에는 윤기은 취재기자가 직접 출연해 뉴스를 설명하는데, 시청자와 친구 같은 친밀감을 형성하기 위해 반말로 뉴스를 전한다. 중간 중간 다른 역을 연기하기도 하는데 ‘중학생 끼은’이라는 캐릭터가 자주 등장한다. 1분 식(食)톡 코너를 통해 청소년들이 언제든 가볍게 얘기할 수 있는, 그러면서도 사회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는 이슈를 묵직하게 다룬다.
한국일보는 다양한 실험을 거쳐 지난해 7월 데일리 숏폼 오리지널 ‘휙(huick)알파’를 새롭게 시작했다. 2030 이용자들에게 사회적 이슈를 알기 쉽게, 그리고 관점을 덧붙여 전달하기 위해 주로 역할극을 활용하고 있으며, 기자가 직접 출연한다. 재미 요소를 넣으면서도 나름의 원칙도 세웠다. 찬반이 갈리는 이슈에 대해 양쪽의 입장을 5:5로 균형 있게 다루는 것이다. 비판적 관점으로 접근할 땐 좀 더 많은 연기 요소를 넣어 풍자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실제로 이런 콘텐츠들이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다고 한다. 어떤 상황극, 역할극으로 설정하든 영상의 첫 3초 이내에 핵심적인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입부를 구성하고자 신경 쓴다.
동아일보(채널A)의 ‘다꾸뉴스’는 동아일보 종이신문을 이용해 다이어리를 꾸미는 형식을 취한다. 1020 세대가 관심 가질만한 이슈를 선정해 관련 뉴스를 ‘얼레’라는 벌레 캐릭터를 통해 전한다. 다꾸뉴스는 연구 수행 막바지인 2023년 11월 초에 시작했다. 그때와 지금은 콘텐츠 구성, 내레이션, 섬네일 등이 바뀌었지만 방향성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틱톡(@da_kku_news) 팔로워가 2,200명 정도로 많진 않지만, 콘텐츠로 승부 보면서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다.
동아일보(채널A)의 ‘다꾸뉴스’
<출처 - 다꾸뉴스 틱톡 채널(@da_kku_news)>
JTBC의 ‘로켓뉴스’는 정치·사회·경제·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소식을 짧고 빠르게 다루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시간이 지난 뒤에도 관련성 있고 어느 시점에 읽어도 적합하고 정확한 내용을 담고 있는 에버그린(evergreen) 콘텐츠를 위주로 하는 것이 특징이다. ‘JTBC 뉴스’ 계정은 이용자 연령대가 조금 높고, 그보다 조금 낮은 연령대는 ‘헤이뉴스’를 많이 소비하고 있어, 기존 채널과 타깃이 겹치지 않도록 로켓뉴스는 이보다 조금 더 젊은 잘파 세대(Zalpha generation)에 소구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자사 브랜드를 의도적으로 감춘 것도 새로운 시청자를 탐색하고 끌어모으기 위한 전략이다. 로켓뉴스는 젊은 층의 콘텐츠 소비 습관과 패턴을 고려해 기존 뉴스와 달리 짧은 시간 내 몰입도 있게 뉴스 콘텐츠에 집중하게 만들기 위해 60초 내에서 빠른 템포로 많은 내용을 담아내고 있다. 소수 인력으로도 안정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도록 제작 과정에 생성형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아이템 발굴, 원고 작성, 오디오 삽입, 영상 편집 등에서 일부 활용한다.
저널리즘의 본질에 충실한 숏폼
국가기간 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는 저널리즘의 본질에 충실한 숏폼 오리지널 뉴스들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 언론사 중 숏폼 오리지널 뉴스 영상 전담 조직을 운영하는 곳은 연합뉴스가 유일한 것으로 파악된다. ‘톺뉴스’는 샅샅이 훑어가며 살피는 뉴스라는 의미로, 우리 사회의 주요 이슈를 영상으로 쉽게 풀어 설명한다. 특정 연령층을 타깃으로 하지 않고 보편적으로 소구될 수 있게 구성하고 있다. 60초 안에 기자가 일일이 취재한 내용을 완성도 있게 다루고자 노력한다. 숏폼은 가볍게 소비되는 경향이 있어 이용자의 몰입을 높이기 위해 중간중간 기자의 연기, 짧은 인터뷰, 그래픽이 들어가게 구성한다.
‘인턴이 간다’ 코너는 인턴기자가 직접 출연해 그와 유사한 연령대 시청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자신이 겪은 일들을 친구에게 이야기하듯 소상히 전한다. 주로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이 관심 가질만한 이슈를 선정하는데, 청년층 주거 문제, 고물가 시대 생활 문제, 환경문제 등이 바로 그것이다. 현장을 직접 체험하고 소소한 해결책을 직접 알려주는 체험형 솔루션 저널리즘을 지향한다.

국민일보의 버티컬 브랜드 채널 ‘개st하우스(개스트하우스)’는 피학대·유기 동물을 구조하고 돌봄, 입양에 이르는 전 과정을 현장 취재를 토대로 주로 미드폼·롱폼 영상을 제작하고 있으며, 이를 숏폼으로 재편집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11월부터 숏폼 오리지널 콘텐츠를 세로 영상으로 기획·제작하고 있다. 개스트하우스는 40~60대 여성이라는 구매력 높고 충성도 높은 이용자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JTBC의 ‘뉴쓱’은 생생한 취재 현장을 실시간으로 전함으로써 사건 현장감을 높이면서 동시에 저녁 메인 뉴스 <뉴스룸> 방영 시간까지의 기사 공백을 메워 왔다. 뉴쓱 시작 당시 기자들에게 셀카봉과 스마트폰 전용 핀마이크(약 3만 원 상당)를 나눠주고, 원하는 기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했다. 현장 뉴스가 숏폼 뉴스에 가장 부합한 형태라 보고 시작했으며, 당시 많은 주목을 받고 나름의 성과도 있었으나, 2023년 12월 6일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게시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된다.
젊은 입맛에 맞는 뉴스 숏폼 문법으로 재편집
국민일보의 ‘취재대행소 왱’은 말 그대로 이용자들이 궁금한 내용을 취재 의뢰하면 이를 취재해 알려준다. 3~5분 사이의 미드폼에 주력하고 있으나 이를 ‘숏폼 문법’에 맞게 재편집해 게시하고 있다. 음성을 제거해도 사람들이 끝까지 볼 수 있게 편집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한다. 인스타그램에서는 릴스 공유 문화를 잘 활용해 공유가 많이 될 수 있도록 화제성 있는 영상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나의 질문에 대해 60초 안에 시청자를 사로잡는 콘텐츠를 지향하는 서울경제신문의 ‘1q60(일큐육공)’은 취재대행소 왱과 같이 미드폼·롱폼 영상을 주력으로 하고 있지만 숏폼 제작을 염두에 두고 기획한다. 그래서 숏폼이 롱폼의 요약본이 되기도 하지만, 롱폼에 없는 내용으로 구성하면서 본 영상보다 폭발적인 반응이 나올 때도 있다고 한다.
숏폼 뉴스 지속을 위해선
숏폼이 새로운 저널리즘 양식으로 부상하고 있다. 숏폼 영상은 이용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기 위해 다소 자극적인 내용으로 구성될 수 있고, 짧은 영상 길이로 인해 뉴스의 맥락을 오롯이 담아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터뷰에 응한 각 언론사의 담당자들은 이러한 한계보다 장점이나 가능성을 더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뉴스에 관심 없는 이용자들이 숏폼을 통해 정치·사회 이슈에 대한 내용을 조금이라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언론사에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용자들이 숏폼 뉴스를 알고리즘에 의해 우연히 보든 이러한 계정을 구독하든 뉴스가 더욱 다양한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도달된다는 의미에서다.
그러나 언론사들은 숏폼 뉴스 서비스를 지속할지, 혹은 적극적으로 대응할지, 최소한으로 서비스해야 할지 등 고민이 많은 듯하다. 연구 과정에서 성공적이라고 꼽았던 사례가 언론사 내 인력 변화나 경영 정책 변화 등으로 서비스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언론사가 미래 독자·시청자 확보 수단으로 숏폼을 활용하고 있다고는 하나, 결국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유튜브 쇼츠 조회 혹은 노출에 따른 광고 수익 배분은 미미한 수준이고,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릴스는 이러한 방식의 수익 창출이 어렵기도 하다. 브랜디드 콘텐츠 제작이 현실적이나 안정적 구독자 수 확보와 콘텐츠 평균 조회수가 높아야 하므로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기까지의 과정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언론사 특유의 경직된 조직 문화로 새로운 도전을 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러한 도전이 일정한 성과를 내더라도 인정하기 어려운 분위기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숏폼 역시 마찬가지다. 게다가 신문사나 통신사에서 ‘영상 하기’, 그리고 방송사에서 ‘디지털 하기’는 매우 고단한 듯하다. 신문사는 극소수 인력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적 토대 역시 열악하다. 결국 언론사가 숏폼을 잘 활용해 소기의 목적을 잘 달성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언론사 내 데스크급, 경영진의 인식 변화와 적극적인 지원, 그리고 이와 함께 숏폼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위한 기획취재 지원 사업, 디지털·뉴미디어 인력을 위한 연수 프로그램 개발 및 지원 등도 함께 필요할 것이다.
1) <2023 언론수용자 조사>, 한국언론진흥재단, 2023.12.31, https://www.kpf.or.kr/front/research/selfDetail.do?seq=595996
2) <매일 75분, Z세대의 숏폼 생활>, 대학내일20대연구소, 2022.8.24, https://www.20slab.org/Archives/38306
3) <Social Media and News Fact Sheet>, Pew Research Center, 2023.11.15, https://www.pewresearch.org/journalism/fact-sheet/social-mediaand-news-fact-sheet/
4) <2023 언론수용자 조사>, 한국언론진흥재단, 2023.12.31, https://www.kpf.or.kr/front/research/selfDetail.do?seq=59599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