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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현장] 챗GPT 1년, AI 기술 현황과 향후 전망
미디어현장 | 등록일 : 2023-12-29

챗GPT가 탄생한 지 약 1년.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사이 AI 기술은 놀랍게 빠른 속도로 발전을 거듭했고 이를 둘러싼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등장 이후 지금까지 챗GPT는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짚어보고, AI 기술 개발 경쟁이 한층 심해질 2024년을 전망해 본다. 편집자 주

 

2022년 11월 30일. 오픈AI의 인공지능 챗GPT가 세상에 등장한 날이다. 그로부터 1년 동안 전 세계에서 AI가 뜨거운 화두가 됐다. 우리 언론계도 AI가 미칠 영향에 대해 관심이 많다. 챗GPT 탄생 1년, 그 사이 AI 기술은 어디까지 왔을까? 그리고 AI의 가장 큰 리스크는 무엇일까. 


진화한 챗GPT

멀티모달리티 능력 갖추다

 

1년 전 우리 앞에 처음 등장한 챗GPT는 ‘말 잘하는’ AI였다. 여태까지 챗GPT처럼 말을 잘하고 풍부한 지식을 갖춘 AI가 없었기 때문에 놀라웠고, 특히 기자와 같이 글을 쓰는 직업은 AI로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컴퓨터의 말(코딩)을 잘하는 챗GPT 등장으로 개발자들이 대체될 것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지금의 챗GPT는 만능 AI가 됐다. 텍스트로 된 언어를 음성으로 읽고, 반대로 음성을 듣고 텍스트로 전환해 준다. 뿐만 아니라 이미지를 보고 텍스트로 설명할 수 있고, 텍스트를 기반으로 이미지도 그려줄 수 있다. 여기에 수학 문제를 풀거나 복잡한 상황을 이해하는 추론 능력까지 갖췄다. 이처럼 챗GPT는 이미 텍스트를 넘어 다양한 능력을 갖춘 AI로 진화했다. 이렇게 여러가지 형태와 의미로 대화하는 능력을 ‘멀티모달리티(multi modality)’라고 한다. 

 

오픈AI는 챗GPT 1주년을 앞둔 2023년 11월 개발자 회의(DevDay)에서 멀티모달리티를 갖춘 챗GPT를 일반 대중에 오픈했다. 유료 서비스인 챗GPT플러스 고객은 챗GPT의 이런 다재다능한 능력을 경험해 볼 수 있다. 멀티모달리티는 앞으로 챗GPT 같은 AI의 표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12월 구글이 공개한 차세대 AI 제미나이(Gemini)도 멀티모달리티를 갖췄다. 

 

멀티모달리티를 갖춘 AI는 이제 개인 비서를 뜻하는 ‘AI 에이전트’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 사람처럼 생각하고, 말하고, 보고,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능력을 갖추고 있어 우리의 상상력과 지시 능력에 따라 놀라운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진을 찍은 다음 그 사진에 대해 설명을 요청할 수 있다. 찍은 사진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려달라고 할 수 있고, 이 그림을 바탕으로 시를 써달라고 할 수 있다. 또 영어로 된 시를 한국어로 번역해달라고 할 수도 있다. 이런 요청을 음성으로 할 수 있고, 챗GPT에게 음성으로 답을 받을 수도 있다. 이런 멀티모달리티 능력은 인공지능이 텍스트만을 사용했을 때보다 훨씬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번역뿐 아니라 통역하는 사람도 대체될 수 있고, 콘텐츠 창작에서 언어의 장벽이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다. AI가 수십 개국의 언어로 유튜브 콘텐츠를 자동으로 통역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멀티모달리티를 갖춘 AI 비서는 로보틱스와 결합해 현실 세계에서도 인간을 돕게 될 것이라는 것이 AI 업계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그렇다면 저널리즘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기자 혹은 콘텐츠 제작자들의 생산성이 크게 높아질 것은 자명하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뉴미디어 쿼츠(Quartz)를 창업한 잭 수어드(Zach Seward)를 AI 이니셔티브 편집이사로 채용했다. 이는 뉴스룸에서 생성형 AI를 어떻게 사용할지를 다루는 자리다.


AI 기술, 규제와 혁신 사이

 

2023년 11월 깜짝 놀랄 성능의 AI를 공개한 오픈AI에선 그다음 주 더 놀랄 일이 생겼다. 바로 이사회 이사들이 CEO인 샘 올트먼(Sam Altman)을 해임한 것이다. 기업가치 100조 원이 넘는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AI 기업의 CEO를 이사회가 쫓아낸 것이다. 이 사건은 결국 이사회 구성원들이 물러나고 샘 올트먼 CEO가 다시 복귀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 사건의 배경에는 인공지능 개발과 규제에 대한 이사회와 샘 올트먼 사이의 갈등이 있었다. 2015년 만들어진 오픈AI는 ‘인류를 위한 AI’라는 사명과 함께 시작된 비영리 연구기관이다. 하지만 AI 연구를 위해서는 많은 돈이 필요했고, 샘 올트먼은 비영리법인 아래 영리법인을 만든 후 마이크로소프트를 투자자로 영입해 연구비를 충당하게 된다. 오픈AI는 이후 구글이 만든 딥러닝 모델 ‘트랜스포머’ 연구에 집중했고 GPT(Generative Pretraining Transformer)라는 AI 모델로 학계에서 큰 주목을 받게 된다. 챗GPT는 2020년 나온 GPT-3를 챗봇 서비스로 내놓은 것이다. 일종의 베타 서비스로 공개했지만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지금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일반 소비자용 AI 서비스가 됐다. 

 

그런데 이렇게 빠른 개발 속도는 많은 이들을 겁에 질리게 만들고 있다. AI를 직접 만드는 개발자들도 이를 두려워하고 있을 정도다. 샘 올트먼의 축출을 주도했던 이사 중 한 명인 헬렌 토너(Helen Toner)는 오픈AI의 개발 속도가 너무 빨라 책임감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믿는 쪽이었다. 그는 자신이 속한 조지타운대 기술과 안전 연구소(CSET, Center for Security and Emerging Technology)의 논문1)을 통해 오픈AI를 비판했다. 샘 올트먼과 경영진의 ‘책임감 없는 개발’에 반발해 퇴사한 직원들은 2021년 만든 회사인 경쟁사 앤스로픽(Anthropic)을 옹호했다. 

이것이 샘 올트먼과 헬렌 토너의 충돌을 만들었고, 이사회가 올트먼을 축출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이사들은 계속 투자를 받고 직원을 늘리며 개발 속도에만 몰두하는 올트먼을 두려워했고, 올트먼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느낀 것이다.

 

결국 AI 부머(Boomer: AI 발전 속도를 빠르게 하자는 기술 지상주의)와 AI 두머(Doomer: AI 발전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신중론)의 충돌에서 AI 부머가 승리한 것이 오픈AI 사태의 핵심이다. 매일매일 새로운 AI 기술이 쏟아져 나올 정도로 AI 개발 속도는 매우 빠르다. 정부 차원에서는 이를 규제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챗GPT 등장 이후 AI에 대한 규제 목소리가 거세진 것도 그런 연장선에 있다. 미국, 영국, 유럽연합은 차례대로 AI에 대한 규제를 내놓고 전 세계적인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AI 규제와 개발 속도 조절에 대해 각 국가와 기업들의 입장은 이중적이다. 미국은 자국 AI 기업들의 혁신 속도는 유지하면서 후발 주자들이 따라오는 것을 막으려 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빅테크의 기술 개발 속도를 늦추면서 자국의 AI 개발을 촉진하고 있다. 이것은 중국도 마찬가지다. 흡사 냉전 시기 핵무기 개발과도 비슷하다. 빅테크 기업들은 각사의 개발 속도에 따라 견해가 다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은 오픈AI나 구글은 규제를 지지하고 있다. 규제는 후발 주자들이 따라오는 것을 어렵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메타처럼 후발주자이면서 오픈소스 형태의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들은 규제가 오히려 경쟁을 막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점에서 ‘책임감 있고 윤리적인 AI 개발’이라는 것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좋은 취지이고 반드시 가야 할 길인 것에는 공감하지만 기업마다 처지가 다르다는 점에서다. 


2024년 AI를 둘러싼 화두는?

 

2024년 AI 기술은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멀티모달리티가 AI의 표준이 되면서 후발 주자들이 얼마나 빨리 멀티모달리티에 도달할지다. 그리고 멀티모달리티를 기본으로 얼마나 혁신적인 서비스가 나올지가 관건이다. 이는 우리 저널리즘과 미디어 기업들에도 마찬가지다.

 

두 번째로 ‘AI 부머’와 ‘AI 두머’의 힘겨루기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AI로 일자리를 잃었거나 잃을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의 저항이 더 강해질 것이고, 국제정치 차원에서는 AI가 기술 안보의 핵심으로 더 존재감을 키울 것이다. 저널리즘이 집요하게 다뤄야 할 매우 중요한 주제다. 뉴욕타임스가 2023년 12월 연말 기획으로 <THE A.I. RACE(인공지능 개발 경쟁)>2)를 내놓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1) Imbrie, A., Daniels, O., & Toner, H., <Decoding IntentionsArtificial Intelligence and Costly Signals>, CSET, 2023.10, https://cset.georgetown.edu/publication/decoding-intentions/

2) https://www.nytimes.com/2023/12/09/technology/openaialtman-inside-crisi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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