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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따라 설 자리가 줄어든 기자들은 새로운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서브스택은 특히 많은 기자가 1인 저널리즘을 실현하기 위해 정착하는 플랫폼으로 알려져 있다. 서브스택의 특징과 성공 사례를 알아보고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을 확인해 본다. 편집자 주
필자는 2023년 6월부터 2025년 6월까지 미국 실리콘밸리 특파원으로 머물렀다. 이 기간 미국 저널리즘에서 느낀 중요한 트렌드는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미국 주류 언론사들의 비즈니스 양극화였다. 뉴욕타임스, 블룸버그, 월스트리트저널과 같은 대형 언론사들이 유료화에 성공하면서 점점 더 영향력이 커지는 데 반해, 워싱턴포스트, LA타임스 같은 전통적인 지역 대형 언론사들은 힘을 잃어가고 있었다. 이는 두 번째 트렌드와도 직결되는데 유튜브, 특히 팟캐스트가 부상하면서 기존 저널리즘 이용자들의 수요가 유튜브와 팟캐스트로 이동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트렌드가 불러온 효과는 바로 ‘기자’들의 안정적인 일자리 감소였다. 전체 언론계에서 뉴스룸의 규모는 점점 작아지고, 기자들의 역할은 점점 팟캐스트에 의해 대체됐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미국 기자가 1인 저널리즘으로 향했다. 특히 이들은 서브스택(Substack)이라는 뉴스레터 플랫폼에 정착하는 경우가 많았다.
서브스택은 어떤 회사?
서브스택은 2017년 설립된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이다. 구독을 기반으로 크리에이터가 독자들에게 콘텐츠를 전달하고 수익화할 수 있다. 팟캐스트, 동영상도 올릴 수 있지만 중심은 텍스트로 이뤄진 뉴스레터다. 메신저 회사 출신의 두 창업자 크리스 베스트(Chris Best)와 자이라흐 세티(Jairaj Sethi), 테크 기자 출신인 해미시 맥켄지(Hamish McKenzie)가 공동창업했다. 이런 점에서 서브스택은 출발부터 기술과 저널리즘이 교차하는 지점에 있었다. 기존의 뉴스레터 플랫폼들이 기업 마케팅에 특화돼 있거나, 워드프레스처럼 아예 블로그에서 시작된 것과 차별되는 점이었다. 글쓰기에 특화된 크리에이터를 위한 플랫폼이 서브스택이다.
서브스택은 2018년 미국 실리콘밸리 최고의 스타트업 육성회사인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의 프로그램에 들어갔고, 곧 당시 부상하던 크리에이터 경제 대표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2021년 이미 유료 구독자 수가 50만 명에 달했고, 2025년 3월에는 유료 구독자 수가 500만 명에 도달했다. 이런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7월에 11억 달러(약 1조 5,200억 원) 기업가치로 1억 달러(약 1,300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그동안 크리에이터 기반의 플랫폼 기업들이 성공을 거두기가 어려웠던 것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같은 빅테크 기업들의 서비스가 워낙 막강했기 때문이다. 서브스택의 가장 큰 장점은 낮은 수수료다. 플랫폼이 유료 구독료의 10%를 가져가기 때문에 플랫폼이 45%를 가져가는 유튜브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서브스택은 새로운 크리에이터가 독자를 모으기도 좋은 곳이다. 구독자들에게 맞춤형 뉴스레터를 추천하기 때문이다. 카테고리별로 가장 인기 있는 뉴스레터가 어디인지(Top Bestsellers), 빠르게 구독자가 늘어나고 있는 뉴스레터(Rising)가 누구인지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서브스택에서도 기자들이 설 자리는 많지 않다. 서브스택에 뛰어든 기자들은 기존의 유명인들이나 해당 업계 전문가와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테크놀로지 섹션에서 1위인 거글리 오로스(Gergely Orosz)는 엔지니어다. 2위인 차마스 팔리하비피야(Chamath Palihapitiya)는 인기 팟캐스트인 ‘올인’의 호스트 중 한 명이다. 올해 4월에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뉴욕타임스 최고 인기 칼럼니스트인 폴 크루그먼(Paul Krugman)이 서브스택으로 옮겨오기도 했다. 이처럼 생각보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플랫폼에서 과연 1인 저널리스트들은 생존할 수 있을까? 두 가지 사례를 찾아보자.
CNN 베테랑 저널리스트, 온라인에 새 둥지를 틀다
짐 아코스타(Jim Acosta)는 CNN에서 18년 이상 일해온 베테랑 저널리스트다. 2013년부터는 미국 백악관을 출입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가장 곤란한 질문을 던진 기자다. 도널드 트럼프가 CNN을 미워하는 데 가장 크게 이바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1년부터는 CNN에서 뉴스 앵커를 맡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다시 집권하면서 그에게 시련이 닥쳐왔다. CNN에서 그가 진행하던 프로그램을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하고, 그에게 심야 프로그램을 맡아달라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껄끄러운 관계에 부담을 느낀 회사의 조치로 해석된다. 그는 이를 거부하고 며칠 만에 퇴사를 선언한다. 짐 아코스타가 CNN을 떠나 정착한 곳이 바로 서브스택이었다.
현재 짐 아코스타의 구독자 수는 31만 2,000명으로 뉴스 카테고리 4위에 올라 있다. 서브스택을 시작한 지 1년도 안 된 것을 생각하면 빠른 성장세다. ‘짐 아코스타 쇼’라는 그의 1인 채널은 기존 서브스택과 달리 동영상 중심이다. 서브스택은 물론 유튜브, 스포티파이에서도 짐 아코스타쇼를 접할 수 있다. 유튜브에서도 이미 구독자 13만 명을 기록했고 조회수가 10만 회가 넘는 영상도 많다. 짐 아코스타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다양한 채널 전략이다. 1인 저널리즘은 서브스택이라는 한가지 채널에만 의존해서는 생존할 수 없다. 유튜브와 스포티파이는 기본이고, 때로는 텍스트, 속보 등을 통해 이용자와 소통해야 한다.

뉴스레터 넘은 새 비즈니스 모델로 활로 찾기도
에릭 뉴커머(Eric Newcomer)는 코로나19를 계기로 1인 저널리스트가 된 케이스다. 그는 하버드대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하버드대의 학보사인 하버드대 크림슨에서 학생 기자로 일했다. 대학 졸업 후 잠시 뉴욕타임스에서 인턴으로 일했던 그는 뉴욕타임스 입사에 실패한다. 그래서 정통적인 언론이 아닌 샌프란시스코에 막 생긴 신생 매체 디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한다. 디인포메이션에서 스타트업과 벤처투자를 취재하던 그는 블룸버그로 이직해 5년간 재직하다 우버 창업자에 대한 특종 기사를 쓰기도 했다. 코로나19 기간, 취재가 어려워진 그는 회사를 나와 2020년 1인 매체인 뉴커머(Newcomer)를 설립한다. 자신의 네트워크와 구독자를 바탕으로 그들에 특화된 뉴스레터를 만든 것이다. 마침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과 AI 붐이 불면서 그의 뉴스레터는 빠르게 성장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2024년 말 뉴커머의 매출은 연 200만 달러(약 28억 원)를 돌파했다.
뉴커머는 2025년 9월 초 기준 서브스택에서 10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그의 뉴스레터는 주 2~3회 발행되는데 대부분의 내용은 무료 구독자에게 공개되지만, 기사의 일부나 중요한 자료를 보려면 유료 구독으로 전환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유료 구독 사업만으로 200만 달러(약 28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뉴커머의 경우 연간 구독료가 200달러(약 28만 원)인데 이는 1만 명의 유료 구독자가 있어야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뉴커머 무료 구독자의 10%가 유료 구독자로 전환돼야 하지만 통상 뉴스레터의 유료 구독자 전환 비율은 아무리 높아도 5% 정도다.
그래서 뉴커머는 2023년부터 이벤트 사업을 중요 비즈니스 모델로 설정했다. 국내외 많은 대형 언론사가 하는 것처럼 콘퍼런스가 중요한 비즈니스 모델이 된 것이다. 따라서 뉴커머는 많은 유튜브 채널처럼 1인만으로 운영되지 않는다. 콘퍼런스 사업을 위해서 별도 정규직 직원 한 명을 채용하고 있다. 이후 뉴커머는 전 세계적인 AI 붐을 타고 ‘세레브럴 밸리 AI 서밋(Cerebral Valley AI Summit)’이라는 행사를 열었고 이 행사가 성공을 거두면서 200만 달러(약 28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뉴커머는 1인 미디어 역할도 한다. ‘단독’ 기사를 보도하기도 하고 팟캐스트를 통해 실리콘밸리 업계의 이슈에 대해 코멘트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미디어 역할만으로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에릭 뉴커머의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엔지니어의 평균 연봉이 2~3억 원인 실리콘밸리의 높은 생활비를 감안하면 말이다.

1인 저널리즘에 주는 교훈
펜실베이니아대 커뮤니케이션 학과의 넬란티 헤와(Nelanthi Hewa)와 토론토대의 니콜 코헨 (Nicole S. Cohen) 조교수가 2025년 3월 《커뮤니케이션, 컬처앤크리틱(Communication, Culture and Critique)》에 실은 논문1)에 따르면 유색인종 서브스택 기자와 작가들은 대부분 서브스택에서 충분한 수익을 거두지 못했다. 서브스택을 통해 그들이 쓰고 싶은 기사를 쓸 수 있는 자유는 얻었지만, 대형 언론사에서 얻을 수 있는 안정적인 수입은 거두지 못했던 것이다.
서브스택 자체는 텍스트를 읽고자 하는 이용자들이 모여있기는 하지만 유튜브나 팟캐스트에 비해서는 전체적인 이용자 수가 적기 때문에 유료 구독자를 충분히 모으는 것은 쉽지 않은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언론사를 벗어나 서브스택에 정착한 1인 저널리스트들은 ‘크리에이터’들이 경험하는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일반 유튜브 광고나 구독 수익만으로는 경제적 자립이 불가능해 결국 개별 기업으로 부터 광고를 받는 것처럼, 서브스택의 1인 저널리스트들도 구독 이외의 수익을 찾아야하는 것이다. 이는 독립적인 저널리즘을 추구하는 1인 저널리즘의 가치와 충돌한다.
뉴스레터가 언론사 내외부의 압력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글쓰기를 하고자 하는 기자들에게 큰 기회인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그들이 쓰고 싶은 글이 구독자가 읽고 싶은 글과 일치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언론사를 벗어나 1인 저널리즘으로 영향력과 재무적인 독립성을 얻으려면 자신의 글을 지지해 줄 팬을 일정 규모 이상 확보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본인의 생각과 달라도 이용자들이 읽고 싶은 글을 써야 할 때도 있다. 기자들에게 서브스택은 유튜브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기회지만, 환상을 버리고 냉정한 현실을 볼 필요도 있다는 말이다.
1) Hewa, N. & Cohen, N. S.(2025), <Controlled connection: Substack and writers of color>, Communication, Culture and Critique, 18(1), pp.113-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