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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2023년 말 두 차례에 걸쳐 뉴스 검색과 모바일 다음 뉴스 개편을 시행했다. 개편 이유로 이용자 선택권과 언론사 편집권 강화를 들었지만, 논란의 여지는 충분했다. 가장 큰 문제는 한정된 언론사들의 뉴스만 노출된다는 것. 카카오 뉴스 서비스 개편의 쟁점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국내에 포털 뉴스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98년 9월이었다. 지금은 사라진 야후코리아가 시작 화면에 뉴스박스를 선보이면서 포털 뉴스의 첫발을 내디뎠다. 2000년엔 네이버가 제휴 언론사 뉴스를 시간순으로 보여주면서 뉴스 경쟁에 가세했다. 다음은 2003년 미디어다음을 만들면서 뉴스 경쟁에 좀 더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처음에 포털의 뉴스 서비스는 크게 주목 받지는 않았다. 하지만 포털이 뉴스 서비스를 시작한 지 5년 만인 2003년, 언론사닷컴 방문자 수를 추월하면서 뉴스 시장 판도를 바꿔버렸다. 그 이후 20년 동안 국내 디지털 뉴스 시장은 포털들이 지배해 왔다.
그렇다면 포털은 어떻게 뉴스 시장을 지배할 수 있었을까? 여러 가지 이유를 꼽을 수 있겠지만, 국내 모든 언론사의 뉴스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었다. 줄 것이 뉴스밖에 없는 언론사와 달리 포털은 다양한 부대 서비스를 함께 제공할 수 있는 점도 이용자들에겐 더 매력적인 편이다. 이용 환경도 포털이 언론사보다는 훨씬 양호했다. 뉴스로만 돈을 버는 언론사들이 어쩔 수 없이 지저분한 광고를 붙여 놓는 것과 달리 포털들은 뉴스 페이지를 깔끔하게 유지할 수 있어 이용 편의성 면에서 비교가 불가능했다.1)
결국 포털은 ‘서비스 편의성’과 ‘콘텐츠 다양성’ 면에서 언론사와는 비교할 수 없는 강점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빠른 시간에 국내 디지털 뉴스 시장 지배자로 떠오를 수 있었던 것이다.
개편 명분은 ‘이용자 선택권’ 강화…실상은
서두부터 포털 초기 역사를 길게 살펴본 것은 카카오의 모바일 다음 뉴스 개편을 둘러싼 공방을 좀 더 입체적으로 짚어보기 위해서다. 카카오는 지난해 말 두 차례에 걸쳐 뉴스 검색과 모바일 다음 뉴스 개편을 통해 적지 않은 공방을 몰고 왔다. 논란의 시작은 지난해 11월 단행한 다음뉴스 검색 기본값 변경이었다. 당시 카카오는 포털 다음의 뉴스 검색 기본값을 전체 언론사 중 콘텐츠 제휴사(CP, Content Partner)만 보여주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그동안 뉴스 검색 때 1,176개 검색 제휴사의 기사를 전부 보여줬던 것을 11월부터는 146개 CP사의 기사들만 검색되도록 바꾼 것이다. 지난해 5월 CP사들의 기사만 검색되도록 하는 ‘다음뉴스 보기’ 옵션을 적용한 지 6개월 만에 아예 검색 기본값을 수정했다.
카카오는 그로부터 한 달 뒤인 12월 27일엔 모바일 다음 뉴스 개편을 단행했다. 예고했던 대로 모바일 첫 화면에 ‘언론사 탭’을 전진 배치하는 것이 개편의 골자였다. 포털 최초로 모바일 첫 화면에 언론사가 직접 편집한 뉴스를 띄워주는 개편이란 점만으로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 언론사 탭에 노출되는 언론사들이 인링크와 아웃링크 중 하나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눈에 띄는 변화다. 전재료 수익을 원하는 언론사는 인링크, 모바일 다음 뉴스 유입 트래픽을 중시하는 언론사들은 아웃링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언론사 탭을 전진 배치하면서 그동안 앞자리를 차지했던 ‘뉴스 탭’은 한 단계 뒤로 옮겼다. 하지만 카카오는 뉴스 탭에 주요 뉴스 배열 방식을 추가해 꼭 알아야 할 이슈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독자들이 최신순·개인화순·탐독순 3가지 뉴스 배열 방식 중 한 가지를 선택해서 뉴스를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런 부분들 역시 종전보다는 개선된 것으로 판단된다.
카카오는 이번 모바일 다음 뉴스 개편의 핵심 방향으로 ‘이용자 선택권’과 ‘언론사 편집권’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모바일 포털 메인 화면에 언론사 뉴스를 과감하게 노출한 부분은 언론사와의 상생이란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도 있다. 카카오는 이번 서비스 개편 방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첫 화면에 구독한 언론사의 편집판들을 보여주고 새로운 뉴스 배열 방식을 추가함으로써 이용자가 더욱 편리하게 맞춤형 뉴스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업계 최초로 모바일 첫 화면을 언론사 탭으로 구성하고 언론사의 편집권을 한층 강화하며 언론과의 상생 모델을 구축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2)
모바일 다음 뉴스는 크게 두 개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첫 화면 상단에 일부 언론사를 고정 배치하고, 그 아랫부분에는 146개 CP사 뉴스를 최신 편집순으로 노출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카카오는 상단 고정 언론사를 ‘시사 종합’으로 분류된 29개 언론사로 한정했다. 단, 이용자가 구독하는 언론사가 있을 경우에는 추가로 상단에 배치해 준다. 예를 들어 어떤 구독자가 29개 시사 종합 이외 매체를 3개 구독할 경우 모바일 상단에는 총 32개 언론사가 고정 배치된다.
하지만 뉴스 검색 기본값 변경에 이어 연이어 단행된 모바일 다음 뉴스 개편은 이용자 선택권 강화라는 대외 명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그러다 보니 개편하자마자 곧바로 비판이 쏟아졌다. 가장 많이 거론된 것은 29개 사만 모바일 다음 상단에 고정 배치한 부분이었다. 사전 공지도 없이 차별적 기준을 적용한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카카오는 모바일 다음 뉴스 개편을 앞두고 진행한 매체 설명회에서는 29개 언론사 우선 노출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포털 뉴스의 최대 강점인 콘텐츠 다양성을 포기하면서까지 일부 언론사만 노출하는 실익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점 역시 논란거리였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뉴스개편을 하는걸까
그렇다면 카카오는 왜 이렇게 논란 많은 뉴스 개편을 단행한 걸까? 포털 뉴스 서비스 개편 역사 속에서 일부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지난 20년 동안 포털이 뉴스를 개편할 때는 이용 편의성 외에 다른 요소들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콘텐츠 제공자인 언론사, 규제 권한을 갖고 있는 정치권 역시 포털 뉴스의 방향성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포털이 뉴스를 개편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꼽을 수 있다. 가장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서비스 개선 의지가 담긴 개편이다. 이런 개편은 주로 이용자 경험 향상이나 체류 시간 증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순수한 서비스 개선 차원의 개편이기 때문에 호불호는 엇갈렸지만, 별다른 논란은 제기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의 포털 뉴스 개편은 이런 내부적인 요인 못지않게 외부적인 요인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포털 뉴스 초기에는 주로 언론사들의 비판과 요구가 반영된 개편이 많았다. 포털이 언론사의 기사를 활용해 시장을 독점하면서도 ‘가두리 양식장’이나 다름없는 폐쇄적인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게 초기 비판의 골자였다.
그러다 보니 포털의 초기 뉴스 개편에는 ‘언론사와의 상생’이란 키워드가 중요하게 작용했다. 네이버와 다음이 2006년과 2007년에 도입한 검색 아웃링크와 네이버가 2009년 도입했다가 4년 만에 폐지한 뉴스캐스트가 대표적이다. 이런 개편들은 기사 어뷰징 같은 부작용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이용 편의성이 저하됐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사회적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가두리란 비판을 받던 포털이 언론사와 상생을 위해 노력했다는 점에서는 나름의 의미
도 적지 않았다.
포털 뉴스를 압박하는 외부적인 요인은 언론사뿐만이 아니었다. 정치권 역시 포털의 뉴스 서비스 변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정치권의 압박은 특히 대형 선거 때 집중됐다. 압박의 주된 논리적 근거는 ‘편향성’이었다. 한 쪽에선 포털 뉴스가 다른 쪽 뉴스를 지나치게 우대하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다른 쪽에선 반대 논리로 포털 뉴스를 압박했다. 정치권에서는 뉴스 밑에 붙어 있는 댓글도 편향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강하게 압박하기도 했다.
정치권의 이런 압박을 받은 포털은 내부 뉴스 편집을 포기하고 언론사가 편집한 채널 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했다. 네이버가 2017년 도입한 모바일 채널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또 인공지능 시스템인 에어스(AiRS)를 통한 개인맞춤형 기사 추천 시스템도 도입했다. 하지만 더 큰 변화는 한 해 뒤인 2018년에 단행됐다. 당시 네이버는 드루킹 사태 여파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아예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를 빼버리기도 했다.3)
같은 서비스, 다른 관점
이런 배경을 고려해 카카오의 다음 뉴스 검색 기본값 변경과 모바일 다음 뉴스 개편을 다시 살펴보자. 일단 다음 뉴스 검색에서 CP사들만 검색되도록 한 것은 서비스 개선을 위한 개편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순수하게 서비스 관점으로 보면 이해되지 않는 측면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포털 뉴스가 지금의 위상에 이르는 데 핵심 경쟁 요소였던 콘텐츠 다양성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게다가 이 조치는 사실상 검색 제휴사들을 서비스에서 퇴출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만큼 앞으로 적잖은 공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인터넷신문협회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진정서를 통해 “일방적 뉴스 검색 정책 변경은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불공정행위일 뿐 아니라 중소 언론의 정상적 언론 활동을 방해한 조치다”라면서 강하게 비판한 것도 이런 사정과 관련이 있다. 경우에 따라선 법정 공방이 벌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모바일 다음 뉴스 개편은 뉴스 검색과는 조금 다른 부분도 있다. 모바일 첫 화면에 언론사 편집 뉴스를 배치한 것은 포털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일 정도로 획기적인 조치다. 언론사들이 인링크와 아웃링크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도 그동안의 뉴스 개편에서는 상당히 진일보한 부분으로 평가된다.
그런데 이런 취지를 실행하는 방식 면에선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대목이 적지 않다. 146개 CP사 중 29개 사만 최상단에 전진 배치하면서 포털 스스로 논란을 자초했다. 29개 사의 기사를 전면 배치하는 것이 이용자들에게 어떤 이득이 있는지, 왜 그렇게 배치했는지에 대해 뚜렷한 설명도 내놓지 않고 있어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이런 논란에 대해 카카오는 “다음뉴스 분류 중 시사·종합에 속해있는 29개 매체를 추천해 주고 있다. 서비스가 안정화되면 점차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런 해명 역시 애매모호하기는 마찬가지다. 일부 언론들이 지적한 것처럼 시사 종합으로 보기 힘든 경제 매체들이 다수 포함된 반면, 정작 종합지 역할을 하는 오마이뉴스, 노컷뉴스 같은 매체는 배제된 부분도 카카오의 설명과는 맞지 않는다.4)
그러다 보니 카카오의 모바일 다음 뉴스 개편은 CP사들만 검색되도록 바꾼 뉴스 검색 개편과 판박이처럼 닮았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콘텐츠 다양성을 포기하는 대신 주요 메이저 매체를 우대하는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다음 뉴스 검색과 모바일 뉴스 개편은 앞에서 지적한 포털 뉴스 개편의 세 가지 동인 중 정치권의 압박이란 변수를 빼고는 설명하기 쉽지 않다.
정치권 압박의 밑바탕에는 ‘포털 뉴스 편향성’이란 해묵은 논쟁이 자리 잡고 있다. 포털 편향성 공방에서 제기되는 주장은 정치적 성향에 관계없이 판박이처럼 똑같았다. 늘 반대 진영 뉴스를 지나치게 우대한다면서 목청을 높였다. 이런 모습은 카카오의 다음 뉴스 검색 기본값 개편 직후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초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일제히 다음뉴스 검색 기본값 개편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그런데 비판의 논점은 완전히 달랐다. 국민의힘은 다음뉴스 CP와 검색 제휴사가 진보 성향의 매체 쪽으로 쏠려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들이 뉴스 검색에서 빠졌다고 맞섰다. 같은 서비스에 대해 완전히 다른 관점으로 비판하고 있는 셈이다.
포털 뉴스는 지금 국내 어느 언론사보다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런 만큼 그에 걸맞은 책임성과 공정성을 갖도록 규제하고 감시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다. 이에 대해선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편향성을 판단하는 잣대가 정파적 이익이라면 그건 문제가 다르다. 그럴 경우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다른 기준을 적용해야만 하는 모순이 끝없이 계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 양승찬 외, 《포털과 언론사 간 조인트벤처의 성과와 과제》, 한국언론진흥재단, 2018
2) 카카오, <카카오, 모바일 다음 뉴스 개편…첫 화면 ‘언론사’ 탭으로 새 단장>, 카카오, 2023.12.27, https://www.kakaocorp.com/page/detail/10805
3) 양승찬 외, 《포털과 언론사 간 조인트벤처의 성과와 과제》, 한국언론진흥재단, 2018
4) 박서연, <29개 언론사만 상단에 노출…포털 다음 ‘의문’의 차별적 노출>, 미디어 오늘, 2023.12.28, https://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477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