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상세
로이터통신과 미디어 그룹 가넷이 손잡고 뉴스 유료화 상품을 내놨다. 두 회사의 번들 구독 상품은 단순한 콘텐츠 결합 차원을 넘어 특정 시장을 상대로 한 정교한 패키지 구성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두 회사가 선보인 새로운 구독 모델의 특징과 전망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세계적인 통신사인 로이터와 미국 거대 미디어 그룹 가넷(Gannett)이 새해 벽두부터 공동으로 뉴스 유료화 상품을 내놓으면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올해 1분기 중 출시될 예정인 두 회사의 번들 구독(bundled subscriptions) 상품은 사진, 텍스트, 동영상 등 보도 기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가넷 계열 신문들에 게재된 퍼즐이나 오피니언 기사들은 번들 구독 상품에 포함되지 않는다. 오피니언 면에 게재된 칼럼들이 빠진 것은 객관성을 강조하는 로이터의 편집 방침과 관련이 있다.
두 회사는 번들 구독 상품의 주 판매 대상이 미국 지역 신문사와 방송사들이라고 밝혔다. 미국 전국 언론사와 외국 언론사들도 잠재적인 공략 대상이다. 콘텐츠는 로이터 API와 로이터 커넥트(Reuters Connect)를 통해 제공된다. 2017년 첫선을 보인 로이터 커넥트는 로이터의 자체 제작 기사와 사진, 영상뿐 아니라 여러 언론사에서 공급받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글로벌 플랫폼이다. 가넷은 번들 구독 매출 중 일정 부분을 공유하게 된다.1)
로이터는 가넷과의 협업 계획을 공개하면서 “최근 지역 언론사들은 강한 비용 압박을 받고 있다”며, “이번 번들 구독 상품은 지역 언론사들이 자신들의 소중한 자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효율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넷 역시 “이번 번들 상품은 정치부터 지역 발생 뉴스, 엔터테인먼트에 이르는 방대한 콘텐츠를 포괄하고 있어 지역 언론사와 미디어 회사들이 신뢰할 수 있는 뉴스와 정보를 확보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2)
AP, AFP와 함께 세계적인 통신사로 꼽히는 로이터는 국제 뉴스와 미국 전역 뉴스 등에 강점을 갖고 있다. 반면 USA투데이의 모회사인 가넷은 미국 내 200개를 넘는 지역 언론사를 보유하고 있어 어느 미디어 그룹보다 뛰어난 지역 취재망을 구축하고 있다. 그런 만큼 두 회사의 번들 구독 상품은 서로의 약한 고리를 보완하는 효과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AP와 오랜 관계 청산하고 로이터와 손잡은 가넷
이번 제휴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가넷의 행보다. 가넷은 지난 2019년 미국 양대 신문체인 중 하나인 게이트하우스(GateHouse)와 합병한 이후 디지털 구독자 확보와 광고 매출 증대에 초점을 맞춰 왔다. 로이터와의 이번 제휴 역시 이런 비즈니스 전략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가넷은 이번 제휴에 앞서 지난해 3월 오랜 인연을 맺어 왔던 AP와의 협력 관계를 청산했다. 당시 AP와 콘텐츠 라이선스 계약을 청산한 이유에 대해 가넷은 “우리는 매일 AP보다 더 많은 저널리즘을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이트하우스 합병 이후 미국 내 언론사 6개 중 한 개를 보유하게 된 가넷 입장에선 AP가 그렇게 매력적인 제휴 대상은 아니었던 셈이다. 그런데 당시 AP와 관계를 끊은 가넷은 곧바로 로이터와 국제 뉴스 사용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해 많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당시 가넷은 역량을 구축할 때까지 로이터 뉴스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3)
두 회사의 번들 구독 모델은 새로운 매출원 확보와 콘텐츠 차별화 측면에서도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국에 둥지를 틀고 있는 로이터는 가넷과의 제휴를 통해 미국 시장 공략에 좀 더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방대한 미국 지역 취재망을 갖고 있는 가넷의 강점을 결합해 지역 뉴스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도 로이터에겐 매력적인 부분이다. 가넷 입장에서도 로이터가 강점을 갖고 있는 국제 뉴스와 함께 유통 플랫폼인 로이터 커넥트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어 구독자 확장 측면에서 큰 힘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새 구독모델은 뉴스 유료화의 희망이 될 수 있을까
콘텐츠 유료화는 2025년 미디어 시장의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페이스북, 유튜브 같은 거대 플랫폼 사업자들의 디지털 광고 독과점 체제가 강화되면서 언론사들의 광고 수익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런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언론사들의 뉴스 유료화 등을 통한 새로운 수익원 확보 필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뉴스 유료화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려는 언론사들이 속속 등장할 것이란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이런 전망을 제기하는 대표적인 인물이 미국 미디어 그룹 콘데나스트(Conde Nast)에서 비즈니스 개발 담당 부사장을 역임했던 아담 후아(Adam Hua)다. 후아는 ‘뉴스 콘텐츠 유료화 르네상스’를 인공지능(AI) 기술 통합, 멀티 플랫폼 콘텐츠 등과 함께 2025년 미디어 시장의 5대 트렌드 중 하나로 꼽았다. 특히 그는 언론사들이 유료화 전략을 단순히 새로운 수익원 확보 수단을 넘어 콘텐츠 차별화와 가치제안(value proposition) 향상을 위한 전략적 도구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4)
이런 관점으로 접근하면 로이터와 가넷의 번들 구독 모델은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 것으로 평가된다. 로이터와 가넷의 이번 제휴에 대해 ‘콘텐츠 번들의 혁신’이라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다. 단순한 콘텐츠 결합 차원을 넘어 특정 시장을 겨냥한 정교한 패키지를 구성함으로써 중소 지역 언론사부터 대형 언론사까지 다양한 고객층을 공략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국제 뉴스와 지역 뉴스의 수직 통합 형태로 구성된 두 회사의 번들 구독 모델은 광고 혁신이란 측면에서도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고 후아는 분석했다. 이를테면 대형 자동차 회사가 로이터의 국제 뉴스에 광고하는 동안, 지역 대리점들이 가넷의 지역 뉴스에 광고하게 되면 수직 통합된 마케팅 전략을 펼칠 수가 있다는 것이다.5)
물론 지금 당장 로이터와 가넷 번들 구독 상품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 두 회사가 얼마나 매력적인 수직 결합 상품을 내놓을 수 있느냐에 따라 성패가 판가름 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조만간 선보일 두 회사의 번들 구독 상품에 더 관심이 쏠리는 것은 이런 사정과도 관련이 있을 것 같다.
1) Fischer, S., <Exclusive: Reuters, Gannett to sell bundled subscriptions>, Axios, 2025.1.2, https://www.axios.com/2025/01/02/exclusive-reuters-gannett-bundled-subscriptions
2) <Gannett and Reuters launch bundle content offering>, Gannett, 2025.1.2, https://investors.gannett.com/news/news-details/2025/Gannett-and-Reuters-Launch-Bundle-Content-Offering/default.aspx
3) Korach, N., <USA Today publisher Gannett to drop Associated Press content across all publication>, The Wrap, 2024.3.19, https://www.thewrap.com/gannett-drops-ap-associated-press-usa-today
4) Hua, A., <2025 media publisher trends: the new era of productmindedpublishers>, aeon, 2024.12.27, https://project-aeon.com/
blogs/5-media-pubishing-trends-in-2025
5) Hua, A., <Media’s new power play: Reuters-Gannett deal shows innovation in content bundling, aeon, 2025.1.4, https://projectaeon.com/blogs/medias-new-power-play-reuters-gannett-dealshows-innovation-in-content-bundl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