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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월드 와이드]미국
미디어 월드 와이드 | 등록일 : 2024-02-23

2024년 2월 11일, 미국 전역은 다시 한번 슈퍼볼로 들썩였다. 미식축구리그 결승전 슈퍼볼은 미국의 대규모 스포츠 행사 중 하나다. 올해 경기를 TV나 스트리밍 플랫폼을 이용해 지켜본 사람은 1억 2,000만 명이 넘는다. 슈퍼볼 경기는 매년 미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시청한 프로그램 기록을 갈아치운다(Reedy, 2024). 많은 눈이 모이는 만큼 하프타임에 이뤄지는 쇼나 광고는 항상 관심의 중심에 있다. 

 

슈퍼볼은 미국인들의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상징하는 이벤트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스포츠 콘텐츠는 케이블 TV의 가장 중요한 킬러 콘텐츠였고 점차 스트리밍 플랫폼의 킬러 콘텐츠로 자리잡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은 ESPN, 폭스, 워너브라더스가 함께 스포츠 전문 스트리밍 서비스를 만들어 제공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호에서는 새로 론칭될 이번 서비스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스트리밍 시장에 어떤 의미가 될지 살펴보겠다.


ESPN·폭스·워너브라더스, 스포츠 콘텐츠 

통합 스트리밍 서비스 올가을 발표 계획

 

2024년 2월 6일, ESPN, 폭스, 그리고 워너브라더스는 공식 성명을 통해 이들 세 회사가 보유한 스포츠 콘텐츠들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올가을에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직 이 새로운 서비스는 이름도 정해지지 않았고 구체적인 사항이 알려진 것도 없다. 하지만 보도에 따르면 이 서비스는 세 회사가 동일한 지분을 가진 조인트 벤처의 형태로 설립될 것으로 보인다(Flint & Simonetti, 2024).

 

이번에 합작 통합 스트리밍 서비스를 발표하는 세 회사는 다양한 스포츠 채널들과 상당한 규모의 중계권을 보유하고 있다. ESPN의 대주주인 디즈니가 보유하고 있는 스포츠 채널은 8개, 폭스는 4개, 그리고 워너브라더스는 3개다.[그림 1]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인용된 시티그룹 애널리스트에 의하면 이 채널들은 미국 전체 스포츠 중계권의 약 55%를 차지한다(Simonetti & Sharma, 2024). 나머지 중계권들은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아마존 프라임, 애플TV+, CBS, 피콕 등)나 케이블 채널들에 산발적으로 포진돼 있다.

 

 


 

 

올 하반기 공개 예정인 이 조인트 벤처의 최고경영자로는 애플의 영상 및 스포츠 사업팀을 이끌었던 피트 디스타드(Pete Distad)가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디스타드는 지난 2022년 애플이 최소 25억 달러(약 3조 3,365억 원)에 미국 프로축구리그 메이저 리그 사커(MLS, Major League Soccer)와 10년 중계권 계약을 성사시키는 데 주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새로 출시될 스포츠 통합 스트리밍 서비스의 콘텐츠 제공자인 미국 스포츠 리그들은 통합 서비스 출범 계획에 대해 발표 전까지 전혀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프로 농구(NBA, National Basketball Association)와 미국 프로 미식축구 리그(NFL, National Football League)를 포함한 주요 프로 스포츠 리그들은 ESPN, 폭스, 워너브라더스의 발표 당일까지 통합 스트리밍 서비스 계획을 전혀 몰랐다고 밝혔다. NFL 대변인 알렉스 리스밀러(Alex Reithmiller)는 2월 7일, 언론을 통해 발표된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들을 알아보는 중이라고 전했으며 NBA 대변인 또한 새로운 서비스에 대해서 알아가는 중이지만, 기존 케이블 및 위성방송 번들을 구독하지 않는 팬들에게 프리미엄 스포츠 콘텐츠를 더 쉽게 전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Simonetti & Flint, 2024).


스트리밍으로 옮겨가는 스포츠, 코드 커팅 가속할까

 

늘어나는 OTT 스트리밍 플랫폼에 소비자들의 선택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여러 스트리밍 서비스에 가입해야 하는 상황은 OTT 플랫폼들이 케이블 TV 서비스에 비해 가지고 있던 가격 우위마저 위협하고 있다. 스포츠 팬들에게는 상황이 더 복잡하다. 같은 리그여도 팀이나 경기에 따라 볼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다르기 때문이다. 영국 프리미어 리그를 가끔 챙겨보는 필자도 매주 혼란에 빠진다. 미국의 프리미어 리그 중계권은 NBC가 독점으로 갖고 있는데, 같은 팀의 경기여도 어떨 때는 NBC의 스트리밍 플랫폼 피콕에서 중계되고 어떨 때는 NBC나 USA 네트워크 같은 기존 채널에서 방송되기 때문이다. 이에 필자도 피콕 앱과 케이블 서비스 스트리밍 앱을 번갈아 확인해야 한다. 

 

미국 스포츠 리그의 지역적 특징은 이를 더 복잡하게 만든다. 대부분의 미국 스포츠 팀이 강한 지역적 연고에 기반을 둔 만큼 전통적으로 지역 TV 방송국이 중계권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리그의 모든 게임을 스트리밍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MLB.TV나 NBA League Pass를 구독하더라도 못 보는 경기들이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오와 주에 사는 미네소타 트윈스(Minnesota Twins)의 팬 매튜 넬슨(Matthew Nelson) 씨는 MLB.TV를 구독했음에도 불구하고 트윈스 게임을 볼 수 없다. 이는 아이오와 주가 트윈스를 비롯해 5개의 MLB 팀들의 연고지와 너무 가깝기 때문이다. 따라서 넬슨 씨는 트윈스를 포함한 6개 팀의 경기를 볼 수 없다(Marcelis & Simonetti, 2023).

 

케이블을 비롯한 기존의 유료 TV가 스트리밍과의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었던 주요 요인은 스포츠 콘텐츠와 뉴스다. 이런 상황에서 스포츠 중계권을 가진 주요 미디어 회사들이 본격적으로 스포츠 콘텐츠들을 번들링한 통합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이번 통합 스트리밍 서비스가 코드 커팅을 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다(Simonetti & Sharma, 2024; Steinberg, 2024).


스포츠X스트리밍, 스트리밍 산업에 중요한 이정표 될까

 

지난 몇 년간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스포츠 생중계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스포츠 콘텐츠가 스트리밍 산업에 미치게 될 영향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NBC의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은 지난 1월 AFC(American Football Conference)의 와일드카드 경기를 독점 생중계했다. 이를 통해 피콕이 새로 확보한 구독자 수는 280만 명에 달한다(Antenna, 2024). 나아가 스포츠 생중계를 위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독한 구독자들은 훨씬 충성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Carson, 2023).[그림 2] 다시 말해, 스포츠 생중계 콘텐츠는 스트리밍 플랫폼 사업자들의 주요 과제인 구독자 확보 및 유지에 효과적이라는 말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통합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는 스트리밍 산업 전반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ESPN, 폭스, 워너브라더스의 조인트 벤처가 결과적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그간 미디어 기업 간 조인트 벤처 선례들을 볼 때 조인트 벤처의 성공에는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뉴스 코퍼레이션(News Corp)과 NBC가 시작해 나중에 디즈니와 ABC가 참여했던 훌루(Hulu)의 사례를 보더라도 처음에는 서비스 자체의 갈피를 잡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지금은 주요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자리잡았지만 처음에 함께했던 기업들 중 디즈니만이 살아남았다. 이번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의 경우 콘텐츠의 포지셔닝이 확실하다는 측면에서 차이점이 있지만 해당 조인트 벤처가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특히 공정 경쟁과 관련된 이슈는 주목할 만하다. 이미 푸보티비(Fubo TV)와 같이 기존에 존재하던 스포츠 특화 스트리밍 서비스 입장에서는 주요 스포츠 리그 중계권을 소유하고 있는 거대 기업들의 합작 서비스 출범은 치명적일 수 있다(Simonetti & Flint, 2024). 미국 법무부가 이미 공정 경쟁 및 독점 금지 위반 가능성에 대해서 면밀히 살펴볼 계획임을 밝힌 만큼(Sriram et al., 2024) 새롭게 출범할 스트리밍 서비스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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