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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미디어 현장]호주_디지털 플랫폼 규제에 적극 나선 호주
글로벌 미디어 현장 | 등록일 : 2024-12-27

호주 앨버니지(Albanese) 정부는 지난해 11월 14일 ‘디지털 돌봄 의무(Digital Duty of Care)’ 법안 제정 계획을 발표했다. 이 법안은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이 호주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온라인 피해 예방을 적극적으로 책임지도록 지도하는 데 목적이 있다. 호주는 2024년 11월 28일 세계 최초로 부모의 동의와 관계없이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금지하는 법안1)을 통과시켰다. 소셜미디어 이용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규제를 마련한 셈이다. 호주는 디지털 플랫폼 규제에 있어 매우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에 제안된 디지털 돌봄 의무는 어떤 취지를 가지고 있으며, 이 규제의 필요성은 무엇인지 자세히 살펴보자.


‘디지털 돌봄 의무’란?

 

호주 정부가 제안한 이번 법안은 메타(Meta), 구글(Google), 엑스(X)와 같은 플랫폼 대기업들이 자사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들을 온라인상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책임을 지도록 법적 의무를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물리적 제품의 안전성을 보장해야 하는 법적 의무를 진 제조업체들과 동일하게 보고, 이에 준하는 규제를 적용하고자 하는 취지다.

 

이 법안이 규정하는 법적 의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플랫폼 대기업들은 관련된 시스템이나 프로세스 설계를 포함해, 비즈니스를 수행하고 서비스를 제공할 때 정직하고 성실해야 하며, 적절한 기술과 노력으로 바탕으로 합리적인 조처를 해야 한다. 두 번째, 플랫폼 기업들은 호주 내에서 비즈니스를 수행하고(시스템 및 프로세스의 설계와 운영을 포함) 서비스를 제공할 때, 호주 최종 사용자에게 피해 또는 손해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사안을 예방하기 위해 합리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 두 가지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플랫폼 대기업들은 정기적으로 위험성 평가(risk assessments)를 수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유해 콘텐츠를 사전에 식별하고 대응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특히 위험성 평가는 ‘장기적 위험 분류(enduring categories of harm)’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이 항목은 ‘청소년에게 미치는 위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위험’, ‘유해한 행동이나 관행을 조장하거나 교육하는 콘텐츠’, ‘기타 불법 콘텐츠, 행위 및 활동’을 포함한다.

 

‘디지털 돌봄 의무’ 규제 대상은 △지정된 온라인 서비스, △관련 온라인 서비스, △소셜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기업들이다. 법안이 정한 대기업의 기준은, 호주 인구의 10% 이상에 해당하는 총 사용자 수(약 260만 명), 혹은 63만 명 이상의 호주 어린이 사용자 수를 보유하고 있는 플랫폼사 전체다. 2024년 기준 호주의 소셜미디어 이용자는 약 2,080만 명으로 호주 인구의 78.3%에 해당한다.2) 18세 이상 호주 성인 인구 중 86.5%가 소셜미디어를 이용하고 있다. 호주 이용자들의 일일 평균 소셜미디어 이용 시간은 1시간 51분이며, 한 달 평균 6.1개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이용한다. 유튜브 이용자가 2,080만 명으로 호주 소셜미디어 이용자 대부분이 이용하며, 페이스북 1,660만 명(호주 인구의 74.1%, 13세 이상), 인스타그램 1,396만 명, 왓츠앱(WhatsApp) 1,300만 명, 틱톡(TikTok) 973만 명, 엑스(X) 610만 명으로 대부분의 소셜미디어 서비스 기업들이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이와 더불어, 장관이 지정하는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 역시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디지털 돌봄 의무 모델은 2023년 공개된 호주 온라인 안전법 및 규제에 대한 검토 보고서에서 권고된 주요 제안 중 하나다. 이 검토 작업은 학계, 시민 단체, 정부 부처(내무부, 법무부 등)와 온라인안전위원회를 포함한 관련 기관들이 협력하고, 공공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수행됐으며, 현재의 호주 온라인 규제의 실효성을 평가했다. 보고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중점적으로 검토했다. △새로이 증가하는 온라인 피해를 해결하기 위한 추가 권한 필요 여부, △온라인 혐오(online hate)로 인한 위험을 줄이는 방안, △생성형 AI와 같은 신기술로 인해 새롭게 등장한 온라인 위험 등이다.

 

보고서는 호주의 온라인 안전법이 새로운 기술적 문제와 온라인 피해 유형에 대응할 수 있도록 현대적이고 실효성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이에 대한 조치로 제안된 디지털 돌봄 의무 모델은 개개인이 ‘스스로 위험을 감수하며’ 온라인에 참여하는 방식이 아니라, 산업 전반에서 시스템적으로 온라인 피해를 방지하도록 책임을 부과해야 한다는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설정 후 방치(set-and-forget)’ 접근 방식이 새롭게 대두되는 온라인 위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보다 적극적인 ‘사전 예방’적 접근 방식을 도입하려는 시도다.

 

호주의 디지털 돌봄 의무는 유럽연합(EU)의 디지털 서비스법(Digital Services Act)과 영국의 온라인 안전법(Online Safety Act 2023)과 매우 유사한 의무 조항을 따르고 있다. 이 두 법안은 모두 플랫폼의 책임을 강화하고, 사용자 안전을 보장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EU 법안은 투명성 강화와 플랫폼 설계 개선을 강조하는 반면, 영국 법안은 아동 보호와 유해 콘텐츠 위험 평가를 명확하게 의무화하고 있다.


예방 차원의 규제… 실효성 면에서 국민적 지지 받아

 

호주 정부가 제안한 새로운 온라인 안전 규제 모델은 기존의 유해 온라인 콘텐츠 규제라는 사후 대응 방식에서 벗어나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예방적 차원의 안전 규제를 촉구한다는 데서 큰 차이가 있다. 호주 정부는 이러한 접근 방식을 통해 아동·청소년 보호 강화, 온라인 혐오 및 AI로 인해 등장한 각종 온라인 피해 감소를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규정을 따르지 않는 기업들에 대해 막대한 벌금 등의 처벌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는데, 새로운 법이 정하는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연간 매출의 10% 또는 10만 벌금 단위3) 중 더 큰 금액이 해당 온라인 서비스 기업에 벌금으로 부과된다.

 

최근 통과된 16세 미만 소셜미디어 이용금지법과 마찬가지로, 디지털 돌봄 의무 역시 2025년 이후에나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실제로 이 규제가 어떻게 실행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한편, 소셜미디어 금지법에 비해 디지털 돌봄 의무는 실효성 면에서 대체로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다.4) 국제적 규제 동향에 발맞춘 이번 조치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의 법규 준수 가능성 또한 높일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여러 국가가 유사한 규제를 도입하고 콘텐츠에 대한 비슷한 기준을 요구할 때, 기업들이 규제를 준수할 가능성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2024년 호주는 플랫폼 기업들에 무거운 법적 책임을 부과하는 법적 토대 마련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소셜미디어 최소 이용 연령을 16세로 법제화했으며, 형법 개정안(딥페이크 성적 조작 금지 법률, Deepfake Legislation)5)을 통과시키고 동의 없이 딥페이크 성적 콘텐츠를 공유할 경우 형사처벌하는 법을 시행했다. 호주는 온라인 안전 강화를 위해 빠르게 대응하며,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책임 강화와 더불어 사용자 보호를 중심으로 한 규제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법적 조치들이 어떠한 실효성을 갖추고 효과적으로 시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1) Online Safety Amendment(Social Media Minimum Age) Bill 2024, https://www.aph.gov.au/Parliamentary_Business/Bills_Legislation/Bills_Search_Results/Result?bId=r7284

2) Digital 2024: Australia, https://datareportal.com/reports/digital-2024-australia

3) ‘벌금 단위(penalty unit)’는 호주에서 벌금을 단위로 표현하는 용어다. 2024년 기준으로 호주의 벌금 단위는 313호주달러다. 10만 벌금 단위는 3,130만 호주달러로 한화 약 280억 원이다.

4) Lisa M. Given, <Australia will impose a ‘digital duty of care’ on tech companies to reduce online harm. It’s a good idea – if it can be enforced>, The Conversation, 2024.11.14, https://theconversation.com/australia-will-impose-a-digital-duty-of-care-on-techcompanies-to-reduce-online-harm-its-a-good-idea-if-it-can-be-enforced-243682

5) Criminal Code Amendment(Deepfake Sexual Material) Bill 2024, https://www.aph.gov.au/Parliamentary_Business/Bills_LEGislation/Bills_Search_Results/Result?bId=r7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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