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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미디어 현장]호주_ 2025 연방 총선의 미디어 캠페인
글로벌 미디어 현장 | 등록일 : 2025-04-25

호주는 2025년 5월 3일로 예정된 연방 총선을 앞두고 노동당과 자유당연립 간 치열한 선거운동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이번 총선은 18~39세 사이의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유권자 수가 처음으로 베이비붐 세대를 앞서는 최초의 선거로,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소셜미디어와 디지털 콘텐츠를 통한 선거운동이 더욱 활발해지면서, 호주 정치의 캠페인 전략 역시 큰 변화를 맞고 있다.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표심 잡기 

 

호주에서는 18세 이상 시민권자라면 연방 선거에 반드시 선거인 등록을 하고 투표에 참여해야 할 의무와 권리가 있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호주 선거관리위원회(Australian Electoral Commission)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유권자 수는 다른 연령대보다 180만 명 이상 많으며, 전체 유권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1) 또한, 유권자 등록률이 사상 최고치인 98.2%에 달했으며, 약 70만 명의 신규 등록자 중 대부분이 젊은 세대 유권자들이다.

 

2025년 호주 연방 총선의 선거운동 풍경은 과거와 확연히 달라졌다. 전통적인 TV 토론이나 신문 광고의 영향력은 감소했지만, 인스타그램, 틱톡 등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선거전의 핵심 무대로 부상했다. 소셜미디어 데이터 분석 전문기관인 멜트워터(Meltwater)가 지난 3~4월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호주 유권자들의 선거 관련 온라인 관심도는 매우 높으며 주요 관심 이슈는 생활비 상승과 지속되는 주택난이었다.2) 특히 전기 및 에너지 문제는 소셜미디어상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주제로, 약 7만 건의 게시물, 82만 5,000건의 댓글·좋아요·공유 등의 반응, 그리고 3,700만 건의 도달 수(reach)를 기록했다. 이는 호주 전체 인구(2,700만 명)를 훨씬 초과하는 수준이다.

 

이어 생활비 관련 게시물은 6만 4,700건, 주택난 관련 논의는 전주 대비 3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소셜미디어를 통한 선거 정보 소비 및 참여 양상은 전통 언론을 압도하고 있으며, 호주 유권자들의 정치적 접근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총선 유력 매체로 급부상한 인플루언서들

 

현 정부(노동당)는 처음으로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들을 노동당 선거 캠페인에 동행 취재할 수 있도록 공식 초청했다.3) 이는 젊은 유권자와 뉴스에 무관심한 유권자들을 겨냥한 전략으로, 총리의 언론 수행단 접근을 기존 주류 언론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확대한 것이다. 또한, 노동당 정부는 지난 3월 정부 예산안 발표 당시, 기존까지 언론인에게만 허용했던 락업(lock-up) 현장 출입을 소셜미디어 콘텐츠 크리에이터에게까지 확대했다.4) 초청된 크리에이터는 약 12명으로, 대부분 1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들이며, 재정 정보나 청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콘텐츠를 주로 제작하는 이들이다. 이들은 노동당 초청으로 호주 수도 캔버라의 예산 발표 현장에 직접 참석했으며,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와 재무, 환경, 여성 장관들과 인터뷰도 진행했다.

 

이번 선거전은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가 단순히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넘어, 정치적 행위자(political actors)로서 그 영향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호주의 유명한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 애비 챗필드(Abbie Chatfield)는 팟캐스트 진행자로 활동하며, 특히 젊은 세대와 정치·사회문제에 대해 활발히 소통하는 인플루언서다. 애비는 인스타그램과 팟캐스트(예: It’s A Lot)를 통해 정치적 입장을 밝히고,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이나 지지를 표현하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이 같은 활동을 통해 호주 정치권에서도 청년 유권자와의 연결자로 애비와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그린당 대표 애덤 밴트(Adam Bandt)가 DJ를 하는 장면을 담은 애비의 게시물은 2만 2,000건의 반응과 7만 9,000건의 도달 수를 기록하며 큰 관심을 받았다.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 역시 애비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정책을 논의하는 등 적극적인 디지털 소통 전략을 펼치고 있다.

 

또 다른 사례로 칙미디어(Cheek Media)를 운영하는 한나 퍼거슨(Hannah Ferguson)이 있다. 약 16만 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한 한나 퍼거슨은 자유당연립(야당)에 비판적인 정치 콘텐츠를 활발히 게시하며 뚜렷한 정치적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에는 자유당 국회의원 피터 더턴 지지자와의 대화법을 안내하는 게시물을 통해 논란이 되기도 했으며 예산 발표 현장에 초청된 이후 일부 언론이 자신을 인플루언서로 지칭하자 젊은 여성 콘텐츠 제작자를 깎아내리는 표현이라며 비판했다. 한나 퍼거슨은 자신과 같은 신생 미디어 창작자들이 기존 주류 언론이 다루지 않는 중요한 정보를 새로운 방식으로 대중과 소통하고자 한다며, 신뢰 기반의 디지털 정치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5)

 

한편, 이러한 현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일부에서는 정치권이 정책 공약보다는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의 감성을 자극하는 바이럴 콘텐츠 제작에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인플루언서를 초청하거나, 유명 팟캐스트 및 유튜브 채널과 협업하는 방식으로 선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지만, 이러한 전략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젊은 세대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치 정보를 소비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들이 접하는 정보는 대개 정책의 핵심보다는 밈(meme)이나 짧은 영상에 의존한 단편적 전달에 머물기 쉬워, 정치적 판단을 형성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비판도 있다. 특히 현 정부가 친노동당 성향의 인플루언서들에게 정부 정보에 대한 접근을 우대하고 있다는 주장 역시 일부 언론과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틱톡을 통한 정치 소통의 전환

 

호주 Z세대는 뚜렷한 디지털 중심의 뉴스 소비 경향을 보이고 있다. 2024년 호주 디지털 뉴스 보고서6)에 따르면, Z세대 4명 중 3명(74%)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뉴스를 접하고 있으며, 그중 60%는 소셜미디어를 주요 뉴스 출처로 꼽았다. 이는 전년 대비 15%p 증가한 수치다. 특히 틱톡의 영향력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2023년 이후 8%p 증가해, Z세대 응답자 중 약 25%가 틱톡을 통해 뉴스를 소비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다른 세대가 여전히 페이스북을 주요 뉴스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이처럼 이번 선거전은 틱톡의 확장된 영향력을 여실히 드러내는 무대가 되고 있으며, 정치권 역시 틱톡을 활용한 바이럴 콘텐츠 제작과 젊은 유권자와의 소통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파티마 페이먼(Fatima Payman) 상원의원의 ‘스키비디(skibidi)’ 연설이 있다. 그녀는 호주 의회에서 틱톡 유행어만을 사용해 연설을 진행했으며, 해당 영상은 틱톡에서 큰 주목을 받아 현재 1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확보하고, 게시물마다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틱톡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은 이미 2022년 연방 총선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호주 그리피스대 연구소 수전 그래섬(Susan Grantham) 교수의 연구7)에 따르면, 당시 호주 노동당의 틱톡 캠페인은 선거 결과에 긍정적이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된다. 노동당은 틱톡 특유의 참여 기반 문화(participatory culture)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기존에 정치에 무관심하던 젊은 세대에게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 유머, 유행 문화 코드를 통해 효과적으로 다가가는 데 성공했다. 특히 분석된 영상의 86%는 야당(자유당연립)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으며, 63%는 풍자와 냉소를 활용한 유머 요소를 포함하고 있었다. 

 

이는 오락성과 정치 비판을 결합한 콘텐츠 전략이 틱톡이라는 플랫폼에서 강한 반응을 끌어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일부 영상은 60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실제 대중의 관심을 크게 끌었다. 흥미로운 점은, 노동당의 틱톡 활용이 단순한 퍼포먼스 차원에 머무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연구에 따르면 이들은 준사회적 관계(para-social relationship)와 시민적 상상력(civic imagination)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구성했으며, 정치 메시지를 대중문화 기호와 연결함으로써 Z세대 유권자에게 더 친숙하고 설득력 있게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이러한 분석은 2022년 호주 선거 조사(Australian Election Study) 결과와도 맞닿아 있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2022년 총선에서 Z세대의 투표 참여율은 85%에 달했으며, 이는 매우 높은 수치다. 그해 선거는 여러 면에서 이례적인 양상을 보였는데, 전 연령대에서 연립 여당(자유당연립)의 하원 득표율이 하락했고, 특히 40세 미만 유권자층에서 이 같은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실제로 40세 미만 유권자 중 연립 여당에 투표한 비율은 약 25%, 즉 4명 중 1명에 불과했다. 이는 호주 정치사에서 Z세대만이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가 이처럼 한쪽으로 크게 기운 세대임을 보여주는 결과다.

 

이처럼 젊은 세대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지 못한 상황에서, 2022년 총선은 노동당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많은 Z세대 유권자들이 기존 양당이 아닌 새로운 정당이나 무소속 후보를 선택했으며, 이는 단순히 정당 선호의 변화나 특정 정책에 대한 기대, 혹은 사회 이슈에 대한 반응을 넘어서, 정치 참여 방식 전반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총선 캠페인에서는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이 두드러지며, 호주 정치 지형의 중대한 전환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2025년 호주 연방 총선은 단순한 정권 교체의 갈림길을 넘어,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한 새로운 유권자 세대의 등장이 정치 소통과 참여 방식 전반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보여주는 결정적 전환점이 되고 있다. Z세대는 더는 ‘무관심한 세대’가 아니라, 자신만의 방식으로 정치를 해석하고, 요구하고, 실천하는 유권자들이다. 앞으로의 호주 정치는 이 새로운 세대의 참여 방식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 한, 설득력과 대표성을 잃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관심을 끌기 위한 선전용 콘텐츠가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메시지와 젊은 유권자들의 의미 있는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진정성 있는 연결의 방향을 제대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1) https://www.aec.gov.au/enrolling_to_vote/enrolment_stats/elector_count/2024/elector-count-dec-2024.pdf

2) <Social media outpaces traditional news coverage in federal election campaign>, Mi3, 2025.4.17, https://www.mi-3.com.au/index.php/17-04-2025/social-media-outpaces-traditional-news-coverage-federal-election-campaign

3) Mizen, P., <Influencers invited on campaign trail in election first>, Australian Financial Review, 2025.3.26, https://www.afr.com/politics/federal/social-media-influencers-invited-on-campaign-trail-in-election-first-20250326-p5lml7

4) Butler, J., <Gen Z social media creators say ‘not here to replace journalists’ after criticism Labor invited them to budget lockup>, The Guardian, 2025.3.26, https://www.theguardian.com/australia-news/2025/mar/26/gen-z-social-media-creators-say-not-here-toreplace-journalists-after-criticism-labor-invited-them-to-budget-lockup

5) Mizen, P., <Influencers invited on campaign trail in election first>, Australian Financial Review, 2025.3.26, https://www.afr.com/politics/federal/social-media-influencers-invited-on-campaign-trail-in-election-first-20250326-p5lml7

6) https://www.canberra.edu.au/uc-research/faculty-research-centres/nmrc/digital-news-report-australia

7) Grantham, S., <The rise of TikTok elections: the Australian Labor Party’s use of TikTok in the 2022 federal election campaigning>, Communication Research and Practice, Vol,10, 2024, https://www.tandfonline.com/doi/full/10.1080/22041451.2024.2349451#d1e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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