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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미디어 현장]인도_ 인도·파키스탄 분쟁과 미디어 전쟁
글로벌 미디어 현장 | 등록일 : 2025-07-25

2025년 4월 22일, 인도령 카슈미르의 파할감(Pahalgam)에서 일어난 인도인 관광객 대상 테러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무력 분쟁을 촉발했다. 2025년 5월 10일 두 나라의 휴전으로 분쟁은 막을 내렸다. 인도와 파키스탄 두 나라의 갈등이 첨예하게 부딪히는 땅, 잦은 무력 충돌과 테러의 상처를 지닌 카슈미르에서 지난 4월 22일 힌두교 남성 관광객을 주된 표적으로 삼은 테러가 발생했고, 인도는 파키스탄과 연관 의혹을 받는 무장단체 저항 전선(TRF, The Resistance Front)을 배후로 지목했다. 

 

저항 전선을 두고 인도와 파키스탄의 입장은 크게 다르다. 인도는 저항 전선이 파키스탄의 지원을 받는 테러 조직이라 주장하는 반면 파키스탄은 이들과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사실 저항 전선과 파키스탄의 관계에 대해서는 여러 의혹이 있지만 명확하게 드러난 사실은 없다.

 

파할감 테러에 파키스탄이 연관됐다는 주장을 펴던 인도는 5월 7일 ‘신두르 작전(Operation Sindoor)’이라 이름 붙인 보복 공습을 단행했고, 두 나라 사이 공중전과 포격전이 이어졌다. 다수의 전문가가 두 나라의 무력 충돌이 국지전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고 그 전망이 들어맞았지만, 신두르 작전의 시작과 함께 두 나라의 무력 충돌 수위는 점점 높아져서 전면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게 됐다. 하지만 결국 파키스탄과 인도 두 나라는 5월 10일 휴전에 합의했다.

 

전쟁에서 미디어의 역할은 중요하다. 특히 현대 전쟁에서 미디어는 전쟁의 승패를 규정하고, 피해자와 가해자를 구분하는 역할도 하기에 그 중요성이 더 크다. 이번 인도와 파키스탄의 무력 충돌에서 미디어의 역할은 다른 사건보다 중요했다고 볼 수 있다. 힌두교 남성을 대상으로 한 테러 장면이 전통 미디어뿐 아니라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했고, 이를 보거나 전해 들은 인도인들의 분노가 극한에 다다랐다. 인도 정부는 테러 세력에 대한 공격과 보복을 통해 국민의 분노와 슬픔을 달래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었는데, 테러를 저지른 세력을 특정하지 못하고 그 배후 역시 밝히지 못해 구체적인 대상 없는 보복을 실행해야 했다. 따라서 인도 정부에게는 파키스탄에 대한 공격의 정당성 확보와 성공적인 보복이라는 두 가지 목표가 생겼다.

 

파키스탄은 파할감 테러와 무관함을 증명하며 인도의 공격으로 무고한 파키스탄이 큰 피해를 보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했다. 휴전 단계에 이르러서는 누가 이번 무력 충돌에서 승리했는지, 누가 더 큰 피해를 줬는지 등을 미디어를 통해서 알릴 필요가 있었다. 이번 두 국가 간의 무력 충돌에서는 시작부터 마무리인 휴전까지 미디어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었고, 당연하게도 두 나라는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인도 외무장관 비크람 미스리(Vikram Misri)가 2025년 5월 7일, 인도 뉴델리에서 신두르 작전으로 파키스탄이 통제하는 영토 내 여러 시설을 미사일로 공격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도, 작전명 ‘신두르’ 미디어에 전격 홍보해

 

인도군의 미디어 활용은 신두르 작전 시작 단계부터 두드러졌다. 인도 국방부는 신두르 작전 홍보를 위한 이미지를 만들어 미디어에 배포하고 관련 기사를 보도했다. 신두르는 붉은 가루를 의미하며, 결혼식 때 신랑이 신부의 정수리에서 이마 쪽으로 이어지는 가르마 선에 바른다. 신두르는 기혼 여성을 상징하기도 하고 나아가 결혼을 의미하기도 한다. 파할감 테러 사망자 다수가 기혼 남성이었고, 현장에 함께 있던 아내들은 살아남았다. 인도 정부는 파할감 테러로 깨진 가정을 쏟아진 신두르의 이미지로 표현했다.

 

인도 정부를 충실하게 대변하기로 유명한 민간 언론사 NDTV의 지난 5월 7일 기사1)에 따르면 위와 같은 이유로 작전 이름을 신두르로 정했으며,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총리가 직접 이 이름을 지었다. 그리고 해당 기사에는 테러 희생자의 아내들이 신두르 작전을 통해 복수에 나선 나렌드라 모디 총리에게 감사해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TV 뉴스에는 슬피 우는 희생자 아내들이 모디 총리에게 감사해한다는 내용의 인터뷰가 다수 보도되기도 했다. 군사 작전에 이름을 붙이는 건 일반적인 일이지만, 군사 작전이 한창 진행 중일 때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꽤 드문 일이다.

 

인도 정부는 신두르 작전 시작부터 미디어를 통해 작전을 홍보할 필요를 느끼고 있었다. 신두르 작전은 군사작전인 동시에 잘 계획된 미디어 작전이었다. 또한 인도 정부는 “신두르 작전은 파키스탄의 테러 시설에 대한 공격이며 인도 정부는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라는 이야기를 일관적으로 공표하고, 언론은 인도 정부의 발언을 충실히 보도했다. 신두르 작전에 대한 정당성 확보, 피해자와 국민을 위한 복수라는 메시지 전달,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었다.

 

파키스탄, 민간인 피해 홍보에 집중

 

파키스탄 정부의 미디어 활용은 인도에 비해서 직설적이고 단순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파할감 테러 직후 파키스탄이 이와 무관함을 주장했고, 이는 지오뉴스(Geo News), ARY뉴스, 돈(Dawn) 등과 같은 파키스탄의 주요 영어 뉴스 미디어를 통해서 파키스탄뿐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알려졌다. 그리고 인도가 본격적인 공격을 시작한 이후 이들 언론은 파키스탄 정부의 표현을 그대로 사용해 인도의 신두르 작전이 “민간인 대상 공격”이며 “전쟁 행위”라 보도했다. 영어 언론사인 돈은 이를 “인도의 테러리즘”이라는 표현을 사용·보도하기도 했다. 파키스탄 언론은 정부와 군 발표를 충실히 따랐다. 특히 파키스탄의 미디어는 군 수뇌부와 주요 정치인 연설을 중심으로 다뤘다. 미디어의 장점을 살려 영상과 이미지를 적극 활용해 파키스탄의 민간인 피해를 생생하게 보도했다.

 

인도의 NDTV, 힌두스탄타임스, 타임스오브인디아, 그리고 파키스탄의 돈 등과 같은 기성 언론뿐 아니라 디지털 미디어와 소셜미디어 역시 두 나라의 미디어 전쟁에 적극 가담했다. 특히 두 나라의 공습과 피해 정도 등 승패 및 전쟁의 성과와 관련해서 소셜미디어에서는 허위 정보를 포함한 다양한 소식이 전해졌다. 신두르 작전이 시작된 다음 날, 소셜미디어에는 인도군이 파키스탄의 카라치 항구를 공격했다는 조작 영상이 돌아다니기도 했으며, 파키스탄에서 발견된 것으로 추정되는 전투기 잔해의 이미지가 소셜미디어에 공유되고, 이에 대해 진위와 촬영 시점을 두고 소셜미디어 사용자들 사이에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파키스탄을 지지하는 사람은 해당 전투기 잔해가 파키스탄이 신두르 작전에 동원된 인도 전투기를 격추한 증거라 주장하고, 인도를 지지하는 사람은 파키스탄이 과거의 사진을 가지고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성 미디어의 주요 내용이 숏폼 콘텐츠로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산되기도 했다.

 

프랑스, 중국도 미디어 전쟁 뛰어들어

 

인도-파키스탄 무력 충돌에는 제3국 언론들 역시 큰 관심이 있었다. 중요한 이해관계가 걸려있지 않은 제3국의 언론은 이번 사태를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보도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알자지라는 매 시각 벌어지는 여러 사건을 신속하고 중립적으로 보도하기 위해 노력했다. 두 나라의 특파원과 라이브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하고, 두 나라의 피해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도하려고 했다. 특히 휴전 이후 파키스탄의 민간인 피해와 인도령 카슈미르의 민간인 피해를 모두 취재해, 전쟁이 양국의 민간인에게 어떤 피해를 줬는지 중립적인 시각에서 보도한 점이 인상적이었다.2)

 

인도와 파키스탄 두 나라의 미디어 전쟁은 라팔(Rafale) 전투기 격추 여부를 두고 치열하게 전개됐다. 그리고 이번 무력 출동의 가장 큰 수혜자인 중국 역시 이해관계자로서 미디어 전쟁에 참여했다. 인도 공군은 2016년 9월 프랑스와 7억 8,000만 유로(약 1조 2,614억 원) 규모의 라팔 전투기 36대 구매 계약을 체결했고, 2019년 10월부터 단계적으로 라팔 전투기를 인수했다. 인도 공군이 가진 가장 뛰어난 전투기가 프랑스의 라팔 전투기다.

 

한편 파키스탄 군대의 최신 무기는 대부분 중국산이다. 파키스탄은 2021년 말 중국에 J-10C 전투기를 주문해, 2022년 3월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받았다. 또한 중국이 개발한 중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PL-15E 역시 파키스탄 군대가 도입했다. 중국산 J-10C는 실전 경험이 없으므로 실제 전투에서 어떤 성능을 보일지 알 수 없는 전투기였다. 파키스탄의 주장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라팔 전투기 최대 3대를 포함해 총 5~6대의 인도 전투기를 격추했다. 그리고 음성 녹취와 전투기 잔해 사진을 그 증거로 제시했다. 반면 인도 정부는 라팔 전투기 격추 사실을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특히 해당 사진은 조작 또는 과거 전투의 잔해라는 것이 인도 측의 주장이다.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미국 고위 관료 발언을 인용해 “파키스탄군이 인도 전투기 최소 두 대를 격추했으며, 이 중 최소 한 대는 라팔이다”라는 내용의 기사3)를 5월 10일 발표했다. 그 결과 라팔 전투기를 제조하는 다쏘 항공

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기도 했다. 

 

이 사건의 가장 큰 이해관계자는 중국이다. 만약 중국의 J-10C가 라팔을 격추했다면, J-10C의 성능이 더 뛰어나다고 알려진 라팔을 실제 전투에서 이긴 것이다. 중국 전투기가 가격뿐 아니라 성능도 라팔을 뛰어넘는다는 주장의 근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중국의 환구시보가 파키스탄군의 발표를 근거로 인도 전투기 격추 기사를 썼다. 한편, 주중국 인도 대사관 환구시보가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기사를 썼다며 X(구 트위터)에서 환구시보를 강력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인도, 파키스탄, 프랑스, 중국 최소 네 개 나라의 이해관계가 얽힌 인도-파키스탄 공중전을 두고 각국의 미디어는 서로 다른 주장을 펴고 있고, 그 주장은 아마도 영원히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을 것이다.

 

두 나라가 휴전에 합의하면서 물리적인 전쟁은 끝났지만, 미디어 전쟁은 한동안 지속됐다. 두 나라의 미디어는 누가 이겼는지, 누가 더 큰 피해를 줬는지 자국에 유리하게 보도했다. 휴전 이후 인도 정부와 미디어의 국가 및 지도자 이미지 형성이 눈에 띈다. 인도 정부는 언론을 통해 군복을 입은 단호한 모습의 모디 총리 사진을 꺼내 들고 승리를 선언하며 강력한 인도와 강력한 인도를 이끄는 군사적 재능을 지닌 모디 총리를 선전했다. 

 

미디어 전쟁을 동반한 파키스탄-인도 두 나라의 무력 충돌이 막을 내린 지 벌써 두 달 이상 지났다. 두 나라 충돌의 원인인 카슈미르의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두 나라는 서로 승리를 주장하며 충돌이 일단락됐다. 그리고 인도는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나라와 지도자의 이미지를 언론을 통해 강화하고 있다. 2025년 4월에 발생한 테러와 그 후속 무력 분쟁은 끝났지만, 향후 두 나라의 미디어 전쟁이나 전투는 끊이지 않을 것이다. 

 

 

 

 

1) Saikat Kumar Bose, <Why India Named Its Pahalgam Counterstrike Operation Sindoor>, NDTV, 2025.5.7, https://www.ndtv.com/india-news/operation-sindoor-pahalgam-terror-attack-why-india-named-its-pahalgam-counterstrike-operation-sindoor-8349722

2) 두 나라의 무력 충돌 이후 민간인의 피해상을 보여준 알자지라의 대표적인 기사로 5월 12일 자 <‘Who suffered the most?’: Fear and fatigue in Kashmir after ceasefire>를 들 수 있다.(https://www.aljazeera.com/news/2025/5/12/we-want-permanent-solution-fear-and-fatigue-inkashmir-after-ceasefire)

3) Saeed Shah & Idrees Ali, <Exclusive: Pakistan’s Chinese-made jet brought down two Indian fighter aircraft, US officials say>, Reuters, 2025.5.10, https://www.reuters.com/world/pakistans-chinese-made-jet-brought-down-two-indian-fighter-aircraft-usofficials-2025-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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