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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미디어 현장] 인도_ IT 규칙 개정
668 | 등록일 : 2026-07-31
2023년 11월, 인도 배우 라슈미카 만다나(Ras hmika Mandanna)는 자신이 촬영한 적 없는 영상의 주인공이 됐다. 한 젊은 여성이 엘리베이터를 타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퍼졌는데, 그 영상의 주인공인 여성의 얼굴이 생성형 AI를 통해 라슈미카 만다나의 얼굴로 바꿔치기 된 것이다. 딥페이크로 얼굴이 바뀌지 않았다면 주목받지 않았을 그 영상은 인도 사회에서 중요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편집으로 얼굴을 바꾼 영상이나 사진 등의 콘텐츠는 이전에도 적지 않았지만, 이 영상은 과거의 것과 사뭇 다르게 실제와 꽤 비슷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연예계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았다. 실제와 비슷하게 얼굴을 바꿀 수 있다면 범죄에 악용할 수 있고, 인도 사회가 이 가능성을 진지하게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인도 국민 배우 아미타브 바찬(Amitabh Bachchan)은 법적 대응을 촉구했고,1) 인도 정부는 여러 관계자를 불러 생성형 AI로 만들어진 허위 콘텐츠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2024년 4월, 인도 총선의 첫 번째 단계2)가 시작되기 직전 <세 얼간이>의 주인공인 아미르 칸(Aamir Khan)이 여당인 인도국민당을 비판하고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 투표를 독려하는 영상이 퍼졌다. 이 역시 생성형 AI로 힘들이지 않고 만들어진 딥페이크 영상이었다. 아미르 칸은 즉각적으로 이 영상이 자신과 무관함을 밝히고 해당 영상을 경찰에 신고했다. 그리고 인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배우인 란비르 싱(Ranveer Singh)이 딥페이크를 악용한 선거 운동의 피해자가 됐다. 딥페이크로 생성된 영상에는 란비르 싱의 얼굴을 한 인물이 인플레이션과 실업을 이유로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총리를 비판하고 인도국민회의를 적극적으로 지지했다.3) 가짜뉴스로 몸살을 앓던 인도 정치는 이제 생성형 AI가 만들어 내는 새로운 위협에 직면한 것이다.

2023년 11월의 사건과 2024년 4월의 사건은 생성형 AI가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사회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인도 사회에 각인시켰다. 첫 번째 사건은 누구나 손쉽게 타인의 얼굴과 신원을 도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의 초상권과 사생활 보호라는 과제를 던졌다. 반면 총선에서 등장한 딥페이크는 허위정보가 유권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고 민주주의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넓은 범위의 사회적 우려를 낳았다. 생성형 AI는 새로운 창작 도구인 동시에 개인의 권리와 공정한 여론 형성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동시에 위협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점이 분명해졌고, 인도 사회는 이를 기술의 문제가 아닌 제도와 정책의 문제로 논의하기 시작했다. 
 
인도 배우 라슈미카 만다나의 2023년 딥페이크 영상 사건은 AI 생성  허위 콘텐츠의 위험성을 전 세계에 각인시키며, 관련 규제 강화 논의 를 본격화하는 계기가 됐다. ⓒ연합뉴스
인도 배우 라슈미카 만다나의 2023년 딥페이크 영상 사건은 AI 생성 허위 콘텐츠의 위험성을 전 세계에 각인시키며, 관련 규제 강화 논의를 본격화하는 계기가 됐다. ⓒ연합뉴스

플랫폼의 책임 강화한 2차 개정안

2026년 2월, 인도 정부는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정보기술 규칙(IT Rules)」 1차 개정안을 확정했다.4) 개정안은 생성형 AI가 만든 이미지·영상·음성 등 합성 콘텐츠를 ‘합성 생성 정보(SGI, Synthetically Generated Information)’로 정의하고, 이를 이용자에게 명확하게 표시하도록 했다. 또한 플랫폼 사업자에게 허위 콘텐츠의 신속한 삭제와 같은 대응 의무를 부과하는 등 생성형 AI 콘텐츠에 대한 책임을 강화했다. 딥페이크가 규칙의 개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지만, 실제 규제 대상은 특정 기술이 아니라 생성형 AI가 만들어 내는 콘텐츠 전반이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2026년 3월과 4월, 인도 정부는 1차 개정안 확정에 이어 더 포괄적인 2차 개정안을 발표하고 보완했다.5)6) 인도 정부의 고민은 딥페이크로 대표되는 합성 생성 정보 대응에만 머무르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갔다. 2차 개정안은 AI가 만들어 낸 콘텐츠 자체보다는 이를 유통하는 플랫폼과 디지털 뉴스 생태계에 초점을 맞췄다. 정부가 발표한 개정안에 따르면, 플랫폼이 정부의 지침(advisories), 명령(directions), 표준운영절차(SOP)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이행하도록 의무를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으며, 이를 준수하지 않을 때 플랫폼이 누려온 법적 면책(safe harbour)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지금까지 등록된 디지털 뉴스 사업자에게 주로 적용되던 윤리 규범을 ‘뉴스 및 시사 성격의 콘텐츠(news and current affairs content)’ 전반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언론사뿐 아니라 일반 이용자나 콘텐츠 제작자가 올리는 시사성 콘텐츠까지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인도 정부는 이러한 개정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생성형 AI 시대에 플랫폼의 책임을 명확하게 하고 디지털 정보 유통 질서를 정비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앞서 언급한 사례가 보여주듯이, 플랫폼이 단순한 정보 전달자가 아니라 일정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본 것이다. 또한 디지털 뉴스와 온라인 콘텐츠의 영향력이 커진 만큼, 기존 규제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플랫폼의 책임과 이용자 보호를 강화하는 것이 이번 개정의 핵심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허위정보, 누가 판단하나

그러나 2차 개정안은 발표 직후부터 언론계와 시민단체, 디지털 권리 단체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7)8) 첫 번째 논란은 정부의 지침과 권고가 사실상 강제력을 갖게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개정안은 플랫폼이 정부의 지침, 명령, 표준운영절차 등을 적극적으로 이행하도록 요구하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법적 면책에도 영향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플랫폼이 정부의 요구가 적절한지 독립적으로 판단하기보다, 법적 위험을 피하고자 정부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 플랫폼의 과잉 대응과 자기 검열을 일으킬 수도 있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법적 면책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논란이 될 수 있는 콘텐츠를 면밀히 검토해 삭제 여부를 결정하기보다 선제적으로 삭제하거나 노출을 제한하는 편이 더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정부가 플랫폼에 조치를 요구하기 전에 플랫폼이 먼저 자기 검열로 과잉 대응하는 것이다. 이 경우 명백한 허위정보뿐 아니라, 사실관계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뉴스와 정부를 비판하는 의견까지 함께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 논란은 규제 대상의 범위가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는 점이다. 개정안은 디지털 뉴스 사업자에게 적용되던 윤리 규정을 ‘뉴스 및 시사 성격의 콘텐츠’ 전반으로 확대했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제기되는 질문은 “무엇이 뉴스 및 시사 성격의 콘텐츠인가?”이다. 유튜브 채널은 윤리 규정이 적용되는 대상인가? 개인이 블로그에서 시사 콘텐츠를 주로 다룬다면, 이 블로그 운영자가 정부의 ‘윤리 규정’을 따라야 하는가? 여기서 ‘윤리 규정’은 넓은 의미에서 정부의 규제이며, 개정안은 정부의 규제가 블로그를 운영하는 개인에게 적용될 여지를 남겨두었다. 규제의 대상이 불명확할수록 정부가 통제에 힘을 가지게 되고 이용자는 자신의 콘텐츠가 규제 대상인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가 위축된다. 

마지막으로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이 허위정보인지, 그리고 누가 그것을 판단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이미 확정된 1차 개정안의 주요 대상인 딥페이크의 경우에는 이 질문에 답하기 비교적 쉽다. 하지만 정치적 주장이나 정책 평가, 풍자와 논평은 사실과 의견이 복합적으로 섞여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허위정보의 기준을 정하고 플랫폼이 이를 따르도록 하는 구조는 정치적 중립과 표현의 자유를 훼손할 가능성이 높다.

사실 온라인 정보의 생산과 유통을 규제하려는 정부의 정책적 의지와 표현의 자유를 지키려는 사회적 요구가 충돌한 것은 이번 정보기술 규칙 개정안부터 시작된 일이 아니다. 이번에 개정된 정보기술 규칙은 2021년에 제정·공포됐으며, 인도 정부는 이를 통해 소셜미디어 플랫폼과 디지털 뉴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 대한 규제를 크게 강화했다. 특히 인도 내 등록 이용자가 500만 명 이상인 ‘주요 소셜미디어 중개자’에는 인도 내 최고 준법 책임자와 상시 연락 책임자, 민원 처리 책임자 등을 두도록 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엑스(X), 왓츠앱 등 대부분의 글로벌 플랫폼이 여기에 해당했다. 

또한 플랫폼이 정부나 법원의 적법한 명령에 신속히 대응하도록 의무를 강화했고, 왓츠앱처럼 메시지 전달 서비스를 주된 기능으로 제공하는 주요 플랫폼에서는 일정한 요건 아래 메시지의 최초 발신자를 확인하도록 했다. 디지털 뉴스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는 사업자 자체 규제, 자율규제 기구, 정부 감독으로 이어지는 3단계 규율 체계도 도입했다. 당시에도 논란은 컸다. 최초 발신자 확인 의무는 암호화와 사생활 보호를 훼손할 수 있다고 비판받았고, 디지털 뉴스와 온라인 콘텐츠를 정부 감독 체계 안에 포함한 조치는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9) 이런 점에서 2026년 개정안은 완전히 새로운 규제의 등장이라기보다, 2021년부터 이어져 온 플랫폼 책임 강화와 정부 감독 확대의 흐름을 생성형 AI 시대에 맞춰 한층 보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르면서도 닮은 한국과 인도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

2026년 7월 7일, 한국에서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시행됐다. 이번 개정은 허위조작정보의 확산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대규모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의 책임을 강화하고, 반복적으로 허위조작정보를 유통하는 행위에 대한 가중 손해배상과 과징금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플랫폼에는 허위조작정보에 대한 신고와 대응 체계를 갖추도록 요구하는 등 온라인 정보 유통 과정에서 플랫폼의 책임을 한층 강화했다. 

한국의 개정 정보통신망법과 인도의 정보기술 규칙은 동일한 제도가 아니다. 인도의 정보기술 규칙은 행정부의 플랫폼 권리와 디지털 뉴스 규율을 강화하는 성격이 강하지만, 한국의 개정 정보통신망법은 허위조작정보에 대한 민사적 책임과 플랫폼의 대응 의무를 중심으로 설계됐다. 그러나 두 제도는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을 확대하고,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라는 공통의 과제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닮았다. 

가까이 있는 사안은 정치적 입장과 이해관계가 얽혀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핵심 쟁점을 분석하기에 앞서 어느 편에 설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고, 사회적으로 나은 방법을 찾기 전에 나의 이해관계에 가까운 선택을 먼저 들여다보게 된다. 때로는 한 걸음 떨어진 다른 나라의 사례를 통해 유사한 문제를 살펴볼 때 쟁점이 오히려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인도의 정보기술 규칙을 둘러싼 논쟁이 한국의 개정 정보통신망법에 직접적인 답을 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부의 권한 확대와 플랫폼 책임 강화가 과잉 삭제와 자기 검열로 이어질 수 있는지, 그리고 허위정보를 판단하는 권한을 누구에게 부여해야 하는지를 생각하는 데 유용한 비교 사례가 될 수 있다. 





1) HT Entertainment Desk, , Hindustan Times, 2023.11.6, https://www.hindustantimes.com/entertainment/bollywood/amitabh-bachchan-rashmika-mandanna-deepfake-viral-video-legal-action-goodbye-101699260440254.html
2) 인도에서는 유권자 규모와 지역적 여건 때문에 전 국민이 동시에 총선을 치를 수 없으므로 여러 단계로 나눠 투표한다. 2024년 총선은 일곱 단계에 걸쳐서 실시됐다. https://www.nec.go.kr/site/nec/ex/bbs/View.do?cbIdx=1147&bcIdx=235078
3) Reuters, , Hindustan Times, 2024.4.22, https://www.hindustantimes.com/india-news/deepfakes-of-aamir-khan-and-ranveer-singh-raise-worries-over-ai-misuse-in-lok-sabha-election-2024-101713762883265.html
4) MeitY, https://www.meity.gov.in/, , Government of India, 2026.2.10, https://www.meity.gov.in/static/uploads/2026/02/550681ab908f8afb135b0ad42816a1c9.pdf
5) MeitY, , Government of India, 2026.3.30, https://www.meity.gov.in/static/uploads/2026/03/a71a21d35c107f2e528363d3eb17646a.pdf
6) MeitY, , Government of India, 2026.4.21, https://www.meity.gov.in/static/uploads/2026/04/ec197f1206279efb4964965f0dede6c1.pdf
7) Indumugi C. & Anam, J., , Internet Freedom Foundation, 2026.4.6, https://internetfreedom.in/iffs-comments-on-the-meitys-proposed-amendments-to-the-2021-it-rules
8) Azdhan, , MediaNama 2026.3.31, https://www.medianama.com/2026/03/223-draft-it-rules-explained-news-post-socialmedia-fall-under-mibs-oversight-heres-what-means
9) Chunduru, A., , MediaNama, 2021.4.28, https://www.medianama.com/2021/04/223-nama-it-rules-2021-legal-asp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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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자 : 맹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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