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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AI트렌드]구글 I/O vs 애플 WWDC
미디어&AI트렌드 | 등록일 : 2025-07-25

구글과 애플이 각각 I/O, WWDC로 2025년 AI 대응 전략을 공개하며 무대에 올랐다. 생성형 AI가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며 이에 대응하는 두 빅테크 기업의 행보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구글 대 애플, 어떤 전략을 그리고 있는지 두 행사의 하이라이트를 정리해 본다. 편집자 주

 

구글이나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매년 상반기 대규모 개발자 행사를 마련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열렸다. 오픈AI와 협력해 왕의 귀환을 알린 마이크로소프트가 빌드 2025(Microsoft Build 2025) 행사를 개최했고, 그 뒤를 따라 구글은 구글 I/O 2025, 애플은 전 세계 개발자 회의(WWDC 2025)를 마련했다.

 

2022년 11월 30일,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제공한 대규모 슈퍼컴퓨팅 인프라 기반으로 챗GPT 서비스를 오픈했다. 그 이후 지금까지 빅테크 기업들은 쉼없이 ‘생존’을 위한 무한 질주를 하고 있다. 이 경주에서 잠시라도 주춤하다간 미래를 잃을 것 같은 ‘공포’가 각 기업을 감싸고 있는 듯 보일 정도고, 경쟁을 넘어 새로운 미래 권력을 장악하려는 국가 간 경쟁으로 빠르게 그 전장이 확대되고 있다. 미국 주도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도 성과를 하나둘 내놓으면서 미·중 무역 갈등 못지않은 상황을 만들고 있다.

 

2025년은 이를 명확히 확인하는 해가 되고 있다. 올해만큼 구글과 애플의 전략적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 해는 없었던 것 같다. 모바일 시대를 이끌어 가는 두 회사가 생성형 AI 시대에는 묘하게 다른 길을 걷고 있는 모습이다. 2025년 상반기, 두 거대 기술 기업이 각각 I/O와 WWDC를 통해 내놓은 카드들을 살펴보면, 이들이 그려가는 미래의 모습이 사뭇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구글은 ‘이론이 현실이 되다(From Research to Reality)’라는 슬로건으로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의 제미나이(Gemini) 2.5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 등장에 당황해하던 모습에서 벗어나 ‘AI는 역시 구글’이라는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반해 모바일 시대를 호령하던 애플은 생성형 AI 시대 그 방향성을 잃고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올해는 분명 뭔가 ‘짠’하고 보여줄 줄 알았지만 그 이야기는 쏙 빼고 ‘리퀴드 글래스(Liquid Glass)’라는 새로운 디자인 언어로 포장된 차세대 사용자 경험만을 제시했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가 제미나이 2.5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AI의 게임 체인저? 제미나이 2.5 성능 과시한 구글

 

구글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 협력에 대응하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림]만 보더라도 얼마나 빠르게 LLM 성능을 개선하는 데 집중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그림] 구글이 제공하는 다양한 생성형 AI 모델과 업데이트 주기

 

<출처 – 구글 홈페이지(https://blog.google/technology/ai/io-2025-keynote/)>

 

 

구글이 I/O 2025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단연 제미나이 2.5의 성능 향상이었다. 특히 교육코딩·멀티모달 분야에서 최고 성능을 자랑한다고 발표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딥씽크(Deep Think)’ 모드다.

 

딥씽크는 더 긴 사고 과정을 거치는 고급 추론 모드로, 처리 속도를 의도적으로 늦추는 대신 더 정확하고 일관성 있는 결과를 제공한다. 이는 오픈AI의 분석 모델을 의식한 전략으로 보인다. 실제로 수학적 연산이나 복잡한 논리 전개에서는 ‘빨리빨리’보다 ‘정확하게’가 더 중요하다는 인식의 전환을 보여준다.

 

기존 모델들의 성능을 향상하면서 또 다양한 창작 도구들도 선보였다. 플로우(Flow), 비오3(Veo 3), 이마젠4(Imagen 4), 리리아2(Lyria 2) 등 네 가지 핵심 창작 AI 모델을 한꺼번에 공개한 것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특히 플로우는 자연어로 장면을 구성하고 오브젝트를 제어할 수 있는 AI 영화 제작 툴로, 일반인도 할리우드 수준의 영상을 만들 수 있게 해준다는 야심찬 목표를 제시했다. 비오3는 립싱크와 물리 효과, 배경음까지 포함한 몰입형 영상을 생성하며, 이마젠4는 고해상도 이미지와 향상된 타이포그래피로 실용성을 높였다. 유튜브를 보유한 구글의 입장에서는 창작자들이 쉽게 고품질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곧 플랫폼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

 

구글이 놓치지 않은 부분은 AI 콘텐츠의 신뢰성 문제다. 신스ID 디텍터를 통해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영상에서 AI 생성 콘텐츠를 감지하고 표시하는 기술을 공개했다. 이는 딥페이크와 가짜뉴스가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상황에서 상당히 현실적인 접근이다.

 

 

애플, 생성형 AI 대신 새로운 디자인 강조

 

올해 상반기 가장 기대하던 행사는 애플의 WWDC 2025였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메타 등 다양한 기업들이 생성형 AI에 ‘올인’하고 있는 가운데 애플이 뒤늦게나마 생성형 AI 영역에서 뭔가를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던 건 필자만이 아니었다.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엉뚱한 키워드가 등장했다.

 

애플이 WWDC 2025에서 제시한 가장 큰 변화는 리퀴드 글래스라는 새로운 디자인 언어였다. 반투명하고 실제 유리처럼 동작하며, 주변 콘텐츠에 따라 색상이 달라지고 밝거나 어두운 환경에 스마트하게 적응한다는 설명이다.

 

애플의 디자인 변화는 항상 단순한 시각적 업데이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스큐어모피즘(실물의 형태, 질감 등을 구현하는 UI 디자인)에서 플랫 디자인으로, 다시 글래스모피즘(유리처럼 반투명한 느낌을 주는 UI 디자인)으로 진화해온 애플의 행보를 보면, 이번 리퀴드 글래스도 단순히 예쁘게 만들려는 게 아니라 사용자 경험의 근본적 개선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실시간 렌더링을 통한 거울 반사 효과, 콘텐츠에 따른 동적 변화 등은 애플 실리콘의 강력한 GPU 성능이 뒷받침되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긴밀한 통합이라는 애플의 전통적 강점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반면, 애플의 AI 전략은 구글에 비해 늦고 길을 잃은 듯 하다. 애플은 개인 대상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투자를 단행하지 않았다. 때문에 오픈AI나 앤트로픽 같은 생성형 AI 회사들과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시리가 새롭게 탈바꿈할 줄 알았지만 전혀 그러지 못했다.

 

애플은 애플 인텔리전스를 통해 기기에서 처리를 최우선으로 하며,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절대 서버로 보내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한다. 이 때문에 오히려 시장 대응이 더딘 게 아닌가 하는 우려의 소리도 들리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실시간 번역’ 기능이다. 메시지, 페이스타임(FaceTime), 전화 앱에서 텍스트와 오디오를 실시간으로 번역해 주면서도 모든 처리가 기기 내에서 이뤄진다. 젠모지(Genmoji)와 이미지 플레이그라운드(Image Playground)의 업데이트도 흥미롭다. 기존 이모티콘과 텍스트 설명을 조합해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방식은 구글의 창작 도구들보다는 소박해 보이지만, 일반 사용자들의 일상적 소통에는 더 적합할 수 있다. 애플 인텔리전스의 시각 지능이 아이폰 화면까지 확장된 것은 상당한 진전이다. 앱 종류에 상관없이 화면에 표시된 내용을 검색하거나 관련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램프 사진을 보고 있으면 그 램프나 유사한 제품을 온라인에서 검색할 수 있고, 이벤트 정보를 보고 있으면 자동으로 캘린더에 일정 추가를 제안한다. 이런 기능들은 겉보기에는 소소해 보이지만, 실제 사용자 경험에서는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특히 챗GPT와의 통합을 통해 더 복잡한 질문도 처리할 수 있게 된 점이 인상적이다. 애플이 자체 AI 모델의 한계를 인정하고 외부 파트너와 적극 협력하는 모습은 이전의 폐쇄적 전략과는 확실히 다른 접근이다.

 

 

애플은 WWDC25에서 아이폰, 아이패드, 맥(Mac), 애플워치, 애플비전프로에 도입될 새로운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 기능들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생성형 AI 시대, 발 빠른 대응이 미디어의 과제

 

두 행사를 지켜보면서 구글의 뒷심이 정말 무섭다는 걸 느끼고 있다. 물론 애플의 아성이 하루아침에 무너지지는 않을 테지만 구글이 전열을 정비해 이제야 구글다운 행보를 시작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생성형 AI 서비스 회사들이 새로운 브라우저를 독자적으로 내놓으면서 구글이 기존 검색과 광고 시장을 제대로 수성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특히 미 정부가 웹 브라우저와 관련해 독점 이슈를 거론하고 있기 때문에 마냥 좋은 환경은 아니다.

 

생성형 AI 시대는 영원한 강자가 없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두 거대 빅테크도 대응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미디어 업계는 이 거대한 빅테크의 어깨에 올라타고 새로운 시대에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이 거대한 흐름에 다들 잘 올라타고 있는지 안부를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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