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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人사이드] 좌담회: 교육자에게 저널리즘의 내일을 묻다
등록일 : 2026-07-31
AI가 뉴스룸을 바꾸면서 언론인에게 요구되는 역량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에 언론 관련 학부와 대학원에서는 기존의 취재·기사 작성 교육을 넘어 AI와 데이터 활용을 접목한 새로운 저널리즘 교육을 시도하고 있다. 관련 교육을 이끌고 있는 교수진을 만나 교육과정과 수업 방식의 변화, 학생과 언론계의 반응, 현장 적용 가능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디지털과 AI 환경으로 대전환의 소용돌이에 빠진 언론의 현실은 미래 저널리즘을 이끌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의 저널리즘 교육에도 많은 고민과 과제를 던지고 있다. 한국 언론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잘못된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일수록, 이를 타개할 희망의 불씨는 저널리즘 교육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취지에서 다양한 유형의 국내 저널리즘 교육을 대표하는 대학의 교수들과 좌담회를 가졌다. 김경희 한림대 미디어스쿨 교수, 김누리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박아란 고려대 미디어대학 교수, 정은령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교수가 참석했고, 사회는 배정근 전 숙명여대 교수가 맡았다.

배정근 먼저 대학별로 운영하고 계신 저널리즘 교육 방향과 어떤 교과목이 있는지 질문드립니다. 

김경희(한림대) 저희는 모토가 ‘하면서 배운다’여서, 실무 수업이 약 80% 편성돼 있습니다. 또한 AI 저널리즘 교육을 특화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서 ‘AI 뉴스의 미래’ 같은 이론적인 과목부터 ‘AI와 성찰적 글쓰기’, ‘AI 콘텐츠’ 같은 실무 교육을 강화하는 중입니다. 지역 저널리즘 과목을 별도로 편성해 학생들이 현직 기자와 함께 기사를 만들어 지역신문에 보도하는 과목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박아란(고려대) 저희는 학부부터 일반 대학원, 야간 대학원 과정에서 저널리즘을 다루고 있고요. 학부에서는 다른 대학처럼 저널리즘 기초 수업부터 글쓰기, 그리고 저널리즘 원칙과 윤리를 강조하는 수업을 많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야간 대학원은 3년 전 언론진흥기금 지원 사업에 선발되면서 신설한 ‘크림슨 저널리즘’ 전공에 30여 명의 현직 기자들이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하고 있습니다. 

정은령(세명대) 저희는 미래 언론인을 위한 ‘저널리즘학과’와 언론인 재교육 과정인 ‘저널리즘혁신학과’가 있습니다. 저널리즘학과 학생들은 ‘취재보도론’, ‘언론윤리법제’를 필수로 들어야 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대학원의 독립 언론 ‘단비뉴스’에 기사를 쓰는 것입니다. 저널리즘은 이론이자 방법론이고, 윤리는 현장에서 실천돼야 하는데 이 모두를 종합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 것이 단비뉴스에 기사 쓰기입니다. 

김누리(카이스트) 저희 미래전략대학원 안에 있는 과학 저널리즘 프로그램은 2010년부터 언론인을 대상으로 운영해 왔고 330여 명의 동문을 배출했습니다. 일반 대학원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실무에서의 경험을 연구로 잇는 작업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저희도 고려대와 마찬가지로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사업에 선정돼 AI와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쪽으로 커리큘럼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배정근 과거에 비해 저널리즘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있는데 학생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김경희(한림대) 저희가 ‘뉴스 기사 작성의 기초’라는 과목을 한 분반에 20명씩, 네 분반으로 운영해 왔는데, 지금은 두 분반 정도만 열려요. 수요가 확실히 줄고 있다고 느끼고, 수시 면접을 해보면 기자가 되겠다는 학생들도 찾아보기 힘든 편입니다. 그럼에도 기자가 되려는 학생들은 굉장히 진지하고 열심입니다. 요즘 기자직은 힘든 데다 대우도 예전만큼 좋지 않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진정한 직업의식이나 기자 정신을 가진 학생들이 주로 지원하는 것 같아요. 

박아란(고려대) 제가 1학기에 진행한 ‘디지털 저널리즘’ 학부 수업은 80명이 들어요. 그만큼 여전히 저널리즘에 관심은 있지만, 관심의 방향이 다른 것 같습니다. 전형적인 기사 쓰기가 아닌 숏폼 콘텐츠 만들기나 형식을 달리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수업을 하면 확실히 수강생이 많습니다. 전통적인 기자가 되고 싶다는 친구들도 있지만,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되겠다는 학생들이 많아요. 야간 대학원의 경우 이전에는 재취업이나 이직을 고려하는 분들이 많이 지원했다면, 지금은 현직 기자로서 ‘어떻게 하면 더 좋은 기자가 될까’를 고민하는 분들이 많이 지원합니다. 그래서 단순한 실무 기술보다는 좋은 기자가 갖춰야 할 저널리즘 윤리와 원칙을 강조합니다. 
 
저널리즘 교육에 대해 대담을 나누고 있는 언론 관련 학부 및  대학원 교수진. 사회는 배정근 전 숙명여대 교수(가운데)가 맡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저널리즘 교육에 대해 대담을 나누고 있는 언론 관련 학부 및 대학원 교수진. 사회는 배정근 전 숙명여대 교수(가운데)가 맡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정은령(세명대) 언론인이 되고자 하는 친구들이 조금 줄어드는 추세인 건 맞는 것 같습니다. 일단 언론사에 들어가는 일이 급하다 보니 대학원에 가서 공부하는 것을 매몰 비용으로 여기는 듯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늘 입사가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지속가능한 기자로 남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어요. 그래서 입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입사한 뒤에도 오랫동안 기자를 업으로 삼아 살아갈 수 있도록 기본을 다지는 것이 저희 모토입니다.

김누리(카이스트) 저희는 1년에 많아야 25명 정도 뽑는데, 그동안은 50~70명 수준으로 지원하다가 작년에는 100명이 넘을 정도로 지원자가 늘어 놀랐습니다. 장학금 신설의 영향도 있겠지만 학생들 입장에서는 AI, 디지털 전환 같은 변화를 거치면서 굉장히 위기의식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내가 공부를 안 하면 안 되겠다’, ‘지금 관행대로 살다가는 어떠한 기자가 될지 좀 걱정된다’는 마음이 많이 싹트기 시작한 시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좋은 저널리즘을 만들기 위한 AI와의 공존

배정근 디지털 전환과 AI 도입으로 인해 뉴스 생산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데 이를 대학 교육에서 어떻게 수용할지 고민이 많을 것 같습니다.

김경희(한림대) 지난주 저희 미디어스쿨 교수님들이 모두 참여하는 워크숍을 다녀왔는데, 고민이 많았습니다. AI를 활용해 기사를 쓰거나 영상을 제작하는 실습 수준에서 더 나아가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컸어요. AI 활용을 접목하되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기술이 아무리 바뀌어도 취재하고 질문하고 검증하는 힘은 그대로 남으니까요. 같은 맥락에서 글쓰기 역량과 기획력은 여전히 중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습니다. 또 인문학적 상상력과 사회과학적 통찰을 AI 활용에 어떻게 접목할지 방향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습니다. AI가 데이터를 다루는 건 잘하지만, 그 데이터에 질문을 던지고 맥락을 읽어내는 건 결국 사람의 몫이니까요.

박아란(고려대) 저희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어요. 과거에는 ‘AI를 어떻게 잘 쓰게 할까’였는데 이제는 어떻게 하면 ‘AI를 써야 할 때와 쓰지 말아야 할 때를 구분하게 할 것인가’를 생각합니다. 수업에서 요즘 언론이 사진 대신 AI 생성 이미지를 많이 쓰는 문제에 대해 기자 수강생들과 토론을 했어요. 그런데 기자들은 “이미지가 없으면 사람들이 뉴스를 안 읽기 때문에 어떻게든 만들어서라도 넣어야 한다”라는 반응이었어요. 기사 내용을 뒷받침하고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해 이미지를 쓰는 것인데 주객전도인 거죠. AI 시대에는 ‘우리는 왜 AI를 쓰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기자들이 계속 던지도록 해야 합니다.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경희 한림대 미디어스쿨 교수, 박아란  고려대 미디어대학 교수, 정은령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교수,  김누리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한국언론진흥재단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경희 한림대 미디어스쿨 교수, 박아란 고려대 미디어대학 교수, 정은령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교수, 김누리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한국언론진흥재단

정은령(세명대) 저희가 AI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어떻게 좋은 저널리즘을 할 것인가’입니다. 예비 언론인에게는 ‘AI 시대에 대체 불가능한 기자’를 이야기할 때 취재원들과의 관계라든지 오리지널 리포팅, 검증 역량을 강조합니다. AI 시대에 기자들에게 마지막까지 남을 영역은 ‘검증’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2025년부터 단비뉴스에 팩트체크부를 만들고 최근 국내 언론사로는 두 번째로 IFCN(International Fact-Checking Network)의 인증을 획득했습니다. 팩트체크 분야에서는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학생들을 훈련시키고 있습니다. 언론인 재교육 과정인 혁신학과에서는 AI 시대 팩트체킹 외에도 AI 저널리즘이라든지, AI 시대 미디어 혁신 등 뉴스 비즈니스의 변화도 중요하게 다룹니다. 

김누리(카이스트) 저희도 매 학기 새로운 수업을 추가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리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매 학기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이라면, 오히려 학생들이 스스로 찾아서 배울 수 있는 영역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오히려 본질에 충실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공중은 무엇인지, 뉴스는 무엇인지, 저널리즘은 무엇인지, 이런 걸 다루는 수업들이 분명히 있거든요. 그런 과목들을 다시 강화하고 필수 과목으로 지정해 학생들한테 생각할 기회를 많이 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은령(세명대) 덧붙이자면, 저희는 오히려 탐사보도나 내러티브 저널리즘에 대한 수요가 큽니다. 내러티브 저널리즘을 하면서 AI를 활용하는 것이죠. AI를 배우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내러티브 저널리즘을 더 잘하기 위해 AI를 쓰는 것입니다. 새로운 기술이 나올 때마다 ‘빨리 배우지 않으면 뒤처질 것 같다’는 불안이 생기는데, 그런 태도는 굉장히 근시안적인 태도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기술로 무엇을 할 것인가죠. 

김경희(한림대) 좋은 말씀이고 저도 기본적으로 동의합니다. 취재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죠. 다만 취재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AI나 여러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는 방법도 배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뉴스 이용자를 기르는 것도 중요해

배정근 학부에서 저널리즘 교육은 교과목 편성에 제약이 많고, 개설 교과목에 대한 학생 호응도 높지 않은 편인 것 같습니다. 

정은령(세명대) 타 대학에서 학부 강의를 했는데, 기자를 지망하는 학생은 거의 없었어요. 그때 우리의 저널리즘 교육이 뉴스 생산자를 만드는 교육만 하고 있지 않은지 생각했어요. 뉴스 생산자뿐만 아니라 저널리즘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왜 중요한지 이해하는, ‘좋은 뉴스 소비자’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부의 저널리즘 교육은 저널리즘의 가치와 소중함을 아는 사람들을 키우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봅니다. 

박아란(고려대) 좋은 뉴스 이용자를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제가 학부 수업에서는 좋은 기사와 나쁜 기사를 하나씩 골라 게시판에 올리고 이유를 쓰게 하거든요. 그러면 학생들의 반응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이렇게 공들여서 쓴 기사가 있는 줄 모르고 살았다”라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그런 경험을 해보면서 좋은 뉴스 이용자를 길러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경희(한림대) 저는 시민대학과 연계해 디지털 시민성을 주제로 쇼츠와 유튜브 동영상을 제작하는 수업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시민대학에서 과제를 주고 우리 학생들이 하나씩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수업이었죠. 이 과정을 담은 콘텐츠는 MBC 현직 기자에게 피드백을 받아 가며 수정·보완해 결과물을 시민대학 유튜브 채널에 게시했죠. 그 과정에서 학생들은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체감했다고 합니다.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다는 경험을 통해 저널리즘의 힘을 느끼게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김누리(카이스트) 저희는 현직 언론인들이 실무에서 가졌던 고민을 연구적으로 풀어낼 수 있도록 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역방송 기자분이 지역 밀착 이슈에 대한 좋은 기획 기사로 기자상도 받고 지역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었는데 이를 솔루션 저널리즘에 연결해 연구해 보는 거죠. 교육과 연구를 경험한 기자가 뉴스룸으로 돌아가 현상을 더 체계적으로 바라보고 깊이 탐구하는 역량을 갖도록 하는 것이 저희가 추구하는 방향입니다. 

배정근 대학원의 기자 재교육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공통적으로 말씀하셨는데 이유는 무엇일까요? 

박아란(고려대) 크림슨 저널리즘 전공 학생이 쓴 강의 수강 소감 중에 이 말이 참 좋더라고요. “기자 일을 15년 하면서 몸에 익은 것은 관행이었고 마음에서 잊은 것은 저널리즘의 가치였다. 그래서 이 대학원 수업은 풀어진 신발 끈을 다시 묶는 시간이었다”라고요. 이것이 재교육의 목표이자 이유인 것 같습니다. 또한 양극화가 심화되고 시민들이 믿을 수 있는 양질의 뉴스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를 만들어 낼 언론인의 재교육은 공적 투자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정은령(세명대) 대학원에서 가르치다 보면 ‘이렇게 좋은 학생들을 어떻게 언론사들이 골라서 안 뽑을 수가 있나’ 싶을 때도 있어요. 저널리즘 대학원 교육의 중요성을 언론 현장에서 잘 모르는 것이죠. 그러나 저널리즘대학원을 거친 학생이 기자로 일하기 시작한 뒤에는 분명히 차이가 나는 것 같습니다. 기자들이 3년 차나 5년 차에 많이 그만둔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희 졸업생들은 커리어를 발전시키려는 고민은 있지만 기자라는 직업 자체를 계속해야 할지 흔들리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아요. 대학원 과정을 거치면서 훈련됐기 때문에 기자라는 업에 대한 확신이 더 강한 것이죠. 

김누리(카이스트) 말씀하시는 부분이 너무 공감이 돼 한마디만 덧붙이자면 저희 학생 중에 지역방송 기자 분이 지역 방송의 유튜브 전략을 심층 인터뷰 등을 통해 다양하게 분석해 논문화했어요. 그리고 “술자리에서 한탄과 불평만 하던 이야기인데 이게 논문으로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돼서 너무 좋았다”라고 얘기하더라고요. 그런 것들이 많이 쌓이면 정책이나 어떤 방향성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목소리가 될 수도 있잖아요.

기술보다 저널리즘의 본질 가르쳐야

배정근 끝으로 미래 언론인에게 필요한 역량과 저널리즘 교육이 가야 할 길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누리(카이스트) 얼마 전에 고등학생들의 AI 활용 발표에서 심사위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다 괜찮고 수준도 높았어요. 그런데 그중에서도 딱 하나가 눈에 띄더군요. 그 학생은 약간 구성도 엉성하고 매끄러운 느낌은 아니었는데, 그럼에도 모든 심사위원들이 끝나고서 “저건 진짜다”라고 얘기 나눴던 기억이 납니다. 미래 기자는 AI 시대에도 대체되지 않는 ‘진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뭔지는 저도 찾는 중이지만, ‘진짜 궁금증’, ‘진짜 질문’ 이런 것들을 제기하는 역량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경희(한림대) 사실이 무엇이고 무엇이 중요한지 판단하는 검증자로서의 역할, 데이터를 읽고 다루는 능력,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관계, 현장, 공감 같은 요소들이 굉장히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관계라는 것은 취재원과의 신뢰 구축 같은 것을 의미하고, 현장은 현장에서만 포착할 수 있는 어떤 비언어적인 단서라든지, 맥락, 뉘앙스 이런 부분을 집어내는 역량이죠. 취재원이 느낄 수 있는 고통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이해할 수 있는 윤리적인 감수성과 공감 능력 역시 중요합니다.

정은령(세명대) 저는 포털 시대를 지나면서 기자들의 자존감이 너무나 낮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작년에 기자상 수상자 16명을 인터뷰하면서 취재와 보도, 현장 판단이 ‘예술(art)에 가까운’ 고도의 지식 노동이라는 점을 새삼 느꼈습니다. 공익에 복무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진 기자들이 검증의 전문가로 성장하려면 지속적인 재교육이 필요하며, 이를 사회적 인프라로 보고 공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김경희(한림대) 저널리즘 교육의 위기는 결국에는 저널리즘 자체의 위기라고 생각합니다. 저널리즘의 위기는 바로 민주주의의 위기입니다. 그래서 이것은 대학만의 문제도 아니고 언론사만의 문제도 아닌,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투자해야 할 공적 과제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박아란(고려대) 그동안 우리 언론이 기사를 양적으로만 쏟아내다 보니 질을 덜 신경쓰며 살아왔는데, 그게 지금 부메랑처럼 돌아오고 있는 것 같아요. AI 시대에는 양이 중요하지 않거든요. 그러면 언론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결국은 고품질의 기사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관성에 젖어 기존 방식을 반복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겠죠. 그 점에서 어떻게 고품질의 좋은 뉴스를 만들 것인가를 대학 교육에서도 목표로 삼아야 할 것 같아요. 단순히 테크닉을 가르치기보다는 저널리즘의 본질과 품질, 공적 책임을 함께 가르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논의를 종합하면 학부에서는 저널리즘 교육에 대한 학생 수요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지만 디지털 콘텐츠와 새로운 뉴스 형식에는 큰 호응을 보이며, 기자직 지원자들은 직업의식도 뚜렷한 편이다. 반면 대학원에서는 현직 기자의 재교육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연히 증가하는 추세다. AI와 디지털 전환 같은 급격한 환경 변화와 이로 인한 직업적 위기의식이 새로운 교육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참석자들은 AI 활용 교육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기술 적응을 넘어 저널리즘의 본질에 충실하고 AI에 의해 결코 대체될 수 없는 언론인 고유 역량과 윤리적 판단 능력 강화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또한 좋은 뉴스를 판별할 수 있고, 저널리즘의 공적 가치를 이해하는 시민을 길러내는 것도 저널리즘 교육의 중요한 목표며, 이러한 측면에서 저널리즘 교육은 민주주의를 위한 공적 투자로 인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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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 : 2026-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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